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빗방울화석’

2011-02-17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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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들과 함께
아아, 입 벌리고 마시면
내 마음마저 옥토가 되던
백악기의 빗방울들이 살아 있다고
공룡 발자국들과 함께 발견되었다고
아, 나는
누구가 알리.
이렇게 오래
선연히 살아 있는 것
누구가 우연히 발견해 주리.

이상희(1960 - ) ‘빗방울화석’ 전문

백악기에 떨어진, 유동성의 액체로 흘러가버리기 직전의 빗방울들조차 화석으로 발견되는 것을 보면 이 세상을 스쳐지나간 모든 것들은 어딘가에 흔적을 남긴다. 우연히 시 한 줄에서 얻은 감동, 말 한 마디에서 갖게 된 상처, 지나가버린 사랑의 기억... 다 그저 가볍게 보아 넘길 일은 아니다. 백만 년 후에 우리의 화석과 함께 발견돼, 누군가를 아아 하고 소리지르게 할지도 모른다.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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