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로컬 생산 농작물이 신선

2010-05-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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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머스 마켓 알뜰·건강 샤핑법

▶ 엄선된 벤더 많아야 품질 우수

파머스 마켓이 인기다. 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 로컬 푸드를 구입하여 직접 요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레스토랑의 셰프들은 신선하고 특이하며 맛있는 제철 재료를 구입 가능하게 해 주는 파머스 마켓을 애용한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일년 내내 좋은 식재료들이 즐비해서 최근 10년 사이 파머스 마켓의 수가 두 배로 증가, 200개가 넘는 정식 허가된 파머스 마켓이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숫자가 늘어나고 덩치가 커지면서 물론 희생되는 부분도 있다. 파머스 마켓에도 대규모 기업형 농장들이 몰리면서 품질이 저하되고 파머스 마켓의 본질과는 상관없는 제품들이 판매되기도 한다. 따라서 좋은 마켓과 양심적인 벤더를 알아보는 안목을 키워 정확히 원하는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LA타임스는 최근 푸드섹션을 파머스 마켓 특집으로 만들고 이러한 분별력과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노하우를 소개했다. 파머스 마켓 샤핑에서 실패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가이드라인을 알아보자.



*공인된 파머스 마켓

농부들과 소비자의 직거래가 이루어지도록 주정부에서 허가 공인한 마켓이다. 좋은 식재료를 생산하는 조건에 합당하게 엄선된 벤더가 많아야 하고 주로 보편적인 과일, 채소, 견과류, 달걀 꿀 등을 판매한다. 소규모로 시작해서 수효가 많아졌을 때 규모를 키워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러한 공인된 마켓에서도 이미 요리한 음식 또는 바나나, 중국 버섯 같은 벤더가 직접 생산하지 않은 음식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될 수 있도록 로컬에서 생산된 제품을 파는 곳을 찾아야 한다.

파머스 마켓에 나와 있는 제철 맞은 여러 가지 베리종류들.


파머스 마켓에서도 경제원리가 지배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벤더들이 늘어나면 물건을 떼어와 쉽게 이윤을 내는 벤더에게 많은 자리를 내어주게 되고, 그 결과로 로컬 파머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게 되면 경쟁이 심해지면서 로컬 파머들조차 생산품의 질을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손해는 소비자에게 돌아오게 된다.

여기에 매니저들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하게 되는데, 매니저들은 로컬 생산품으로서 자격이 있는 제품과 아닌 것의 차별을 두어 구분해야 하고, 유기농, 무농약 재배 같은 자체 품질보증의 공증서 같은 것이 있다면 소비자들에게 잘 보이도록 전시해 두어야 한다.(그러나 자연산 물고기나 버섯 등은 이러한 공인증서가 없더라도 품질이 우수한 품목이기도 하다.) 매니저는 농장 방문도 불사하여 판매 상품들이 정말로 그곳에서 재배되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고 레이블에 표기하는 자연 재배, 무농약, 유기농 등의 조건이 사실인지 확인해야 한다.
좋은 먹거리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많은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다. 약간의 노력만 들이면 더 좋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머스 마켓의 장점을 조목조목 따져보자.

가까운 파머스 마켓은 웹사이트(http://projects.latimes.com /farmers-markets/)에 접속하면 주 7일 요일 별로 찾을 수 있다.



맛·향 비교하고 제철 재료 골라라

농가 직거래… 일반 마켓보다 비싸기도
못 생기고 흠집 있는 유기농, 몸엔 좋아


#재료의 질-야채 과일 등의 맛과 향에 질감까지도 대부분 우수하다. 직접 돈과 시간을 들여 텃밭이나 작은 농장을 경영하지 않는 이상 그 어떤 곳보다도 신선한 좋은 질의 재료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다양한 종류-일반 마켓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다양한 재료를 직접 맛 볼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먹어보고 이름도 물어보고 이야기도 나눠보고 결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에일륨 토마토를 종류대로 먹어보고 맛을 비교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골드러시애플 같은 신상품뿐 아니라 보이젠 베리, 페르시안 멀베리 등 평소 잘 들어보지 못한 재료들을 최상의 상태로 구입할 수 있다.

#신선도-당연히 신선한 재료들을 판매하지만 수퍼마켓처럼 일정 온도가 유지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재료들이 시들고 멍들거나 손상될 수 있다. 가능하다면 일찍 파머스 마켓에 들러 가장 많은 종류와 최상의 신선도가 보장될 때 샤핑하며 아이스박스를 가져가서 곧바로 담아 보관하여도 좋다.

#잘 익은 과일-잘 익었다는 말은 그만큼 손상되기도 쉽다는 말이기 때문에 플래스틱 컵이나 박스 같은 용기를 가져가서 담아오는 것이 좋다.

#재철 재료-파머스 마켓에 진열되어 있다고 해서 그것이 가장 맛있는 제철 재료라는 보장은 없다. 올해 들어 마켓에 처음 나온 먹음직 서러운 살구를 발견했다 하더라도 제철 식재료 달력 같은 것을 참조하면서 언제부터 구입해야 하고 언제 그만 두어야 하는지 공부하는 것이 좋다.

#소규모 장인 생산과 대규모 산업적 생산-보통 작거나 또는 중간 규모의 농장들은 대규모 농장보다 좋은 품질의 농작물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것이 파머스 마켓의 본질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좌판만 봐서는 다 비슷비슷해 보이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어렵다. 누가 오너이고 어느 정도 규모의 땅과 조건에서 생산되었는지, 다른 어떤 종류의 작물과 함께 생산되었는지 모든 세세한 조건이 기록되어 있는 인증서가 있으므로 보여 달라고 하여 꼼꼼히 읽어보면 잘 판단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농부와 접촉해 보기-내가 먹는 식재료를 생산해 준 농부들과 직접 대화하고 정보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일 것이다. 직접 보고 듣고 농장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실상은 그렇게 못하기 때문에 파머스 마켓이 존재한다. 파머스 마켓에 주인이 직접 나오는 경우는 드물지만 궁금한 것(맛, 종류, 생산방법, 보관, 농약 사용여부 등)이 있다면 직원들에게 조목조목 물어 보아도 최소한의 정보는 얻을 수 있다.

#가격-당연히 소비자는 품질에 비례해서 가격을 측정한다. 어떤 제품이 보통 마켓보다 훨씬 비싸다면 품질 역시 월등히 좋아야 할 것이다. 대부분 마켓보다는 좋은 제품들이지만 가격이 훨씬 싸다는 보장은 없으며 파머스 마켓 내에서도 차이가 크게 나는 경우가 있으므로 한번 둘러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겉모습-누구나 탐스럽게 크고 흠집 없는 빨간 복숭아를 사고 싶어한다. 하지만 못 생겼고 색깔도 일정하지 않고 흠집이 있더라도 맛은 나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건강과 친환경적인 것들이 미치는 영향-파머스 마켓의 소비자들은 농약이 노동자와 환경에 이어 우리에게도 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주는지 알기 때문에 유기농 인증 마크에 기꺼이 돈을 더 지불한다.

깨어 있고 도덕적으로도 아주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는 농부들은 유기농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지구를 살리고, 더 좋은 맛과 영양을 제공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올바른 방법으로 땅을 가꾸며 장인정신을 가지고 작물을 생산해 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부류의 농부들 중에서도 유기농 인증 마크를 획득하기에 너무나 많은 비용이 들고, 또 그 기준자체가 엄격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신껏 운영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유기농 농장들이 평균보다 작은 크기의 땅에서 물과 자원을 아끼고 환경을 보호하는 농사를 짓는다.


<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다양한 채소류.

신선한 당근.

파머스 마켓은 시식을 많이 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파머스 마켓에서는 좋은 생선도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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