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행복한 사람

2010-02-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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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인가, 모 한인은행이 주최한 부동산 세미나에 강사로 나가 발표한 일이 있다. 유망업종이나 추천하고 싶은 비즈니스를 소개하고 은행융자 내용등을 소개하는 시간이 었던걸로 기억난다.

주제 발표자로써, 나의 첫 마디는 “선뜻 추천하고 소개할만한 비즈니스가 없다”는 것이었다. 어떤 반응이었을까? 그 자리에 참석한 분들이나 주최측의 모습에는 모두가 의외라는 눈치였고 조금은 실망하는 모습도 보였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발표에서 필자는 단서를 달았다. “어떤 비즈니스도 그 사업하는 사람의 철저한 준비와 열정 그리고 정직한 자기 철학이 있으면, 어떤것도 해볼만하다.”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요즈음 금융위기로 초대된 불경기시대의 부동산 시장은 정말 예측불허의 힘든 상황이다. “어떻게 이럴수가”와 “어찌하여 이 지경까지”로 한숨만 나온다. 그 당시에 어떤 비즈니스도 “별차이가 없다”는 그때의 그 말들이 지금 정말 좋지 않은 뜻으로 현실이 되었으니 기가 막힐 뿐이다.

20여년전 비 부동산 창업자인 정연중대표와의 만남으로 부동산업을 시작했다. East LA에서 조그만 마켓을 운영하던 필자는, 조그만 키에 까무잡한, 그러나 눈매는 반짝거리는 정대표를 만났다. 10월의 마지막날이었던가. 치열한 생존 경쟁과 벅찬도전이 계속됐다.

물러설수 없는 “배수의 진”을 친 싸움의연속이었다. 변화무쌍한 커머셜 거래에서 또 다시 인생을 배우고 산전수전 다 겪으며 어느 유명 드라마에서 유행했던 ‘물건은 파는게 아니라 나를 팔아야 한다’는 말을 외우고 또 외웠다.
그렇다. 부동산 중개인, 참 힘든 스트레스를 견디어내야 하며, 자기 인격을 파는 직업이다.

이처럼 굴절 많은 비즈니스와 상업용 건물을 주로 다루었던 필자는 요즈음 회자되는 ‘위기는 기회다’란 말을 아주 기피한다. 피땀흘려 이룬 재산들이 헐값에 매매되는 현실앞에 어찌 기회 운운 하겠는가! 안더우기 부동산업을 생업으로 하는 입장에서는.

요즈음은 주택거래에도 재미를 붙이고 있다. 사실 주택매매분야가 부동산의 기본이다. 그동안 함께 쌓아온 나의 고객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무한한 신뢰를 주신분들이 나의 큰 재산이다. 지금도 어렵사리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치열한 생존 경쟁에 서계신 많은 자영업자분들께 뜨거운 성원과 힘찬 박수를 보낸다.

요즈음은 또 새로 이 험한 부동산 시장에 도전하는 신참 에이전트를 교육시키는 일에 재미를 붙였다. 이들에게 언제나 정직한 자기 철학을 강조하고 있다. 행운을 바라는건 에이젼트의 몫이 아니며 강한 도전정신없는 에이전트는 살아남지 못한다고 얘기해주곤 한다. 요즈음 같은때에도 빈 책상은 없다. 지난 몇년동안 떠났던 동료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잠깐 업계를 떠나있었던 이유는 서로가 말을 안해도 잘 안다. 너무도 힘든 시간들을 지내오고 있음으로.

마지막으로 내 책상자리 벽에 써있는 아래 구절들을 소개하고 글을 맺으려 한다.


인생의 가을에 열매를 맺으려면 가슴 뛰는 일을 가져야 한다.
하고 싶고, 이루고 싶고, 좋아서 가슴뛰는 일을 가진 사람만이 삶의 열매를 맺는다.

아침이 찾아올때 가슴이 뛰어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픈 것들을 가져야 한다.

일이든 음악이든 독서든 여행이든 그 어떤 것일지라도 가슴 벅찬일을 이루며 사는 이는 행복하다.

행복한 사람.
(714)713-2494

마이클 방 / 비 부동산 로랜하잇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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