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초 건강

2010-10-26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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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 한방

같은 키에 같은 몸무게라고 해도 사람들마다 보이는 옷 맵시는 천차만별입니다. 왠지 더 뚱뚱해 보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보이는 라인만큼은 몸무게보다 훨씬 날씬해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는 타고난 신체적인 조건이나 패션 센스 등도 관계가 있겠지만 어떻게 체형이 형성되었는가도 매우 중요합니다. 언젠가부터 자주 회자되는 S라인이나 V라인 등 몸매에 대한 비유들도 바로 체형에 대한 관심으로 볼 수 있는데요. 즉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처럼 몸무게도 숫자에 불과한 것이 요즘 다이어트의 추세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55사이즈이면서도 글래머, 같은 키에도 길어 보이는 다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타고난 몸매가 아닌 만드는 몸매의 비밀은 바로 골반에 있습니다. 골반이란 허리부분을 형성하고 있는 깔때기 모양의 골격으로, 생식기관 ·내분비기관 ·소화기관의 하부를 수용,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양쪽 다리와 연결되어 몸을 지탱하게끔 합니다.


골반이 비뚤어지게 되면 외형상 눈에 띄지 않지만 차츰 불필요한 군살을 만들고, 가지런히 정렬되어야 할 몸매의 라인을 울퉁불퉁하게 만듭니다. 좌우 대칭이 망가진 엉덩이, 튀어나오거나 쳐진 엉덩이, 계단형 엉덩이 등 힙 라인뿐만 아니라 허벅지, 종아리의 불필요한 군살과 근육의 원인은 모두 골반에 있습니다. 이러한 비만의 경우 보정 속옷이나 다이어트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골반을 바로 잡아야 숨겨진 예쁜 몸매가 확 살아납니다.

한편 한의학에서는 이 골반을 중심으로 한 배꼽 아래 부분을 ‘하초’라 부릅니다. 정확히 말하면 인체를 삼등분 했을 때 배꼽 아래, 즉 골반 뼈를 중심으로 자궁, 난소가 위치하는 곳인데요.

비위장을 물이 담긴 솥에 비유한다면 이 솥을 제대로 데우려면 아궁이의 불 상태가 좋아야 되는데, 하초는 바로 아궁이의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하초가 따뜻하면 물이 잘 데워지고 여기서 나오는 증기가 즉 기혈의 역할을 하면서 우리 몸에 영양을 원활하게 공급하고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게 합니다.

만약 하초가 차갑고 혈액순환이 잘 안되면 여성의 경우 생리를 비롯한 임신과 출산, 남성의 경우 정력, 전립선 질환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옛날 어른들이 ‘배 아래를 차갑게 하지 말아라’라는 것도 이러한 맥락과 같은 얘기입니다.

대체로 각종 다이어트에도 몸매 라인이 잘 살아나지 않는 비만 환자들의 경우 몸 속에 노폐물이 많이 쌓여 있고 이로 인해 하초에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어혈이 쌓여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하초를 덥힐 수 있는 한약과 쑥뜸 등으로 아래를 덥혀주면 다이어트에 많은 도움이 되는데, 최근에는 고주파 치료처럼 쉽게 하초를 따뜻하게 하는 치료가 있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하초 다이어트, 즉 골반 건강을 체크하는 다이어트는 특히 산후 잘 빠지지 않는 일명 아줌마 몸매, 잦은 다이어트 반복으로 인해 빠지지 않는 살, 오래 앉아있는 직장여성 비만 등에 효과적입니다. 만약 올 가을 식이요법, 운동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몸매의 콤플렉스가 있다면 하초 건강을 한 번 체크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미처 못 챙긴 여성 질환에 대한 점검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714)690-1500


이 종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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