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찰리 세인트 클라우드 (Charlie St. Cloud)

2010-07-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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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잊어 찰리,새 출발 해”


★★★ (5개 만점)

10대 소녀들의 우상인 예쁘장하게 생긴 청년배우 잭 에프론(23)이 나오는 감상적인 멜로드라마로 순전히 에프론의 팬들을 위한 영화다. 아주 잘 되지도 그렇다고 못 만들지도 않은 중간급의 영화인데 마치 ‘제6감’과 ‘꿈의 구장’을 짬뽕한 것 같다. 원작은 벤 셔우드의 베스트셀러 ‘찰리 세인트 클라우드의 죽음과 삶’. 이 책의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죽음에서 살아난 청년의 자기 구원의 얘기로 이 같은 큰 주제 하에 형제애와 로맨스 그리고 항해라는 플롯을 다루고 있다. 내용이나 연기나 연출이나 모든 것이 그저 무던한 영화로 가장 보기 좋은 것은 경치. 어른들(무지무지하게 감상적인 사람은 제외하고) 영화는 아니다.


죽음서 살아난 청년 형제애와 로맨스

경치가 수려한 미 북서부의 한 작은 해안도시에서 홀어머니(킴 베인신저의 캐미오 출연)와 11세된 남동생 샘(찰리 태한)과 함께 사는 고 3년생 찰리(에프론)는 항해에 뛰어나 스탠포드로부터 장학생으로 선발돼 한적한 마을을 떠날 꿈에 부풀어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찰리가 샘을 차에 태우고 가다가 충돌사고가 나면서 샘은 죽고 찰리도 빈사상태에 빠졌다가 패라메딕 플로리오(레이 리오타)의 구조로 살아난다. 찰리는 빈사상태에서 샘에게 자기는 절대로 샘을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그리고 찰리는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다가 살아나면서 죽은 사람들의 혼을 보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초능력을 얻게 된다.

그로부터 5년 뒤. 찰리는 샘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대학 진학과 항해도 포기하고 샘이 묻힌 동네 묘지의 관리인으로 일하며 혼자 외롭게 산다. 찰리가 매일 저녁 해질 때 하는 일은 인근 숲속 빈터에서 샘의 영혼과 야구공 주고받기를 하는 것.

결코 샘을 떠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인데 샘은 찰리에게 자기를 잊고 새 출발하라고 독려한다. 그러나 찰리는 이를 거절한다.
이런 형제간 얘기에 로맨스가 끼어들면서 찰리의 고교 동기로 역시 찰리처럼 열렬한 항해자인 테스(애만다 크루)가 오래간만에 귀향한다. 테스는 1주 후 있을 단독 세계일주 항해의 준비를 하기 위해 온 것.

찰리와 테스가 서로를 좋아하게 되면서 찰리는 샘과의 약속과 새로 찾은 사랑과 함께 과거를 잊고 새 삶을 향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고민한다. 그리고 시험 항해에 나섰던 테스가 실종되면서 찰리는 테스를 찾으러 악천후에 바다로 배를 몰고 나간다.

에프론이 처음으로 드러매틱한 성인 역을 맡아 무난한 연기를 하는데 카메라는 툭하면 황혼의 바닷가로 렌즈를 돌리면서 그림엽서 같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팝송도 많이 나온다. 버 스티어스 감독.
PG-13. Universal. 전지역.


범선 경주에 참가한 찰리가 배에 동생 샘을 태운채 질주하고 있다.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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