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식초 한 방울에 맛 살아나네

2010-07-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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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발효음식인 식초, 인류가 맛과 향이 가미된 식초를 만들어온 지도 5,000년이 넘었다고 한다. 식초는 ‘젖산’을 분해해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고 스트레스 해소 호르몬 생성을 증가시키며 식초의 유기산이 몸 속 에너지 생성을 돕는다는 것을 밝혀내 세 번이나 노벨상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식사 전후나 공복에 물에 희석한 식초를 마시며 실제로 건강을 지켜나가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지치기 쉬운 여름에 시원한 식초 물 한 잔으로 활력을 주고 피로회복에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더운 날씨에는 최고의 건강음료로 여겨지기도 한다.

피로회복 돕고 몸에 활력… 쓰임새 다양한 ‘요리의 감초’

식초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합성식초, 양조식초, 천연 발효식초가 그것인데 합성식초는 자연물질이 아닌 화학물질의 반응으로 생성된 빙초산을 물에 희석하고 향료나 아미노산, 당 등을 첨가해서 만들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식초라 하기 어렵고 요즘은 거의 만들지 않는다.

양조식초는 과일이나 곡물 같은 천연재료를 알콜 발효과정을 거쳐 초산으로 발효시킨 것인데 알콜 상태인 곡물의 주정을 넣어 단기간에 양조해 내므로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한 방법이다.

천연 발효식초는 주정이나 다른 초산을 넣지 않고 원재료 자체로 6개월에서 1년가량의 자연 발효과정을 거쳐 만들어내므로 유기산과 미네랄이 풍부하며 맛도 가장 좋은 고급 식초이고 일본에서는 이미 이 천연 발효식초의 시장 점유율이 40%가 넘을 정도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식초의 종류와 사용법

맛과 재료가 다른 너무나 다양한 식초들이 많이 시판되고 있지만 몇 가지 식초 클래식에 대해서 알아보자.

*발사믹 비니거는 와인 만들 듯 숙성과정을 거쳐 진하고 아름다운 검은 색을 가졌고 맛 또한 복잡하고 미묘하다. 드레싱부터 소스, 양념, 디저트와 음료까지 쉽고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종류이다. 검은 색이 부담스럽다면 화이트 발사믹 비니거를 구입하면 된다.

*샴페인 비니거는 화이트 와인이나 피노누아 품종의 포도로 만들어 부드럽고 섬세한 맛이 특징이고 해산물 샐러드 같은 음식과 특히 잘 어울린다.


*셰리 비니거는 보통 와인 비니거 보다보다 달고 부드럽다. 이탈리아 모데나의 발사믹 비니거가 최고인 것처럼 셰리 비니거는 스페인산이 가장 맛있다. 비니그렛을 만들면 가장 훌륭하고 치킨, 생선 요리용 소스를 만들어도 좋다.

*맛있는 레드와인 비니거는 당연히 좋은 레드와인에서 만들어지며 머스터드와 섞어 비니그렛을 만들면 맛이 좋고 쇠고기, 양고기의 소스를 만들어도 훌륭하다.

*사이더 비니거는 사과로 만들었으며 천연 발효과정으로 만들어진 제품도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종류이다. 미국에서 가장 친숙하고 흔하게 사용하는 종류의 식초라고 할 수 있다.

*디스틸드 비니거는 증류 제조한 식초로 신맛이 너무 강해 요리에 사용하면 다른 재료의 맛을 해치므로 피클 담글 때 정도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몰트 비니거는 맥아를 이용해 만들어 영국에서 가장 많이 쓰는 식초이다.

*케인 비니거는 사탕수수를 발효해 만들어 부드럽고 단맛이 특징이다.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색도 맛도 다양한 식초.

다양한 와인식초들이 판매되고 있다.


■ 나만의 식초 만들기

시판되는 맛이 가미된 식초는 거의가 화이트 와인 비니거에 과일이나 허브를 이용해 향과 맛을 우려낸 것인데 보통 식초보다 맛이 부드럽고 향이 좋아 여러 가지 용도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과일 중에는 라즈베리 비니거가 가장 맛있으며 폭넓게 쓰이는 종류이고, 허브 중에는 타라곤 비니거가 가장 맛이 좋아 그린 샐러드, 포테이토 샐러드, 생선 요리 등에 두루 쓰인다.


**애플 스파이스 비니거

▲재료: 애플사이더 비니거 4컵, 시나몬 스틱 3컵, 오렌지 1개 분량의 껍질, 말린 사과 3쪽, 건포도 ¼컵

▲만들기: 애플사이더 비니거를 소스 팬에 붓고 중간 불에서 가열하여 끓어오르면 나머지 재료를 넣고 불을 끈다. 10분 정도 두고 향이 우러나고 살짝 식으면 유리로 된 보관용기에 모든 재료를 함께 넣고 2주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샐러드드레싱, 음료 등을 만들어 먹을 때 좋다.


**복숭아 비니거

▲재료: 라이스 비니거 4컵, 잘 익은 복숭아 1개(껍질 벗기고 씨 빼서 작게 자른 것), 흑설탕 2큰 술

▲만들기: 라이스 비니거와 설탕을 소스 팬에 붓고 중간 불에서 가열하여 설탕이 녹고 끓어오르면 복숭아를 넣고 불을 끈다. 10분 정도 두고 향이 우러나고 살짝 식으면 유리로 된 보관용기에 모든 재료를 함께 넣고 1주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디저트나 음료에 사용할 수 있다.


빵에 찍어 먹는 것부터 음료까지 쓰임새가 다양한 발사믹 식초.


■친정엄마도 모르는 식초 활용법

달걀·파스타 삶을 때… 치즈 보관 등 ‘한 방울의 마법’


요리에 있어 식초는 약방에 감초 격으로 사용법만 잘 알아 두면 다양한 쓰임새가 있어 필요 할 때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한 식초 활용법을 알아보자.

*기본적인 비니그렛 샐러드 드레싱 만들기: 식초와 오일을 1:4의 비율로 섞는다,




*크리미한 느낌의 비니그렛 만들기: 식초와 오일을 1:3의 비율로 섞는다.

*고기를 부드럽게 하기: 플랭크 스테이크처럼 질기면서 저렴한 고기를 슬로우 쿡 하거나 양념할 때 사용한다. 갈비나 스튜를 만들 때도 식초를 조금 넣어주면 고기가 부드러워진다.

*달걀을 삶을 때: 데빌드 에그 같은 음식을 만들 때 식초를 한 두 방울 떨어뜨린 물에 달걀을 삶아내면 흰자가 단단하게 익으며 달걀 껍질이 깨지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과일 맛을 업그레이드 시킬 때: 배, 캔털로프, 허니듀, 딸기 같은 과일에 라이스 비니거 또는 발사믹 비니거를 살짝 뿌려주면 과일의 단맛이 생생히 살아난다.

*컬리플라워, 비트 같은 단단한 야채를 익힐 때: 찌거나 삶을 때 식초를 1작은 술 정도 넣어주면 색을 보존하며 맛도 좋게 해준다. 야채를 물에 데칠 때 소금 대신 사용해도 색을 선명하게 지켜주고 맛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생선을 포칭할 때: 연어 같은 생선을 끓는 물에 넣어 익히는 포칭 요리법을 할 때 물에 식초를 넣어주면 생선 비린내도 가시고 살을 단단하게 익힐 수 있다.

*파스타 삶을 때: 삶는 물에 식초를 넣어주면 면을 건져냈을 때에도 많이 들러붙지 않는다.

*사이더나 몰트(맥아) 식초를 케첩 대신 사용하기: 영국에서는 감자튀김을 케첩 대신 식초를 소스로 사용한다. 피시 앤 칩은 물론이고 튀기거나 구운 고기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버터밀크 만들기: 레서피에 버터밀크가 있을 때 일반 우유 1컵에 식초 1큰 술을 타서 사용하면 된다.

*손에 묻은 양파 마늘 냄새 없애기: 손에 약간 떨어뜨려 문지르면 냄새가 금방 사라진다.

*촉촉한 초컬릿 케익 만들기: 식초 1작은 술 정도를 반죽에 넣어 구워내면 식초 냄새가 나지 않는 촉촉한 초컬릿 케익을 만들 수 있다.

*완벽한 머랭 만들기: 3개의 달걀흰자 분량에 ½작은 술의 식초를 넣어주면 잘 부풀었으면서도 단단한 머랭을 만들 수 있다.

*소스나 수프에 활력: 와인 비니거 1작은 술 정도를 넣어주면 평범함 맛에 활력을 넣어 준다.

*음식이 너무 달거나 짜게 되었을 때: 식초 약간을 넣어주면 달거나 짠 맛이 흐려지므로 급할 때 쓸 수 있는 방법이다.

*젤라틴으로 만든 음식을 녹지 않게 도와주기: 여름에 많이 먹게 되는 젤라틴 디저트를 만들 때 젤라틴 1박스당 1작은 술의 식초를 조금 넣어주면 뜨거운 온도 아래서도 젤라틴이 탱탱함을 잃고 흐물거리는 것을 막아준다.

*튜나 같은 날생선 샐러드를 만들 때: 드레싱에 식초를 넣으면 식중독도 예방할 수 있다.

*피크닉 포테이토 샐러드드레싱 만들 때: 여름철 상하기 쉬운 음식에 식초를 넣으면 걱정이 없다. 마요네즈 1컵, 식초 3큰 술, 설탕 1큰 술, 소금 ½작은 술을 섞으면 간단하고 맛있는 포테이토 샐러드드레싱이 된다.

*치즈를 신선하게 보관하기: 치즈를 식초를 물에 희석해서 적신 거즈에 싸서 보관하면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막아 오래 보관할 수 있다.


<글 ·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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