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국수가 먹고 싶다”

2010-09-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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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한창 꿈을 꾸며 살던 대학시절에는 세상은 결코 힘든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살았다. 깊고 깊은 강원도 38선 이북 경계지역에서의 군 생활에도 여름 한철은 짙은 녹색 향기에 일찍오는 겨울에는 흰색의 산야를 바라보며 닥터 지바고를 생각하며 보냈으니까! 내 인생의 정말 처음이자 마지막인 그 긴 산악행군, 잔뜩 짊어진 무거운 베낭도 힘들지 않았고 길도 없는 정글 같은 산림속을 그것도 야간에 밤새도록 동이 트는 산봉우리를 바라보며 걷는 그 감격으로 힘들지도 않고 새힘이 더 솟구쳤던 기억이 있다.

신선한 새벽 찬 공기를 마시며 얼마나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는지… 지난 여름 하와이 여행중에 “다이아몬드 헤드”라는 분화구 산을 오를 때가 생각난다.

후덥지근한 한낮의 날씨에 오르기 시작한 산행길은 경사가 정말 심했던지 힘들었다. 산행길은 자신 있어 했지만 목도 마르고 탈수 증세까지 닥쳐왔다.

2시간 정도 오르는 산행 정도야 했는데, 휘청, 내 자신이 의심스러워졌다. 세월은 어쩔수가 없구나. 후회막급이었다. 내 곁을 스치는 하산길의 사람들을 보면서 오기가 발동, 끝까지 해보리라고 이를 악 물었다.


온갖 힘을 다 쓰고 또 쓰고 정말 억지로 산 정상에 올랐다. 벅찬 만족감도 잠시 정상은 보잘것 없었다. 그냥 밋밋한 좁은 공간, 겨우 푸른 바다만 보일 뿐이다. 실망, 실망이다, 겨우 이걸 보려고 죽을 힘 다해 올라 왔단 말인가! 정상은 이렇듯 허전한가? 내려가는 일 밖에 없으니! 문득, 함께 일하는 바르고 잘생긴 미스터 리가 생각났다. 지난 달 “마운틴 발디”에서 조난을 당해 하룻밤을 산속에서 헤메고 숙박(?)을 한 그는 먼저 정상을 다녀온다고 갔던 사람이(남편) 내려오질 않아 신고를 한 아내의 신고로 헬기도 뜨고, 그러나 구조팀의 수색도 허탕, 다음날 늦게 겨우 그를 발견했단다.

산 정상까지 갔다가 하산을 하면서 다리를 헛 짚어 추락하면서 발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 그는 꼼짝 못하고 헬기를 보고 소리소리 질러도 속수무책, 꼬박 밤을 새웠던 그는 밤새 돌덩이만 쌓아 놓고 그래도 짐승, 특히 곰의 공격에 대비했단다. 나중에 그가 하는 말은 정상길에서 이제는 겸손을 배웠노라고 전한다. “미스터리” 와이프의 말이 더 재미있다. 한 직장에 있는 필리핀 동료가 그 산이 어디 있냐고 자기 남편과 함께 가보고 싶다고 하면서 심각하게 물어와서 한바탕 웃었다고 한다. (남편들 조심 합시다.)

히말라야 정상을 오른 사람들이나 모든 분야에 정상에 오른 사람들은 항상 내려오는 일이 더 힘들다고 한다. 경기가 불투명한 이때에 부동산 라이센스를 받고 지금 두분의 새 에이전트가 교육을 받고 있다. 참 힘든 때에 험하다면 험한 부동산 일을 하시려는 여성 두분께 모든 에이전트가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기초 부터 차근차근, 실전 교육을 실시 중이다. 정말 소림사 무술을 배우듯 정말 기본과 팀웍, 개인주의는 사절인것을 단단히 훈련 받고 있다.

두분께 이런 조언도 잊지 않았다. “오래 하신분이나 지금 막 시작하는 분이나 차이가 없다. 지금은 다 같이 출발점에 와 있다. 함께 시작이다.” “지금은 다 내려온 평지와 같다. 에이전트들 모두가 이제 또 다시 막 산을 오르려고 하고 있는 상황이다.” 누가 더 튼튼한 다리와 정신력과 인내심을 가지고 산 정상을 오르는 것은 본인들에게 달려있다. 결단하고 의리 있는 동료들과 운명을 같이 하고 함께 동행 하자고 또 다짐했다. 그런것 같다.

지금은 누구나 힘들다. 부동산 뿐이겠는가! 소매경기가 너무 힘든것이 너무 안타깝다. 안타깝다. 부동산 경기도 정상이 있었고 그리고 당연히 내려가고 내려가 여기까지 왔다. 흔히들 바닥을 쳤다고 한다. 더 내려갈 길이 없다 주춤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출발선이 생겼다. 꼿꼿이 말 잔등위에 앉아 있는 용맹스런 체로키 인디안의 모습처럼 우리들의 세상속으로 다시한번 질풍과 노도처럼 달려가자.

(714)713-2494


마이클 방
비 부동산 동부 오피스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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