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히어애프터 (Hereafter)

2010-10-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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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히어애프터 (Hereafter)

초능력을 지닌 로니간(맷 데이몬·오른쪽)은 멜라니(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에게 호감을 느낀다.

★★★½ (5개 만점)

“난 죽은 사람과 통할 수 있다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죽음에 관한 드라마


80이 넘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죽음의 불가피성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그가 감독한 이 영화는 운명과 인간이 궁극적으로 맞게 되는 죽음에 관한 감상적이요 감정적이며 또 다소 어두운 드라마다. 유머도 조금 있다

영화 배경으로 늘 죽음이 드리우고 있어 일종의 귀신영화라고도 하겠는데 세 가지의 이야기를 각기 따로 서술하다가 마지막에 하나로 연결시키고 있는데 그것이 자연스럽지는 못하다. 이스트우드의 스타일대로 영화는 서두르지 않고 산책하는 속도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연출 솜씨가 고르지가 못하다.

연기와 단단한 구성 그리고 촬영과 이스트우드가 작곡한 검소한 음악 등 여러 면에서 볼만하고 또 재미도 있고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약간 구식의 작품이다. 하지만 우연이 너무 많고 연출 솜씨가 들쭉날쭉한데다가 감상적인데 특히 라스트신이 서두르듯 터무니없이 끝이 나 전체 분위기에 어울리지가 않는다.

첫 번째 인물은 동남아에서 유부남 애인과 함께 휴가를 즐기고 있는 프랑스 TV 저널리스트 마리 르레이(스실 드 프랑스). 그가 동네 시장에서 기념품을 사는데 쓰나미가 마을을 덮치면서(한국영화 ‘해운대’를 연상케 한다) 물에 휩쓸려 내려가던 마리는 머리를 부딪쳐 죽었다 살아난다. 마리는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저 세상적 환영을 본다.

두 번째 인물은 샌프란시스코의 건설노동자 로니간(맷 데이몬). 그는 죽은 사람과 교통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로부터 떠나간 자의 영혼과 교신하게 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한편 로니간은 이탈리아 요리강습을 배우면서 강습을 함께 듣는 아름답고 정체가 불분명한 멜라니(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와 알게 되는데 짧게 끝나는 두 사람의 관계가 아름답다.

마지막 인물은 런던에서 알콜 중독자 어머니와 사는 쌍둥이 마커스와 제이슨. 그런데 불상사로 제이슨이 사망한다.


이들의 얘기가 대륙을 왕래하면서 평행교차 묘사된다. 마리는 파리에 돌아온 뒤로 일에 적응을 못하고 자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초현실적인 것에 관한 글을 쓰려고 한다. 한편 해고당한 로니건은 자신의 초능력을 사용해 돈을 벌자는 형의 집요한 요구에 시달리다 못해 혼자 영국 관광에 나선다.

그리고 동생 사망 후 초능력적 현상에 집착하게 된 마커스는 런던에서 열리는 서적 전시회에 들른다.

죽은 동생의 영혼과 교신을 하는 수단을 알아내기 위해서다. 여기서 세 사람의 얘기가 서로 연결되는데 자연스럽지가 못하다.

죽음과 그것에 대한 우리의 수용 그리고 궁극적 마음의 평화 등을 다룬 환상적인 드라마로 각본은 오스카상을 받은 영국의 피터 모간(‘여왕’ ‘프로스트/닉슨’)이 썼다. PG-13.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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