한국일보

잃어버린 봄 경기

2011-06-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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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수입이 예전 같지 않고 페이먼트가 어려워서 더 늦기 전에 집을 팔고 싶지만 가격이 너무 떨어져서 지금 팔기는 그렇고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요? 한1~2년 후에 팔자니 그동안 버틸 수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올해 들어 컨설팅의 절반 이상이 이런 질문이다. 업계의 예측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 째, 더블딥은 없다. 적어도 현상을 유지하거나 미미하나마 꾸준히 오르고 있다. 4월의 세일이 전 달에 비하여 11.6% 하락하고 이는 2010년의 바이어 tax credit 마감 시한이었던 때 비하면 26.5%나 떨어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휘발유 값의 폭등, 예기치 못했던 실업률의 가파른 상승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일어난 기후 재난이 사람들의 전반적인 경제 활동을 움츠러들게 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Lawrence Yun, NARchief economist).

통계상으로는 지난 2009년에 2006, 2007년의 최고가에 비하여 거의 60%까지 떨어졌고 올해 2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당시 바닥 점보다는 여전히 20% 정도 오른 가격이다. 즉 이미 바닥까지 떨어진 후 꾸준히 다시 오르고 있다. 더불어 휘발유와 식품 등의 물가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부동산 투자가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문 부동산 투자자 200명을 포함한 전국 1,200명의 바이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0% 이상의 전문 투자자가 그리고 8.6%의 일반인이 앞으로 24개월 안에 부동산을 매입할 것이라 답하였으며 전문 투자자의 9.1% 그리고 일반인의 28%가량이 앞으로 2~5년 안에 부동산을 매입할 것이라 답하였다(Market Research by GFKCustom Research North America).

둘째, 더 바닥을 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거의 더블딥으로 다시 내려간다. 아직도 미전역의 문제부채 관련 부동산(REO, 숏세일, 모기지 조정 중인 부채 등)이 약 1,500만채에 이르고, 이 매물이 시장에서 팔려나가기에 향후 3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정상적인 시장가보다 20~30% 정도 더 싼 이 매물들이 정리되기 전에는 시장 정상화는 요원하며 이것이 시장의 더블딥을 불러올 것이다. 이는 2005, 2006년의 융자업계의 관행이다시피 하였던 5년 만기이자 프로그램이 끝나는 해가 바로 2010, 11년이기 때문이다.

두 가지 관점의 공통점은 시간이다. 부동산 매입 계획자들은 2년 내지 5년 안에 부동산을 살 것이라 하였고 또한 다른 관점에서 3년은 지나야 문제를 안은 부동산 부채 매물들이 모두 소화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설문 조사에서 얻기 어려운 융자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48%의 바이어들이 앞으로 2, 3년 안에 부동산을 매입하고 약 연 4%, 총 20% 정도의 투자 이익을 5년 안에 볼 수 있다고 대답하였고 나머지 40%의 응답자가 10% 정도를 기대한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거꾸로 셀러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바이어가 5년 안에 최대 20% 이윤을 남길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최소한 3년, 길게는 5년 이상을 기다려야 정상적인 시장에서 셀러는 원하는 값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일까? 더 이상의 하락은 없고 더블딥은 없다 라는 가정 하에 봄 경기를 기대하였던 올해의 많은 셀러들이 여전히 고통 받고 있다.

지난해 판매를 기준으로 혹은 그보다 더 낮게 리스팅 가격을 결정하였지만 일반 셀러들의 가격은 아직도 너무 높다. 은행 매물의 평균 가격대는 여전히 그보다 20~30% 낮다.

우리 동네는 부자 동네라서 은행매물이 없쟎아요? 그러나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의 부동산이 팔리고 있지 않다면 그 영향이 부자 동네와 직결된다. 첫 집이 팔려야 다음 가격대가 움직인다.

더불어 융자를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실수요자 바이어들보다 5년, 10년 후의 이익을 바라보는 그리고 많은 현금을 지닌 투자자들의 매입이 더 많다. 그들의 주 매입 대상은 아주 싼 매물들이지 조금씩 적당히 가격을 내린 셀러들의 것은 아니다. 융자를 얻기 어려운 바이어, 팔기 위해서는 가격을 내려서 경쟁하는 것 외에는 셀러들에게 명확한 대안이 없는 마켓이다. 봄이 아닌 봄 경기이다.

써니 김
<리멕스 부동산>
(818)952-4989,
sunnyms3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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