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H-1B (취업 비자)로 본 미국 경제

2010-01-28 (목)
크게 작게
H-1B (취업 비자)를 신청하려고 준비하고 있던 많은 예비 신청자들에게 2009년 연말은 상당히 우울한 시간이 되어 버렸다.

그동안 생각보다 빠르게 소진되고 있던 H?1B 쿼터가 2009년 12월 21일을 기해 모두 소진되었다는 이민국의 발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H-1B 쿼터의 숫자가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2009년 4월에 접수가 시작되어 상당 기간 쿼터가 남아있었다는 것은 그 만큼 미국의 고용 시장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했다.

물론 H-1B가 자격이 되는 외국인을 고용하는 것이긴 하지만, 2009년도 미국의 전반적인 고용 시장 사정이 좋지 않았다는 통계가 나온 것을 보면 H-1B 쿼터 소진을 보며 어느 정도 미국 경기에 관한 예측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사실 2009년도 8?9월 정도만 하더라도 H-1B 쿼터의 소진 속도가 상당히 느렸었던 것이 사실이다. 2009년 중반에도 전반적인 미국 경기의 회복세는 상당히 지지부진했었고, 고용 시장도 매 달 통계가 알려주듯이 계속 실업자의 숫자가 증가했었다.

그러던 것이 2009년 후반에 들어 조금씩 체감 경기가 좋아지는 듯 하면서 H-1B 쿼터의 소진 속도도 함께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 만큼 고용 시장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었다는 얘기이기도 했다.

물론 H-1B 쿼터의 소진 속도를 보고 전반적인 미국 경제를 논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H-1B 쿼터의 소진 속도가 전반적인 미국 고용 시장을 판단하는 하나의 바로 미터가 될 수는 있다고 보면, 미국 경제가 조금씩 회복되어 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아직도 일반 국민들의 체감 경기는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소비가 많이 증가한 것도 아니고, 고용 지표도 눈에 띄게 나아진 것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일반 회사들에서 서서히 고용 확대를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경기 회복의 신호라고 본다.

2009년 10월 1일을 기점으로 미국의 2010 회계 연도가 시작되었다. H-1B를 새로 승인 받은 경우, 매 회계 연도 시작일인 10월 1일을 기점으로 공식적으로 H-1B의 신분으로 일을 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이미 2010 회계 연도 H-1B 쿼터는 모두 소진되었고, 2011 회계 연도를 위한 H-1B 서류 접수는 금년 4월 1일부터 시작이 된다. 4월 1일부터 서류 접수가 시작된 후, H-1B가 승인이 되면 2011 회계 년도가 시작되는 2010년 10월 1일부터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4월에 H-1B를 신청하려는 신청자들은 지금부터라도 변호사와 상의하여 서류 준비를 미리 해 놓는 것이 좋을 것 같다.

4월이 임박해서 허둥대며 서류를 준비하다 보면 빠진 서류가 나오거나 시간적으로 많은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H-1B를 신청하려는 신청자의 입장에서는 쿼터 소진이 가능하면 느리게 되는 것을 원하겠지만, 그것은 미국 경기가 그 만큼 회복이 더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될 것이다.

전체적인 미국 경기가 빨리 회복되어 H-1B 쿼터도 예전처럼 접수 이틀만에 모두 소진되는 현상이 오는 것이 좋지 않을까. 물론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미국 의회에서 H-1B 쿼터를 늘여 외국인들이 시간적인 걱정 없이 아무때나 H-1B를 신청하는 것이 제일 좋을 것이다.

2010년에는 정말 경기가 회복되어 고용도 증가하고,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도 좋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213)382-3500

김준환 / 변호사
<법무법인 KIM & MIN>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