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소·짭짤하면서도 오묘한 발효가 빚은 ‘서양의 맛’

2011-03-0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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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즈의 모든 것

진한 크림향이 스치는 고소하고 짭짤한 맛, 두껍고 짙게 녹아내리는 크리미한 질감 뒤에 각각의 개성 있는 환상적인 맛을 드러내는 치즈. 다양하고 복잡한 치즈의 세계를 한 번에 설명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지만 만드는 방법과 질감에 따른 종류를 구분해 보면서 치즈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치즈 하면 유럽산을 최고로 치지만 미국에서도 위스콘신과 캘리포니아가 최대 치즈 생산지역으로 매우 품질 좋은 치즈를 만들고 있다.

치즈는 우유 10리터에서 1리터 분량이 만들어지므로 우유 속의 모든 영양소가 그대로 농축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단백질, 무기질(칼슘, 인, 마그네슘), 지방과 지용성 비타민들이 대부분 보존되어 성장기의 어린이나 여성, 노인들에게도 꼭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한다. 숙성한 치즈의 경우에는 엽산, 비오틴, 판톤테산, 비타민 B 등이 미생물에 의해 합성되면서 영양적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칼슘은 성장기 어린이뿐만 아니라 골다공증이 빈번히 발생하는 여성과 노인들에게 꼭 필요한데, 유제품을 통한 칼슘은 흡수가 잘 되어 뼈의 질량이 증가하고 손실이 줄어들기 때문에 골절 위험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단단한 치즈일수록 칼슘 함량이 많다고 보면 된다. 100g 당 크림치즈에 80mg, 체다 치즈에 721mg, 파마산 치즈에 1,109mg의 칼슘을 가지고 있다.

또 인간에게 필요한 고품질의 카제인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균형 있게 함유돼 있다. 소화도 잘 되어 충분한 양이 체내 세포로 흡수되어 필요한 단백질을 공급하도록 도와준다. 영양소도 풍부하고 맛도 좋은 치즈, 우유에서 농축된 치즈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 치즈 만드는 과정

먼저 좋은 우유를 준비한다. 어떤 종류의 치즈를 생산할 지에 따라 우유의 지방과 단백질 함량을 조절하며, 크림은 치즈의 지방 정도를 조절하기 위해 더 첨가하거나 제거되기도 한다.

준비된 우유를 살균 처리한다. 모든 치즈가 살균처리된 우유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내에서 생산된 치즈는 대부분 이 과정을 거친다. 살균된 우유는 넓은 치즈 통에 부어져 발효 배양균을 넣고 적절한 온도를 유지해 준다. 균에 의해 발효가 시작되면서 응고가 함께 진행된다.


치즈는 제조과정에 따라 맛도 모양도 질감도 다르다.

냉동보관 가급적 피해야
곰팡이 연질 치즈는 버려야

■ 치즈의 구입과 보관

치즈 전문점이나 고메 그로서리의 치즈 코너에서는 원하는 종류의 시식이 가능하므로 천천히 많은 제품을 시식해 보고 입맛에 잘 맞는 것으로 구입하면 된다. 이런 전문점에서 구입할 때 좋은 점은 신선한 치즈를 덩어리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집에 가져와서 원하는 만큼 잘라서 먹고 남은 것은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쿠킹호일이나 랩으로 감싸서 냉장보관한다.

냉동보관은 조직이 파괴되어 식감, 맛, 향이 모두 떨어지게 되므로 권하지 않지만 필요할 경우 냉동했다가 해동할 때에는 냉장실에서 천천히 해동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한번 해동한 치즈는 10일 내로 모두 소비하는 것이 좋다. 곰팡이 숙성 치즈는 냉동 때 이로운 균이 죽어 치즈로서의 생명을 잃게 된다.

치즈에 곰팡이가 생겼을 때, 연질 치즈는 버려야 하고, 경반질 치즈는 곰팡이가 생긴 부분으로부터 1/2인치 가량을 도려내고 먹으면 된다.




수분·지방·질감따라 맛·향 달라

우유를 큰 덩어리로 응고시키기 위해 레닛(rennet)을 첨가한다. 레닛은 송아지 제 4위의 내막을 채취한 것으로 응고를 도와준다. 이렇게 만들진 큰 덩어리를 커드(curd)라고 하고 우유의 수분은 유청이라고 한다.

이 단계에서 리코타, 코티지, 크림치즈 같은 연질치즈가 만들어진다. 계속해서 저어줄수록 유청과 커드가 많이 분리되고, 커드는 더욱 단단해진다. 이 때에 맛보면 말랑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데, 여기에 소금을 첨가하여 커드 치즈로 판매하기도 한다.

유청이 제거된 커드는 커다란 덩어리 형태이다. 이 덩어리를 여러 번 뒤집고 위치를 바꾸어 주는데 이 과정은 슬라이스가 잘 되도록 매끈한 몸체와 밀도 높은 텍스처를 만들어주기 위해 행해진다.

커드를 다시 작은 크기로 분쇄하고 치즈 무게의 1-2%의 소금을 첨가한다. 소금은 치즈의 풍미를 증진키시고 미생물 발생을 억제하며 숙성과정을 가능하게 한다. 이제 이 커드를 압축 틀에 넣고 압축시켜 덩어리를 만들고 이 때 둥근 원판 모양, 원통, 블락 등의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진다. 숙성실로 옮겨져 맛과 향이 무르익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시작된다.


살균된 우유에 배양균과 레닛을 넣어 유청과 커드를 분리하고 있다.질감이 좋아지도록 커드를 스트레칭 해준다.커드를 분쇄한 후 압축기에 넣어 치즈 덩어리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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