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우티풀 (Biutiful)

2011-02-04 (금)
크게 작게

▶ 범죄자의 가책, 그리고 연민

비우티풀 (Biutiful)

우스발(하비에르 바르뎀)은 죽기 전에 자기 삶을 정리하기로 한다.

서푼짜리 범죄자이자 두 남매의 아버지인 남자의 죄와 양심의 가책과 구제 그리고 그의 자식 사랑을 그린 어둡고 황량하고 을씨년스런 멜로드라마로 전체적으로 보는 사람의 가슴을 무겁고 암담하게 만들지만 혹한 속 가녀린 햇볕의 온기와도 같은 희망의 기운을 가진 좋은 영화다. 멕시코 스페인 합작으로 늘 비관적인 세계관을 지닌 멕시코의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나리투가 감독(공동 각본)했다. 아트 하우스영화 팬들용.

바르셀로나의 범죄자들과 불체자 그리고 바닥 인간들이 사는 어두운 뒷골목을 생생하게 찍은 촬영과 세상의 고뇌를 혼자 다 짊어지고 다니는 듯한 하비에르 바르뎀의 연민의 정을 불러일으키는 극히 절제되고 축 처진 연기가 깊은 인상을 남긴다. 바르뎀은 지난해 칸영화제서 이 영화로 주연상을 받았고 올해 오스카 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또 이 영화는 올해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이기도 하다.

마약쟁이이자 정신상태가 불안정한 아내와 별거하면서 혼자 남매 아나와 마테오를 키우는 우스발(바르뎀)은 세네갈 불체자들과 마약거래를 하고 중국인이 경영하는 저임금 가내공장에 밀입국한 중국인들(우스발의 이들에 대한 선심이 엄청난 비극을 초래한다)을 알선하는 범죄자.


그는 비록 수단 좋고 설득력 있는 범죄자이긴 하나 아주 자상한 아버지다. 그런데 우스발이 암에 걸려 몇 달을 못 산다는 진단을 받게 되면서 그는 죽기 전에 자신의 삶을 정리하기로 결심한다.

우스발은 죽은 사람의 영혼과 교통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 죽은 사람과 마지막으로 만나고자 하는 유가족들에게 큰 위로를 주는데 그의 이런 신통력이 보잘 것 없는 인간인 우스발에게 신비감과 함께 치유의 능력을 제공하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그를 마음 안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마치 우스발이 고통 받는 신처럼 느껴지는데 이 영화는 우스발의 성격탐구 영화이기도 하다.

우스발을 비롯해 그의 주변 인물들은 하나 같이 보잘 것 없는 인간 지스러기들인데 영화에 희망과 빛이 되는 여자가 세네갈 불체자로 어린 아기 어머니. 이 여자는 우스발이 고용한 두 남매의 베이비 시터로 이 사람의 사랑과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보는 사람의 가슴을 잔잔한 감동으로 젖게 한다.

제목은 우스발의 딸이 영어의 Beautiful 철자를 잘못 쓴 것이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암울하지만 제목처럼 아름답다. R. 아크라이트(323-464-4226), 센추리15(888-amc-4fun), 타운센터5(818-981-9811),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웨스트팍시네마(800-fandango#144).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