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20년까지 천천히 회복”

2010-03-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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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시장 전망

인플레이션 비율보다
1~2% 높은 성장률 예상
고용시장 회복이 관건


주택시장의 바닥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셀러나 바이어나 주택시장이 하루빨리 바닥을 치고 회복되기를 바라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주택 시장이 바닥을 확인할 것으로 예측하는 부동산 전문가들이 많다. 그러나 주택시장이 바닥을 거쳐 어느 방향으로 회복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비관론자는 다시 하락세를 보이는 ‘더블 딥’ 형태를 띨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 반면 일부는 하락보다는 더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US 월드&뉴스 리포트가 전망하는 2020년까지의 주택시장 전망을 통해 한인들의 부동산 투자를 돕고자 한다.


◇ 곧 희망이 보인다. 성장폭은?

지역별로 주택가격의 편차가 있어 주택시장 회복시기를 포괄적으로 전망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가격이 이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일부 지역에서는 하락세가 아직 진행 중인 곳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이 주택시장의 무게중심이 회복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데 동의하고 있는 분위기다.

UC버클리 피셔센터의 케네스 로젠 소장은 “전국적으로 주택시장이 반등을 시도하게 되면 거품 이전 수준의 성장속도를 보일 것”이라며 “향후 10년간 인플레이션율보다 약 1~2% 높은 수준의 성장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0년 초반부터 시작된 주택가격의 ‘고공행진’과 같은 빠른 성장세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주택시장의 성장률은 주택시장 장기 성장률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케이스-실러지수의 창시자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1890년부터 2008년까지의 주택 가격을 통계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평균 주택가격은 해마다 인플레이션율보다 약 0.5% 이상씩 상승을 이어오고 있다.

조만간 주택시장의 회복이 확실시되는 분위기 가운데 주택시장의 성장폭은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이 쥐고 있다. 현재 10%대를 넘나드는 고 실업률이 주택시장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대개 고용시장 회복이 전체적인 경제의 회복기의 마지막 단계라는 점에서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고 실업률 사태가 해결될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에코부머’세대의 주택수요 증가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녀 세대인 에코부머 세대가 향후 10년간 주택시장의 수요를 주도할 것으로 부동산 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하버드 대학의 연구 자료에 따르면 에코부머 세대가 경제 주체로 진입하는 연령대인 25세가 올해부터 시작되고 적어도 2020년까지는 이들 세대로부터의 신규 주택수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에코부머 세대 인구는 70년대 경제를 주도했던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약 500만명 이상 많아 향후 주택시장 성장의 강력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버드 대학은 지난해 6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에코부머 세대들의 주택시장 진입으로 향후 10년간 주택시장의 수요가 지탱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들 세대가 임대든 소유든 어떤 형태로든 간에 주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주택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다면 최근 꺼져가고 있는 주택시장의 거품이 조만간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있을까?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능성은 있지만 조만간 실현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 주택가격의 고공행진이 다시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경제학적인 측면보다는 정치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아직도 거품이 다 꺼지지 않은 현재로서는 엄격한 규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어서 주택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택시장 거품이 정치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고 보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좀 다르다. 연방 상원의원 보좌관을 지내고 현재는 케이토 연구소의 마크 캘라브리아 연구원은 “정치인들은 일반적으로 주택시장에 도움이 되는 정책보다 주택 시장에서 인기를 끌만한 정책을 입안하게 마련이다”며 “최근의 사례에서 경험했듯이 단기간에 유행처럼 번진 서브프라임 관행이 다시 찾아온다면 문제가 표면화하기 전까지 표심을 의식한 정치인들이 이에 대한 규제법안을 선뜻 마련하기를 꺼려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캘라브리아는 그러면서 향후 15년 안에 주택시장 거품이 다시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행복한 거주가 우선

적어도 향후 10년 주택가격이 인플레이션율보다 연평균 약 1~2% 웃도는 비율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지금 주택 구입을 계획하는 바이어들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주택 구입 후 무리한 가치상승을 기대하지 말고 행복하게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구입하라고 충고한다. 이 원칙을 지키는 한 지금처럼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는 주택 소유주가 많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충고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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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의 자녀세대인 에코부머 세대가 경제 주체로 진입하는 향후 10년간 주택시장에서 수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른 주택 가격 상승이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상승폭은 인플레이션율을 감안 연 평균 약 1~2%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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