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값 실제로는 내렸는데… 주택 소유주들은 “올랐다”

2009-11-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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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로우닷컴 설문조사
시장 현실 왜곡해 인식

대부분의 주택 소유주들이 부동산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주택시장의 현실과 크게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부동산 사이트 질로우닷컴에 따르면 많은 주택 소유주들이 실제로 집값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느끼지 못하거나 오히려 집값이 오른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질로우닷컴이 해리스 인터액티브사에 의뢰해 10월6일부터 8일까지 전국 주택 소유주 1,4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약 47%의 응답자가 지난 12개월 동안 집값이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질로우닷컴의 자체 조사에서는 지난 1년간 약 72%에 해당하는 주택의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집계돼 주택 소유주들이 주택 시장의 현실과 달리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로우닷컴의 스탠 험프리스 수석연구원은 “많은 주택 소유주들이 집값이 오르기를 바라는 희망으로 주택시장의 현실을 왜곡하여 인식하는 경향이 크다”며 “특히 주택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미래 주택가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기대하는 소유주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게 제공되는 세제감면 혜택의 영향으로 주택가격이 곧 바닥을 치겠지만 V자형 회복보다는 L자형 회복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의 주택 시장을 내다봤다.

지난 1년 동안 집값이 오른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답변과 질로우닷컴의 조사 결과가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25%가 집값이 올랐다고 답변했으며 질로우닷컴의 조사 결과 실제로 집값이 오른 비율도 약 22%로 설문조사 결과와 비슷했다.

한편 앞으로 6개월간 집값이 현재보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소유주는 전체 응답자의 약 17%, 현재와 비슷할 것으로 보는 소유주는 43%, 오히려 오를 것을 기대하는 소유주는 41%로 대부분의 주택 소유주들이 주택시장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서부 지역의 주택 소유주들이 주택시장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로우닷컴의 조사에서 이 지역에서 지난해 약 17%에 해당하는 주택의 가격이 실제로 오른 것으로 조사된 반면 이 지역 응답자 중 약 28%가 집값이 올랐다고 답해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북동부 지역의 주택 소유주들은 이 지역에서 지난 1년간 실제로 가격이 오른 주택이 약 31%로 조사됐음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약 20%만이 집값이 올랐다고 답해 주택가격 상승에 둔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주택가격이 다시 오르기 시작해도 대부분의 주택 소유주들이 조만간 집을 팔 계획이 없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약 69%가 앞으로 1년간 집을 팔 계획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준 최 객원기자>

HSPACE=5
온라인 부동산 업체 질로우닷컴의 조사 결과 대부분의 주택 소유주들은 주택시장의 현실과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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