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VOE 융자 프로그램 사태

2011-05-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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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차이는 있었지만 자연 재해로 인한 피해가 올해만큼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킨 때도 드문 것 같다. 지금도 세계 여러 곳에서 크고 작은 자연현상에 의한 피해들이 발생하고 있지만 그 규모나 파괴력에 있어, 올 전반기에 발생한 일들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인적, 물적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

항상 지진의 위험이 존재하는 이곳 캘리포니아에서 사는 사람들은 이러한 자연재해 소식을 접할 때마다 다른 지역의 사람들에 비해 더 민감해 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러한 현상이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그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우리 나약한 인간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누가 이름을 붙였는지는 몰라도 계절의 여왕으로 불리는 5월이 벌써 우리 앞에 다가왔다. 이름만큼 5월이 되면 세상이 평화롭고 더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햇살이 주는 따사로움과 주변에 만발한 꽃,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화려한 옷차림에서 오는 느낌 때문이라 여겨진다.


부동산 시장 역시 5월에서 8월이 1년 중 최고 성수기로 많은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올해 역시 낮아진 이자율과 조금씩 풀리는 경기 덕에 부동산 분야 종사자들은 좋은 실적을 기대했지만, 이러한 주변 환경에도 불구하고 지금 부동산 시장은 다시 추운 겨울로 돌아가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자영업자가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한인들을 비롯한 소수계 시장은, 4월에 터진 두 모기지 은행의 VOE(Verification of Employment) 프로그램 중단으로 위축되어 가고 있다. 국책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의 감사로 시작된 이번 일이 다른 융자 은행에도 이어져, 특히 한인 부동산 업계뿐만 아니라 부동산 회복으로 여러 분야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던 한인사회 전체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도대체 VOE 프로그램의 폐지나 축소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기에 한인 융자업계의 대부분이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것인가 한번 짚어본다. 이 프로그램의 포인트는 페이먼트를 할 수 있는 직업이 있다면 세금보고 없이 융자를 해준다는 것이다. 대신에 세금보고 없이 융자를 얻는 대신 다운은 20% 이상 해야 하며 크레딧 역시 좋아야 한다. 또한 이자율은 모든 서류를 구비해야 하는 풀닥에 비해 약간 높다.
프로그램 자체에 문제의 소지는 있지만, 그에 대한 안전장치 등이 있어 세금보고상 약간의 문제가 있는 자영업자나 인컴은 적지만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은행이나 바이어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프로그램이었다.

문제는 주류사회와 비교해 한인들의 VOE 프로그램 의존도가 높다는 데에 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거래의 3분의1이 현금 거래일 정도. 지난 몇 년에 비해 비율이 높다. 즉 10명 중 3명은 현금 거래이다. 그리고 인컴이 좋고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젊은 층은 대부분 비용이 높은 중간 융자회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대형 렌더에서 융자를 받는다.

한인의 경우 이 비율을 10명 중 3~4명으로 본다. 그러면 현재 바이어 10명 중 적게는 3명 많게는 4명이 이들 융자회사를 통해 융자를 얻었는데 대부분이 VOE 프로그램을 통해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본다. 바로 이들 중간 융자회사를 통해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바이어의 대부분이 단기간 내에 주택을 구입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가뜩이나 위축되어 있는 시장에 융자업계는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단기간 내에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는다면 앞서 언급한 많은 회사들이 문을 닫는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부동산 에이전트 역시 융자에 비해서는 상황이 조금 괜찮지만 계산적으로 30% 이상의 손님을 잃는다는 계산도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융자 프로그램이 나올 것을 고대하고 있다.

이번 일들이 작게는 융자업계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크게는 부동산 에이전트뿐만 아니라 관련 에스크로나, 타이틀 및 모든 분야에도 파급 효과가 미쳐 고용 등 한인사회 전반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한인들이나 소수계가 집중적으로 모여 사는 지역의 부동산 가치의 추가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에릭 민
<뉴스타부동산>
(818)357-7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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