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영 1’
2011-02-10 (목) 12:00:00
목수가 밀고 있는
속살이 환한 각목
어느 고전의 숲에 호젓이 서 있었나
드러난
생애의 무늬
물젖는 듯 선명하네
어째 나는 자꾸 깎고 썰며 다듬는가
톱밥
대팻밥이
쌓아 가는 적자더미
결국은
곧은 뼈 하나
버려지듯 누웠네
서벌(1939 - 2005) ‘어떤 경영 1’ 전문
목수는 나무를 민다. 흑자는커녕 적자더미만 쌓여 간다. 그러나 손해 보는 일인 줄 알면서도 자꾸 깎고 썰며 다듬는다. 시인도 이와 같다. 밥이 되지 않는 시 한 줄을 건져내기 위해 시간과 정성을 쏟아 긴 문장, 거친 생각을 다듬는다. 그러고 보면 적자를 내면서도 이 불경기를 견뎌내고 있는 사람들은 다 목수고 시인이다, 곧은 뼈 하나, 자식 하나, 마누라 하나, 사랑 하나 건져내고 있는 사람들은…
김동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