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깊은 맛 아이스티 갈증은 저멀리

2010-07-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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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의 여유’라는 말이 있듯이 차는 참 특별하다. 차 한잔과 마주 앉으면 놀랍게도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이 된다. 뜨거운 물을 부으면 잎사귀 하나하나가 다시 살아나듯 제 몸이 가진 향과 맛을 아름답게 풀어내는데, 자연의 정기를 고스란히 전해 받는 그 기분이 참 좋다. 연노랑, 갈색, 녹색 등 저마다 가진 다양한 색을 감상하게 해주고, 구수하고 부드러운 향기와 함께 쓰고, 떫고, 달고, 짜고, 신 다섯 가지의 오묘한 맛을 느껴 보노라면 참으로 호사스럽기까지 하다.


어느 때 보다 음료수를 많이 찾게 되는 계절이다. 쉽게 마실 수 있는 탄산음료나 고과당 콘시럽이 잔뜩 들어간 가짜 과일주스를 생각 없이 들이키다 보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피로 회복은커녕 몸은 더 축 처지며 갈증이 더욱 심해지기도 한다.

갈증이 나고 열이 식혀지지 않을 때 좋은 물로 우려낸 차를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고 지친 몸에 활력을 주는 자연 음료로써의 기능을 훌륭히 해낸다. 땀 흘리고 지칠 때 시원한 얼음 녹차 한잔 마시면 갈증 해소는 물론이고 몸 속까지 시원하고 깨끗해지는 기분이 드는 것이 신기하다.


맛있고 몸에 좋은 여름 아이스티를 만들어 보기 위해 윌셔에 위치한 ‘차생원’을 찾았다. 차생원은 차나무 재배에 가장 좋은 청정 환경 호남 땅에 10만 평의 전용 다원을 가지고 차를 생산하고 있는 59년 전통 ‘한국 제다’의 리테일 매장이다. LA 차생원의 서연옥 대표는 비타민 C가 풍부하고 피로 회복에 탁월한 녹차를 기본으로 하여 여러 종류의 맛있는 차를 서브하고 있다.

녹차는 건강식품으로 그 효능이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 항암효과와 무기질 외에도 화학물질과 빛에 의한 피부암 발생을 억제해주기도 하여 여름철 피부 건강을 지키는 데 필수라고 한다. 한국 차 문화의 맥을 이어온 서양원 명인이 만든 반 발효차인 황차를 비롯하여 차생원에서 직접 블렌딩한 로즈 프룻티는 여름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주기에 충분하다. 앙증맞은 금국으로 우려낸 국화차는 두세 번 우리고 나서 꽃을 씹어 먹으면 나물 같이 쌉싸름한 맛이 재미있고, 아름다운 초록빛과 은근하고 깊은 맛을 내는 가루 녹차는 누구든지 좋아할 만한 깨끗하고 건강한 맛이다.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맛있고 건강한 차 음료를 함께 만들어 보자.


■아이스 황차

커피 절반 정도의 카페인 함량을 가지고 있으며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구수하고 은은한 향을 살리려면 꿀을 넣지 않는 것이 더 좋다. 황차는 부분 발효시킨 한국의 차로 같은 방법으로 만든 우롱차보다 고급스럽고 부드러우며 구수한 맛이 빼어나다.

▲재료: 얼음 1컵, 뜨거운 물 1컵, 황차 티백 2개(또는 잎 황차 1 큰술), 기호에 따라 꿀 1-2큰 술

▲만들기: 황차 티백 2개에 뜨거운 물을 붓고 3-4분간 우려낸다. 유리 컵에 꿀을 넣고 우려낸 티를 부어 꿀이 녹도록 저어준다. 아이스를 넣어 차갑게 하여 마신다.


■‘차생원’서연옥 대표가 전하는 맛있는 아이스 티 만들기 팁


*뜨거운 티를 부었다가 얼음을 넣는 등 온도 편차가 크기 때문에 내열 유리컵을 사용한다. 모양이 예쁘다고 와인잔 같은 것을 사용하면 깨질 염려가 있다.

*뜨겁게 마실 때는 물 1컵에 티백 1개면 충분하지만 아이스 티로 만들 때는 얼음이 녹을 것을 생각하여 물 1컵에 티백 2개를 넣어야 티의 맛과 향을 살릴 수 있다.

*티백이 아닌 잎차를 사용할 때는 티백보다 맛이 강하므로 양을 줄여도 좋다.

*꿀이나 설탕을 곁들일 때는 뜨겁게 우려낸 티를 부어 먼저 녹이고 얼음을 넣는다. 특히 꿀은 얼음물에서 덩어리 져 잘 풀어지지 않는다.

*아이스 티를 위한 차를 뜨겁게 먼저 우려낼 때는 반드시 뚜껑을 덮어주어야 향을 보존할 수 있다.

*말차를 덩어리지지 않게 풀 수 있는 대나무로 만든 차선과 차를 옮겨 담을 수 있는 차시 (차 숟가락)같은 약간의 도구가 있으면 보다 편리하게 만들 수 있다.


우롱차보다 훨씬 맛있는 한국의 반발효차인 황차로 만든 아이스티.

가루 녹차 만들 때 필요한 차선과 차시.


<글 ·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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