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저비용·실용성 강조 알뜰모델이 뜬다

2010-12-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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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년 주택업계 트렌드

주택시장의 침체가 주택의 모습도 바꿔놓고 있다.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주택의 소형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에너지 절약형 주택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지는 이미 오래다. 화려함이나 고급스러움보다는 저비용, 실용적인 주택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주택 건설업계의 트렌드를 이끌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건설업체들도 소비자들의 이같은 요구에 부응할 것으로 보여 내년도 주택시장에는 실용성을 갖춘 소규모 주택들이 많이 지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 및 주택 건설업계가 내다보는 내년도 주택 트렌드에 대해 알아본다.


크기는 작은 대신 여러 기능을 동시에 갖춘 다목적 룸이 내년도 주택 건설업계의 추세 중 하나로 예상된다. 특히 사진처럼 홈 오피스, 패밀리 룸 등을 겸한 다목적 주방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신축주택 사이즈 10~15% 줄어들어
이웃과 유대감 출입구 역할 강조
에너지 효율 중점 녹색주택 가속화



■소형화
내년도에 주택 건설업계를 대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추세는 바로 주택 크기의 소형화다. 전국 주택건설협회(NAHB)의 자료에 의하면 2007년도에 약 2,277평방피트로 집계됐던 주택의 중간 크기는 2009년도에 2,135평방피트로 줄어든 바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이같은 주택 소형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택의 크기를 줄여 에너지 비용 등 각종 주택 관리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겠다는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이 담겨 있는 추세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내년도에 전반적인 주택의 크기는 줄어들지는 몰라도 내부시설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은 여전히 까다로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소형 주택이지만 모든 시설을 갖춘 실용적인 주택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를테면 침실의 크기가 작더라도 침실 개수가 많은 주택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건설 관련 잡지 ‘커스텀 빌더’의 데이빗 바리스타 편집자는 “내년도 신축 주택의 평균 크기는 올해보다 약 10~15% 축소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신축 주택의 가격도 올해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관 입구의 ‘포치’부활
주택 건설업계에서 한때 유행했지만 한동안 볼 수 없었던 포치가 내년에 재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포치는 건물의 현관 또는 출입구의 외부에 튀어나와 지붕으로 덮인 부분을 말하는데 입구에서 기다리는 동안 비바람 등을 피할 수 있는 장소다. 주택 건설업체가 포치 디자인을 주택 건설시장에 다시 도입하려는 것은 바로 포치가 이웃과의 ‘유대강화’에 도움이 되는 장소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주택시장 침체 장기화로 건설업체들은 대규모 주택단지 개발을 축소하거나 중단한 상태다. 대신 이미 형성된 주택단지 인근의 부지에 주택을 신축하는 방식으로 개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이미 형성된 지역 사회에 빠른 시일 내에 흡수되기 위해서는 이웃과의 유대감 형성에 도움을 주는 포치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에너지 절약형 주택
올 한해 큰 인기를 모았던 에너지 절약형 ‘녹색’주택의 색이 내년에는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주택의 녹색화 현상은 비용을 절검하려는 소비자들의 요구와 경쟁력을 갖추려는 건설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절약형 주택이 적어도 내년까지 물량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차압매물의 ‘대항마’라는 것이 건설업체들의 판단이다. 대형 주택 건설업체인 비저사와 메리티지사 등은 에너지 절약형 주택의 공급을 이미 늘려가고 있다. 자체적으로 에너지 효율 시공을 실시하는 것 외에도 ‘에너지 스타’나 ‘전국 녹색빌딩프로그램’ 등 제3의 기관을 통해 에너지 효율 등급을 공인받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소비자들에게 주택 구입 후 절약할 수 있는 에너지 비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방법을 마케팅의 일환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주택 건설업체 직원이 태양열 에너지 지붕을 설치하고 있다. 내년에도 이처럼 친환경, 고에너지 효율 주택이 선호될 것으로 주택 건설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단층집
주택 건설업계는 단층집 선호 현상이 내년에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택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령화가 가속화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60년대 중반 사이에 출생한 이들 인구는 현재 약 2억6,000만명으로 미국 인구의 약 29%를 차지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경제력을 갖추고 있어 실질적인 주택 구매집단으로 주택시장에 큰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데 이들 세대가 노령화되면서 이층집보다는 단층집을 찾을 것이라는 것이 건설업계의 예측이다.

■주방·욕실도 실용화·소형화
주택 소형화 추세의 일환으로 주방 및 욕실의 크기도 작아질 전망이다. 대신 여러 기능을 복합적으로 소화해낼 수 있는 다기능 주방시설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홈오피스 기능을 갖춘 주방이 선호될 것으로 보이는데 랩탑 컴퓨터, 휴대전화, PDA 등을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주방에 갖춰지는 것이 그 예이다.

주방이 여전히 주택 구입 때 바이어들의 결정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해 건설 업체들은 ‘패밀리 룸’을 겸하는 주방도 선보일 예정이다. 욕실의 경우 각종 욕실 용품을 저장할 수 있는 붙박이 수납공간을 갖춘 기능성 욕실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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