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뼈에 구멍 ‘숭숭’

2010-08-31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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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의원을 찾은 20대 여성은 보기에는 날씬해 보이는데도 다이어트에 실패한 것 같다며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러나 이 여성의 체지방이나 근육량 등을 살펴보니 정상보다 미달인 데다가 오히려 골밀도 검사 결과 뼈에 칼슘이 빠져나가 스폰지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상태였습니다. 즉 잦은 다이어트로 인해 원하던 지방이 빠졌다기보다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칼슘이 빠져 나간 것이었습니다.

흔히 골다공증은 50대 폐경기 여성에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다이어트나 운동부족으로 인해 20대의 뼈에도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골다공증의 원인은 주로 뼈를 만드는 칼슘이나 호르몬 대사의 이상이지만 요즘에는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 불균형으로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부터 골다공증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원을 찾아왔던 20대 여성 역시 운동보다는 식사량을 줄이는 다이어트를 자주 해온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특히 평소 생리가 불규칙하거나 운동량이 너무 부족한 경우, 뼈대가 선천적으로 약한 경우에는 골다공증 발생 빈도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증상이 없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 검사를 해보지 않으면 본인이 인지하기 쉽지가 않은 것이 특징입니다. 주 증상은 가볍고 은근한 허리 통증이나 등 한 가운데가 아픈 증상이 지속되는 것인데, 신체기능의 노화로 인해 50대 이후 발생하는 골다공증의 경우 걷다가 힘없이 주저앉거나 가볍게 넘어졌는데도 발목이나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균형 잡힌 식생활이 우선입니다. 칼슘이 풍부한 콩류(두부, 된장, 청국장 등)나 멸치와 같이 뼈째 먹는 생선, 해조류(말린 새우, 김, 미역 등)를 자주 섭취하고, 칼슘의 흡수를 돕는 견과류(호두, 땅콩, 깨) 등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커피나 녹차 등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는 음료는 가급적 자주 마시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최근 시중에 칼슘 제제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 칼슘을 많이 섭취한다고 해서 골다공증을 완전히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칼슘 흡수율이 떨어져 칼슘을 많이 섭취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칼슘의 흡수율을 높이는 치료가 함께 병행되는 것입니다.

한방에서는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한약재로 자연스럽게 골밀도를 높여주는 방법으로 골다공증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뼈를 튼튼하게 하는 대표적인 약재로는 녹용, 녹각, 두충, 숙지황 등이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적당한 운동도 골다공증 예방이나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운동 중에서도 중력에 대항하는 운동, 즉 몸무게가 실리는 운동이 뼈를 튼튼하게 합니다. 특별한 운동이 아니라 평지를 약간 빨리 걷는 것만으로도 효과적이며, 줄넘기, 등산, 배드민턴, 계단 오르기 등이 좋습니다.

(714)562-7000


이 종 화

<삼라종합한방병원 풀러튼 분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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