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젠 한족선교 도울 때”

2010-02-2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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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량 중국선교사 홍정표 목사
“중국인 섬기도록 조선족 리더 훈련해야…
미 신학교 졸업자들 건너와 도왔으면”


“그동안 중국교회(삼자교회)가 차세대 지도자들을 길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서 분화돼 나온 수많은 처소교회(지하교회)들은 리더(설교 지도자)조차 예배, 교회 행정 및 조직, 선교 등에 무지합니다. 이들을 제대로 교육시켜 중국인(한족)들을 제대로 섬길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시급하죠.”

하나님의성회에서 안수를 받고 지난 15년간 자비량으로 중국 땅에 복음의 씨를 뿌리는 일에 헌신해 온 홍정표 선교사. 선교 활동 중 만난 조선족 정미자 사모와 결혼한 그는 한국 김포에 거주하며 3개월에 2번꼴로 중국을 찾아 2~3주간 여러 지역을 돌며 소리 소문 없는 ‘단기 교육선교’를 집중적으로 펼치고 있다. 처소교회 리더들이 소집되고 경비가 마련되는 대로 바다를 건너가 그들을 양육하는 게 주된 사역이다. 그는 5~6시간 거리를 달려오는 리더들에게 새벽부터 밤까지 목이 쉬도록 강의한다. 세례를 주고 교회 행정도 지도하지만, 무엇보다 성경을 통전적으로 읽는 법을 가르치고 신학적인 바탕을 다져주는 일에 집중한다. 교회당 5명가량 있는 이들 리더는 모두 평신도로 신앙은 뜨겁지만 체계적 신학교육은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학교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그에 따르면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앞다퉈 삼자교회를 세운 한국교회는 지도자 생활비를 지원하고 그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교육시키는 등 조선족 복음화에 열정적으로 매달렸다. 하지만 조선족 누구나 한국에 나가 돈벌이를 하게 되고 젊은이들은 중국 내 대도시로 급속히 탈출하는 시대를 맞아 시골교회들마다 노인과 아이만 남는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다.

따라서 처소교회들이 중국인들과 조선족 노인들을 주타겟으로 목회할 수 있도록 돕는 쪽으로 중국선교의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하지만 조선족 리더들은 북경어로 유창하게 설교하지 못한다는 약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조선족이 북경신학, 남경신학 등 삼자교회 신학교에 입학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경어로 수업하는 계절학기제 ‘대안 신학교’의 설립을 꿈꾸고 있다”고 밝혔다. 다행히 부인 정 사모가 연변대 교수 출신으로 통역을 맡아 한중 교류의 가교 역할을 수없이 했을 정도로 중국어가 완벽한 데다 실력 있는 다른 통역들과 탄탄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어 이같은 일이 가능하다.

“풀러신학교 등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받고도 쉬고 있는 한인 목회자들을 중국으로 초청, 현지인들을 가르치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홍 선교사는 “공부한 분들이 가슴을 열고 중국에 많이 건너와 배운 것을 한 자라도 눈물 흘리며 가르쳐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한인 교회들은 물량공세를 앞세운 일회성 선교보다 지속적 양육에 힘써야 한다. 앞으로 중국선교는 많이 하지만 방향을 잃고 오리무중에 빠진 한인들을 돕는 길잡이 역할도 하고 싶다”면서 안정적인 사역을 위해 미국 내 선교단체의 파송을 받아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문의 me2ja@hanmail.net

<글·사진 김장섭 기자>


HSPACE=5
부인 정미자 사모, 딸 홍수현양과 미국을 방문한 홍정표 선교사는 “미국서 신학교육을 받은 한인 목회자들이 많이 중국에 와서 단기교육 선교에 동참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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