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역활 분담”

2010-09-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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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2주일전인가 싶다. 대학을 막 졸업하고 타주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아들한테서 전화가 왔다. 침울하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몇년을 사귀었던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됐다면서 괴로움을 토로했다.

부모된 입장, 같은 남자된 입장으로 어떻게 말해주어야 하나? 실연의 아픔, 그럴수도 있는 젊은날의 낭만으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아들아이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지라 여러 생각들을 해야 했다. 그 여자아이도 잘 알고 있지만, 또 이유야 어떻든간에 아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 주었다.

얼마나 가슴 아프고, 괴로우냐고 위로를 해 주었다. 아빠도 그 옜날 너와 같은 경험이 있었는데 시간이 결국 해결을 하더라고 말해 주었다. 부모의 대응하는 방법, 즉 역활분담이 이럴때 더욱 필요함을 느끼게 됐다.


부모중 한 사람은 그런일도 있는 일이라고 대수롭게 대하는 충고를 하고, 다른쪽에선 함께 괴로움에 동참해주는 역활이야말로 효과적인 파트너쉽, 역활분담이랄수 있겠다. 우리가 만약 “야, 정신차려, 뭘 그러냐! 그만한일 가지고!” 이렇게 대해 주었다면 이건 실패한 충고 중 하나다.한편으론 이번일로 인해 세상도 다시보고, 인간 관계도 다시 알게 되고 이런 아픔을 겪으며 성숙해지기도 하겠구나 생각하니 오히려 잘 되었구나 한 생각도 들었다.

부동산 일을 오래 하다보니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사업하시는 분들을 보면 소위 파트너쉽, 동업을 하시는 분들을 종종 본다. 그러나 가끔씩 이 동업으로 인해 갈등을 빚고 괴로워 하는 분들을 많이 본다.

특히 형제간에 동업은 갈등의 소지가 너무 많아 보인다. 마켓이나 리커 등 현금을 많이 다루는 업종은 피했으면 한다. 쉽게 생각해 봐도 상상이 가리라고 생각이 든다. 반면에 외국인들의 경우는 어떤가? 특히 아랍계 파트너들의 성공 케이스를 많이본다. 철저한 역활분담의 원칙이 존재한다. 아주 큰 개스 스테이션 몇개를 운영하는 아랍계 형제들은 자기 맡은 일 이외엔 절대 간섭치 않고 자기 일에만 열심이다 유명 체인 마켓을 운영하는 히스패닉계 형제도 대단하다. 역활분담으로 지금도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다. 원칙이 있는 역활분담의 동업은 해 볼만 하다.

요즈음 새 학기가 시작 되고 있다. 역활분담의 원칙을 아이들을 키우는데 적용해보면 어떨까 싶다. 지금은 은퇴하신 한 부부의 역활분담 교육 사례를 소개하고 싶다. 아이들을 훌륭히 키우는 것은 오로지 부모책임이지 아이들에겐 잘못이 없다고 이분들은 강조한다.

첫째, 부모중 한 사람이 아이들을 훈계할 때는 절대 간섭치 말라는 것이다. 두사람 다 역정을 내고 있으면 아이는 상처와 실망만 할 뿐이다. 다른 한 사람은 아예 자리를 피해 주는 것이 더 좋다.

둘째, 감정 대립으로 화를 내고 큰 소리를 내는 것은 역효과이고 시간 낭비일 뿐이다.

셋째, 역활분담중 한사람은 따뜻하게 포옹하고 감싸 주는 일이다. 고민이 있어, 울고 있다면 함께 울어 주는 일이다. 아이 앞에서 이 역활분담의 원칙이 깨지면 아이와의 신뢰는 깨진다 훌륭히 연기를 해 내야 한다.


넷째, 독립심을 키우는 방법으로 여러 실습을 권한다. 어린아이 앞세우고 기차타고 멀리가기, 고급 미국식당 가는 일, 혼자 비행기 태워 여행 보내기 등 방법은 많다. 경제관념도 빨리 습득시켜 세상 물정 빨리 알려주고 은행 어카운트도 열어주는것도 좋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 착한 우리 아이들 새로 바뀐 환경에 적응코져 힘든 도전들을 하고 있다. 디에스포라, 이민가정의 아이들로 말못할 스트레스가 얼마나 많겠는가! 부모들 몫이다. 따뜻한 마음으로 “역활분담-동업”을 하자. 실연의 아픔을 견뎌내고 있는 아들에게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란 아름다운 시 한편을 보낸다.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것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중략-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714)713-2494


마이클 방
비 부동산 동부 오피스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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