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끝이 없는 악과 독으로 가득 찬 혀

2010-01-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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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의 크기는 작지만 우리의 온 몸을 더럽히며 타인들의 인격과 몸을 파괴하며 인간세상 모두를 추하게 만드는 주범인 것이다. 쉬지 않고 추잡한 악과 몹쓸 욕을 내뿜고 있다.

성냥 한 개비가 캘리포니아 일부를 불바다로 만들었듯이 우리가 매일 매일 주저하지 않고 조심하지 않고 조그마한 혀로 뱉어내는 악과 독, 특히 타인들에 대해 험담하는 혀, 돈 욕심을 추구하기 위해 되지도 않게 자화자찬하는 혀, 텅 빈 머리통 속은 명예욕으로 꽉 차여져 있어 어떻게 하던지 한 가지의 감투라도 더 조잡한 이력에 더하기 위해 내뿜는 허구에 찬 혀, 세상 것 찾지 말고 위엣 것 의지하라고 말해 놓고 세상 것 욕심에 가득 차서 돈 내어 놓고 봉사하라고 외치는 욕심에 가득 찬 거짓행위 하는 혀, 조금 전 예배에서 울고불고 하나님 찾고 나와서 점심 테이블에 모여 앉아 다른 교인들에 대한 gossiping을 하고 있는 정신 빠진 혀, 별의 별짓 다하다 운 좋게 좋은 사람들 만나 조그마한 미국 감투 하나 얻어놓고 독립운동이라도 한양, 한국인들을 위한 양 떠벌리며, 자만에 차 있는 꼴불견의 혀, 그렇지 않아도 항상 분열되고 있는 교포 사회에 한국 선거 끌어다놓고 왈가왈부하는 혀들, 앞으로 싸움질들 도대체 어떻게 감당하며, 그런 투표가 한국을 사랑하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으며, 미국 내에서의 한국 정당 정치활동이 위법적이 아닌 것인지, 미국 내에서의 합리적이며 끈끈한 정의 독자적 교포사회를 한국의 정치적 이용물이 되는 교포사회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 우리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말이 안 통하고, 차별을 받으니 성질 있는 아이들은 주먹질을 하게 되고, 학교 쫓겨나고, 집에서 등한시 되고 마약까지 손을 대어 팔이 썩어가며 교도소나 소년원에 얼마나 많이 있는데 우리 어른들은 혀 놀이에 세월만 보내는구나.

누가 조금만 실수해도 마치 잘못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잘 난 혀들로 몰아붙인다. 감옥 담 안에 있는 사람들하고 담 밖에 있는 사람들의 차이가 무엇이란 말인가?


부패하고 음란한 생각, 사회 규범에 어긋난 생각, 욕심된 생각, 위법이 되는 생각 등을 똑 같이 하지만 담 안에 있는 사람들은 어쩌다 그 생각들이 행동으로 옮겨 드러나고, 담 밖에 있는 사람들은 행동으로 옮기지 않거나, 못하거나, 행동으로 옮겼어도 들키지 않은 차이 외에 무엇이 있단 말인가.

누가 누구를 힐난할 수 있단 말인가. 남을 잰 똑같은 잣대로 우리도 재어지는 것 아니겠나. 더욱이 면전이 아닌 뒷전에서의 혀 놀림은 삼가 하도록 하자. 험담의 혀 놀림을 하기 전 내 자신부터 돌아보자.

머릿속에서는 항상 귀는 둘이고 입은 하나이니 열심히 듣고 천천히 말하자고 하면서도 남의 얘기나 내 자랑이 되면 거품을 품기 시작한다. 교묘하게 돌려대기도 한다.

어느 날 내 자랑이나, 남의 얘기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또 타당성을 찾아 남의 얘기함을 합리화시키려는 더 나쁜 나를 발견하고 나면 실의에 빠져 후회를 하고 또 후회를 한다.

이웃을, 타인을 기쁘게 해 주어야하는 대신 그 사람의 험담을 하며, 판단을 하다니 이런 몹쓸 사람이 있나 라는 자책을 또 하고 또 한다.

저희 목구멍은 열린 무덤이요
그 혀로는 속임을 베풀며
그 입술에는 독사의 독이 있고
그 입에는 저주와 악독이 가득하다.

금년에는 입에 재갈을 물리고 고삐로 꽉 잡아매어 남의 말이나 정신병자 넋두리 같은 말을 되도록이면 하지 말며 매일 매일을 웃음으로 시작하고 칭찬으로 마무리 짓자.

내가 존경하는 노목회자께서 자주 인용하시는 내가 매일 죽어야 한다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겠다.
(213)748-8888

하워드 한 / 부동산 컨설턴트·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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