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을을 담은 디저트 예술이네

2010-10-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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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티셰 강지연씨

연일 우중충한 날씨가 지속되며 비로소 가을 기분이 물씬 느껴지는 요즘. 좋은 음악 들으며 향이 감미로운 커피와 함께 달콤한 케익 생각이 절로 나는 건 바로 이 계절이 선사하는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포근한 그 무엇인가가 이 쓸쓸한 기분을 달래줄 수 있을지 떠올려보는 동안 샌타모니카의 예술학교 더 아트 인스티튜트(AI)에서 ‘베이킹과 페이스트리의 기초’ ‘어드밴스트 파티셔리’ ‘디스플레이 케익’을 강의하는 교수 강지연씨가 우리 독자들을 위해 ‘가을의 향기’라는 주제로 계절을 형상화 한 아름다운 디저트들을 만들어주었다.

한입 베어 문 달콤함 속에 가을이 오롯이 들어있는 환상적인 ‘예술품’들로, 동양인들의 입맛에 맞게 찹쌀, 망고, 코코넛, 생강, 고구마 등을 사용하여 친근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시간과 열정을 충분히 투자한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화려한 경력을 쌓아올린 강지연 파티셰의 스토리와 레서피는 그녀의 작품만큼이나 달콤하고 황홀하다.


강씨는 10년 전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하다가 평소 좋아하던 베이킹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요리계의 하버드라 불리는 CIA로 떠난다. 좋아하는 일로 꼭 최고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CIA에서 베이킹과 페이스트리 아트를 2년 간 공부하고 플로리다 네이플스의 리츠 칼튼 호텔에서 인턴십을 마쳤다.

그 후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라구나 니구엘의 리츠 칼튼에서 3년간 일했다.
그러나 화려한 호텔 이름 뒤에서 안주할 그녀가 아니었다. 나이가 어린 동료들과 경쟁하며 느낀 위기감은 그녀로 하여금 더욱 열심을 내도록 했는데, 인근 뉴포트 비치의 포시즌스 호텔에도 취직하여 새벽 6시부터 2시까지는 리츠 칼튼에서, 오후 3시부터 11시까지는 포시즌스에서 투 잡을 뛰며 경험을 쌓았다.

미국 최고의 5성급 호텔 두 곳을 오가며 신부들의 로망이라 할 수 있는 리츠 칼튼의 웨딩케익을 수도 없이 만들어내었고, 건강까지 생각하는 까다롭기 그지없는 부호들의 입맛을 챙기면서 얻은 배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경험이 되었다.

후에 퍼시픽 팜컨퍼런스 호텔 리조트의 페이스트리 셰프로 영입되어 6명의 파티셰를 거느리며 그 동안 닦은 기본기를 바탕으로 그녀만의 개성을 발산했고, 할리웃 루즈벨트 호텔로 스카우트되어 트렌드의 한 중심에서 일했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 결혼도 했고, 현재 세살 반 된 아들과 두살 된 딸을 둔 아름다운 가정도 꾸렸다.

2009년부터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10년 전 그녀의 모습과 같이 부푼 꿈을 안고 눈이 반짝거리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생한 현장의 경험들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어 인기 강사로 꼽힌다.

강씨의 인기는 학생들에게 뿐만 아니라 특별한 행사를 준비하는 미씨들도 열광케 했다. 그녀의 작업장인 ‘레 메모아스’를 통해 특별제작 케익 주문을 받아 웨딩, 돌잔치, 가족 모임, 부모님 생신 등 개인의 성향에 딱 맞는 세상에 하나뿐인 아름다운 케익을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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