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낮은 감정가로 거래가 깨진다”

2010-01-14 (목)
크게 작게
최근 감정가가 낮게 나와 주택 거래가 무산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MSNBC가 보도했다. MSNBC는 차압 매물과 숏세일 등 급매성 매물이 늘면서 인근 일반 매물의 거래가를 끌어내리고 있고 지난해 강화된 새 감정평가 규정이 정확한 감정가 산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거래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MSNBC가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조사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협회원 4명 중 1명꼴로 낮은 감정가로 인해 거래가 무산된 적이 있다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차압·숏세일 늘어나면서
인근 새집 가격 하락시켜


전국주택건설협회(NAHB) 역시 낮은 감정가로 인해 신규 주택 판매가 약 4분1가량 감소했다며 최근의 주택 감정 평가 관행의 모순을 지적한 바 있다.

NAHB의 지적은 신규 주택 감정시 인근의 급매성 매물과 비교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인데 실제로도 일반 매물 감정시 급매성 매물을 비교대상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차압 및 숏세일 매물이 급증하고 이같은 급매성 매물이 집중된 지역의 경우 비교 대상이 되는 매물을 찾기 힘들어 일반 매물의 거래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버드대학의 주택시장 연구센터가 매서추세츠 지역의 주택 시장을 20년간 조사한 바에 의하면 100야드 내에 차압 매물 거래가 있었을 경우 일반 매물 거래가를 약 1% 정도 하락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급매성 매물에 대한 거래가 많은 지역에 일반 매물의 거래가가 타지역보다 낮게 감정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감정평가사 캐서린 셰리의 사례도 이와 비슷한 경우다. 셰리는 최근 샌타애나의 침실 3개, 욕실 2개짜리 단독 주택에 대한 감정가를 바이어가 써낸 오퍼금액보다 3만달러 낮게 내놓았다. 리스팅 에이전트가 렌더를 통해 셰리에게 감정을 재실시 해줄 것을 수차례 권유했으나 셰리가 기존의 감정가를 고수하는 바람에 거래가 무산되고 말았다.

한편 강화된 주택감정평가 규정에 의해 거래가 힘들어지는 경우도 빈번하고 있다.


지난해 실시된 새 규정에 의하면 모기지 브로커가 감정평가사를 고용할 수 없는 대신 융자 은행 측이 회사내부 인력을 활용하거나 외부 감정평가 관리업체를 통해 감정평가사를 고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주택시장에 어두운 일부 감정평가사들이 시세와 동떨어진 엉뚱한 감정가를 내놓아 주택 거래를 힘들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샌디에고 북부 지역에서 활동하는 켈러 윌리엄스의 크리스 헬러 에이전트도 비슷한 이유로 거래가 무산되기 직전까지 간 적이 있다.

감정평가사가 포웨이 지역 침실 3개짜리 주택의 감정가를 거래 금액보다 무려 5만5,000달러나 낮게 산정하는 바람에 거래가 거의 깨질 뻔했다.

하지만 셀러가 합의된 거래 금액에서 2만달러를 낮추고 바이어도 3만5,000달러를 더 마련하겠다고 합의해 가까스로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

<준 최 객원기자>

HSPACE=5
지난해부터 시행된 새주택감정평가 규정으로 최근 감정가가 낮게 나와 주택 거래가 무산되거나 주택 거래 지연을 초래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