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라는 달라도 집에서 먹던 그 맛 ‘최고’

2010-12-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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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꼬레아의 콜롬비아 컴포트 푸드>

■산코초(Sancocho)-많은 사람들이 모일 때 커다란 냄비에 끓여서 다 함께 하루 종일 먹는 국물요리. 실내와 야외에서 먹는 비율이 반반일 정도로 야외에 나가서도 자주 끓여 먹는데 우리 콩나물국처럼 음주 후에 속을 푸는 용도로도 먹는다.

강가에 온 가족과 친구들이 놀러 갈 때 큰 냄비를 들고 가 끓이기 시작하는데 쇠고기, 닭고기, 생선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끓이는 맑은 국으로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면서도 푸짐하고 든든해 언제 어디서나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다. 아보카도 자른 것을 가니시처럼 얹어 먹으며 라이스와 함께 먹기도 한다.



산코초를 야외에서 끓이는 모습.


<안토니 브랜드의 영국 컴포트 푸드>


■버블 앤드 스퀴크(Bubble & Squeak)-월요일 저녁에 어김없이 먹게 되는 버블 앤드 스퀴크는 유년시절을 비롯하여 성인이 된 후에도 월요일 저녁식사를 간단하고도 맛있게 기억되도록 도와주는 컴포트 푸드이다.

신경 써서 푸짐하게 차리는 일요일 저녁식사에서 남은 음식들을 다음날인 월요일 저녁에 한꺼번에 팬에 넣어 볶아서 다시 데워서 먹는 요리로서, 매시드 포테이토, 완두콩, 양배추, 브뤼셀 스프라우츠와 당근 등 사이드 디시로 만들었을 법한 채소요리가 주재료이며, 그 어떤 채소라도 남은 것이 있다면 함께 푹 익을 때까지 볶아주면 된다.

역시 전날 남은 차가운 고기종류와 함께 먹기도 한다. 귀엽고 재미있는 이름은 달궈진 팬에 차가운 음식을 넣어 볶아줄 때 나는 소리에서 유래되었는데, 우리 식으로 말하면 ‘지지고 달달 볶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크게 한 스푼씩 담아서 먹고 미트나 달걀을 곁들이기도 한다.

또는 오븐용 그릇에 버터를 녹이고 채소를 담은 후 매시드 포테이토를 보기좋게 덮어서 오븐에서 구워내는 방법도 있다. 중산층부터 저소득층의 보통 사람들이 즐겨 먹었던 메뉴이며 날씨가 추워지는 9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많이 먹는다고 한다.


영국에서 즐겨 먹는 버블 앤드 스퀴크.



<조세핀 풩의 홍콩 컴포트 푸드>

■콘지(congee)-오래 전 뉴욕의 차이나타운 한 음식점에서 먹은 대나무 통에 담겨 있던 시푸드 콘지를 처음 먹어본 후 그 감동이 쉽게 잊혀지지 않았다. 그 후로 아침식사로, 또는 날씨가 춥거나 몸이 아플 때면 어김없이 생각나는데 투명하고 맑으면서도 부드럽고 쫀득거리는 그 질감이 정말 훌륭하다.

■레드빈 수프- 그린빈 수프처럼 우리 단팥죽보다 묽게 쑨다. 그린빈 수프와 같은 방법으로 레드빈을 불렸다가 물과 설탕을 함께 넣고 푹 끓여내는데, 불앞에 서서 팥이 냄비 바닦에 들러붙지 않도록 잘 저어주는 것이 관건이다.





■그린빈 수프- 몸의 열기를 식혀주면서 식중독과 각종 유해물질의 해독의 효과가 있어 여름철에 주로 끓여 먹는다. 말린 그린빈을 물에 1시간 이상 담갔다가 물과 설탕을 함께 넣어 푹 끓여서 낸다. 수프를 떠먹기보다는 마신다는 기분으로 먹는다.

■상하이 스타일 완탕 수프-배추, 푹 익혀 잘게 찢은 돼지고기와 짜고 매콤하게 절인 야채들이 속 재료로 들어가는 상하이 스타일 완탕 수프는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진진 요하네스 김의 독일 컴포트 푸드>

■스빠쯔레(Spatzle)-독일의 남서지방의 컴포트 푸드로 헝가리 등지에서도 먹는 음식이다. 달걀, 밀가루, 물을 나무 주걱으로 섞어 간단히 되직한 반죽을 만들고 치즈 강판처럼 생긴 국수 만드는 도구에 반죽을 넣어 물이 끓고 있는 냄비 위에서 도구에서 나오는 반죽을 물에 빠트려 익힌다.

다양한 모양이 있으나 보통 굵고 짧은 국수느낌의 덤플링으로 만들어진다. 여기에 소스를 뿌리고 오래 푹 익혀낸 돼지고기를 곁들이기도 한다. 또 간단히 머스터드와 비니거로 양념을 하고 소시지를 곁들인 렌틸 스튜와 함께 먹기도 한다.

■카스빠쯔레(Kasspatzle)-독일의 맥 앤 치즈이다. 스빠쯔레의 덤플링을 똑같이 만들고 뜨거울 때 치즈와 버무려 만드는 것이다. 덤플링을 삶아내면서 다른 팬에 잘게 썬 양파를 갈색이 되어 단맛이 날 때까지 볶아 두었다가 위에 뿌려서 섞어먹는다.

*카스빠쯔레 만들어 보기

▶재료-밀가루 500g, 소금 1작은 술, 달걀 5개, 물 250ml, 에멘탈 치즈 간 것 500g, 채소나 고기 브로스 또는 크림 1컵, 중간크기 양파 3개 깍둑썰기나 얇게 썬 것.

▶만들기

1. 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파를 갈색이 날 때까지 태우지 않고 잘 볶아준다.

2. 밀가루, 달걀, 물과 소금을 넣고 중간 크기의 보울에서 잘 섞어준다. 스푼으로 들어올리면 찰기 있게 주르르 쏟아지면서도 반죽이 끊어지지 않는 점성이 있을 정도면 된다.

3. 큰 냄비에 물을 끓이고 반죽을 국수 만드는 도구에 떠 넣고 밀어주면서 끓는 물에 빠뜨려 익힌다.

4. 건짐망으로 건져내고 용기에 담아 뜨거울 때 치즈와 브로스(또는 크림)를 잘 섞어주고 소금 간을 한다.

5. 마지막에 1의 양파를 부어 잘 섞어준다.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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