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임신 이야기 (2)

2010-09-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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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전, 같은 마을에 살고 있는 부자집 처녀를 흠모해 왔던 가난한 청년이, 우연한 기회에 둘이 같이 만나게 되었다. 둘은 함께 철교를 건너다 다가오는 기차를 피하기 위하여 비상 대피용 난간으로 들어가 기차가 지나갈 동안, 본의 아니게 서로 손을 꼭 잡고 껴안은채 기차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이윽고 기차가 모두 지나자 처녀는 청년에게 마구 화를 내면서 달아 나듯이 혼자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집으로 돌아온 처녀는 당장 옷을 벗고 그 청년의 땀과 냄새가 배인 손과 팔 그리고 등과 얼굴 등, 온 몸을 열심히 씻어내기 시작하였다. 특히 그 청년의 거친 숨결이 휩쓸고 지난 머릿결과 귀주변, 그리고 땀이 배었던 손과 팔은 온 힘을 다하여 정성껏 씻었다.

그러나 아무리 씻어도 그 총각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아 처녀는 마음이 매우 찜찜하였다. 이윽고 몸을 다 씻은 후, 처녀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피곤한 몸과 마음을 달래고자 잠을 청하여 방에 들어 누었다. 그러나 쉽사리 잠은 오지않고 오히려 정신은 더욱 말똥말똥하게 맑아지며, 그 청년이 자신을 감싸고 있었던 순간과, 귓가에 스쳤던 거친 숨소리, 그리고 자신의 팔과 손으로 흥건하게 흘러내렸던 청년의 땀방울이 더욱 강하고 또렷하게 느껴지기만 하였다.


그 후 처녀는 두문불출, 방안에만 콕 틀어박힌채 어느 누구하고도 대화를 거절하였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후, 처녀는 자신의 신체에 무언가 이상이 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웬지 자꾸 좀 어지럽기도 하고 또 헛구역질도 나는 것이었다.

처녀는 자신이 임신을 했다고 직감하였다. 그러고 보니 매달 있었던 달거리도 이 달에는 그냥 지나치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다고 생각한 처녀는 어머니에게 임신 사실을 고백 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며칠동안 밥도 잘 안먹고 말도 잘 하려 하지 않는 딸을 걱정스럽게 보고 있었던 어머니는 당장 “그게 누구냐?!”고 다그쳤고 처녀는 아랫집 총각이라고 실토하였다.

완고하고 보수적인 시골동네에서 “결혼도 하지 않은 처녀가 임신하였다”는 소문이 퍼지는 것을 두려워한 어머니는 임신사실 여부를 확인도 하지 않은채 서둘러 총각을 몰래 불러 자신의 딸과 결혼할 것을 요구하였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아니고 졸지에 “최진사댁 셋째딸”과 결혼한 “칠복이”가 된 총각은 마음속으로는 쾌재를 부르면서도 겉으로는 “못 이기는척”하고 그 처녀와 결혼하였다.

그리고 결혼 첫날밤! 처녀는 이미 자신이 임신하였으니 신랑이 더 이상 손을 잡지 않을 줄로 알고 함께 잠자리에 들었는데, “어럽쇼! 이게 웬일인가?” 손이 아니고 엉뚱한 것이 엉뚱한 곳으로 들어와 그 처녀를 놀라게 하였으
니,,,,! 그제서야 처녀는 자신이 무언가 크게 잘 못 알고 있었음을 알고 후회했으나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그 후 새 색시는 그 신랑과 함께 3남 2녀를 낳아 잘 기르면서 다복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다. 그러나 가끔 부부간에 다툼이 있을 적에는 “이 사람이 손만 잡고도 나한테 임신시킨 사람!” 이라고 투정하면 남편은 한술 더 떠 “이 사람아! 그 전에는 서로 눈만 마주쳐도 임신했었어!”라고 대꾸하였다 한다.

이야기를 처음으로 돌려, 요즘에는 의학과 과학이 매우 잘 발달되어 결혼을 하고서도 처음 몇년동안 임신조절을 하는 등, 자신이 원하는 때, 그리고 원하는 만큼의 아기를 갖는 부부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막상 원하는 때에 임신이 되지 않아 당황하는 부부들도 많이 있다.

아마도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각종 인스탄트 음식과 오염된 공기, 그리고 휴대전화를 비롯한 텔레비젼이나 컴퓨터에서 발생되는 전자파 공해 등, 여러가지 물질적인 공해 요소는 물론, 한층 더 복잡해진 사회의 인간관계에서 파생되는 정신적이나 영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더욱 임신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닌가 싶다. 불과 5~60년 전에는 손만 잡혀도 임신하여 결혼한 부부도 있었는데,,,,!?

(310)968-8945

키 한
뉴스타 부동산 토랜스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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