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 - 새해에는 새로운 해가 뜨리라

2010-01-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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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어려울 때면 늘, 특히 고통스러운 시기에 자신에게 거는 주술이 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리라’이다. 진창에 고개를 박고 울고 있기보다는 일어나 세수하고 밥을 먹고, 한숨 자고 나면 내 안에 힘이 있음을 느낀다. 질기고 강한 생명력이다. 신과 우주와 나는 하나다. 인간의 생존의지에 따라 나는 살게 되어 있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또 치유하게 되어 있다.

3년째 불경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해는 덜그럭거리는 빈 밥통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리는 한 해였다. 있는 사람들은 있으면서 부족한 대로, 없는 이들은 그야말로 없어서 그 표정이 어둡고 스산하다. 지난 한해 주된 세일은 재정적으로 정말 탄탄한 손님을 제외하고는 모두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주택 소유주들과의 힘든 상담이었다. 페이먼트를 할 수 없고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수입이 급감한 상황에서 많은 한인 주택 소유주들이 당혹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새해에는 다시 몸을 추스르자. 개인의 잘잘못이 아닌 나라 전체의 부동산 파동으로 이해하고 당당하게 해결책을 찾자.


미 재무부에서는 집 페이먼을 줄여주고 재조정해 주는 모디피케이션 프로그램(HAMP)이 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HAFA(Home Afford-able Foreclosure Alternatives Program)을 발표했다. 적극적으로 숏세일을 하라는 것이다.

기존의 숏세일은 은행에서 승인하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어려워서 바이어가 기피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는 셀러의 어려움을 증가시키고 마의 원활한 흐름을 깨뜨리고 있다.

모디피케이션을 제대로 한 사람도 별로 없고 연체 가구는 느는데 숏세일은 힘들다. 2009년 부동산 시장의 현주소이다. 셀러, 바이어, 에이전트 그리고 백만건 이상의 숏세일 건수가 밀려 있다는 은행의 고충까지 이거 뭐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깊었다.

2010년 4월5일부터 실행되는 미 재무부의 ‘차압 막기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는 바이어의 오퍼가 있어야만 은행과의 숏세일이 시작되었으나 이제는 오퍼 없이도 집 주인의 경제 상황에 따라 먼저 승인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바이어가 숏세일 집을 사기가 훨씬 쉬워진다. 따로 승인 받기까지 기다리고, 안될 수도 있고 그러다가 지쳐서 포기하고 ‘이제는 숏세일 집은 안해’가 된다. 이 악순환이 그치기를 바란다.

그동안은 은행들, 셀러와 바이어들 간의 가격 격차로 인한 손실을 충당하는 길로 에이전트의 커미션을 부분 포기하는 것을 강요했다. 당장에는 한 건, 한 건 일이 해결되는 듯하지만 이는 에이전트로 하여금 숏세일을 기피하게 하고 결국 부동산 마켓을 위축시킨다. 이를 강력히 규제한다는 내용이다.

숏세일을 승인해 주며 그 차액을 집주인에게 끝까지 개인적인 빚으로 남기지 말라는 항목도 있으며 관련된 모든 사람들, 집주인, 바이어, 에이전트와 investor까지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이 HAFA 프로그램은 패니매나 프레디맥 융자가 아니면서 72만9,750달러 이하인 경우에 해당된다는 조건이 있으나 다른 숏세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먼이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순간 너무 낙담하거나 곤혹스러워 하지 말고 내 집이 위치한 지역의 전문 부동산 에이전트를 바로 찾는다.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한다. 오죽하면 정부가 저렇게 발 벗고 나설까? 에이전트와 함께 현재 수입에 맞게 재정상태를 재정비하고 해결책을 찾는 가운데 다시 살아갈 의욕과 힘이 넘칠 것이다. 새해에는 새해의 해가 뜨리라.

sunnysm@pacbell.net, (818)317-8525

서니 김 <리맥스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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