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반드시 도면작성, 유행 타는 스타일 피하라

2011-04-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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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 리모델링 실수 막으려면

주택 구입 후 규모가 크던 작던 리모델링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리모델링을 주택 구입의 한 과정쯤으로 여기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다. 작게는 페인트를 다시 칠하고 바닥재를 교체하는 것부터 주방을 통째로 리모델링하는 사례도 흔하다. 굳이 주택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한 주택에 거주한지 오래됐다면 분위기 전환용으로 리모델링을 한번쯤 생각하게 된다.

주택시장 활황기에 비해 최근 리모델링 업계가 많이 침체된 것이 사실이다. 반면 살아남기 위한 리모델링 업체 간의 가격 인하 경쟁으로 오히려 리모델링 실시에 적기로 여겨지기도 한다. 전문가들이 전하는 리모델링 때 주의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서 알아본다.

시공업체들 일감 줄어 낮은가격 제시
주방·친환경 리모델링 과투자 자제를


■유행을 좇지 않는다.

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입을 모아 충고하는 것은 주택 리모델링 유행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것이다. 유행을 너무 앞서 가다 보면 머지않아 유행에 뒤쳐지는 경우가 다반사기 때문이다. 최근 유행의 리모델링 트렌드가 10년 쯤 지난 후에는 어색한 ‘흉물’처럼 여겨질 수 있다는 충고다.

한 마디로 유행을 타지 않는 리모델링에 나서라는 충고로 받아들이면 된다. 건축가 커트 슐츠는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사발 모양의 ‘베슬 싱크’(vessel sink), 유리 타일, 전선이 보이는 전등 등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 슐츠는 “대신 주택 스타일에 맞는 클래식한 리모델링 아이템을 선택하면 쉽게 질리지 않고 유행도 덜 타는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신 유행의 베슬 싱크 대신 전통 방식의 받침대가 있는 ‘페디스탈’(pedestal) 싱크를, 유리 타일 대신 역시 예전부터 사랑을 받아오던 서브웨이 타일 등을 사용하면 건축 연도가 오래된 주택은 물론 신축 주택의 리모델링에도 잘 어울린다.

■사전 설계작업을 거친다.

주택 감정평가사 존 브레드마이어는 “사전 계획 없이 진행된 리모델링 작업은 투자 효과를 반감시킨다”고 강조한다. 주택 리모델링 때 사전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충고로 증개축과 관련된 리모델링 때 특히 중요하게 여겨진다. 집안의 구조를 변경시키는 리모델링의 경우 공사가 일단 실시되면 수리작업이 거의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더라도 비용이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건축 설계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공사 전 건축 설계가와의 충분한 상담을 거친 뒤 반드시 도면을 작성한다. 작성된 도면 검토를 통해 공사 후 변경되는 주택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도록 한다. 일부 리모델링 업체나 리모델링 자재 판매 업체를 통해 제공받은 도면은 전문가적인 안목이 부족하기 때문에 비용을 조금 지출해서라도 건축 설계가의 자문을 통해 도면을 작성하는 것이 권장된다.

■주방 개조에 과투자하지 않는다.


연구에 따르면 주방이 전체 주택 가치 중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5~15%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너무 많은 비용을 들여 주방 리모델링에 나서다보면 투자한 만큼의 비용을 거두기 힘들다는 결론이다.

주방 디자인이나 시설이 주택 매매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비용 회수 면에서는 주방 리모델링에 지나친 비용을 들이다보면 경제적으로는 손해다. 특히 주택시장 침체기에는 리모델링 비용 회수율이 더 낮아지기 때문에 주방 시설이 너무 낡아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는 등의 꼭 필요한 경우에만 주방 리모델링에 나서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친환경 리모델링에 과투자하지 않는다.

최근 추세로 여겨지는 친환경 리모델링도 생각만큼 비용 회수 효과가 높지 않아 적절히 투자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구식 창문을 최신 이중창 등으로 교체하면 에너지 비용 절약 효과가 있다고 창문 및 리모델링 업체들이 광고를 하지만 효과는 광고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CNN 머니에 따르면 일부 창문 업체들이 새 창문을 교체할 경우 주택 전체 에너지 비용의 약 50%를 절약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만약 업체의 광고대로라면 냉난방기 사용량에 따라 적게는 연간 약 300달러에서 많게는 무려 1,200달러까지의 에너지 비용이 절감되어야 한다.

하지만 친환경 건축 전문가 제리 태처에 따르면 창문으로 인한 주택 열 손실률은 전체 열손실률의 15%만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계산대로라면 창문 교체로 인한 에너지 비용 절약액은 연간 약 50달러에서 175달러에 그친다는 것이 태처의 주장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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