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주 유일 한글 불교 간행물

2009-10-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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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불교역사 기록·한인 불자들 갈 길 제시

‘미주현대불교’ 창간 20주년
10일 JJ 그랜드호텔서 기념식

“결코 녹록하지 않았지만 LA,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지의 한인 불자들을 하나로 묶어 주고 그들이 불심을 키우도록 돕는 역할에 자부심을 느끼면서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 왔습니다.”


올해로 창간 20주년을 맞은 ‘미주현대불교’의 발행인 겸 편집인 김형근씨. 미국 땅에서 붓다의 법을 펼치겠다는 각오로 1989년 격월간으로 이 잡지를 창간, 6개월 후 월간으로 전환한 그는 미국 불교의 역사를 기록하면서 한인 불교계의 나아갈 발향을 제시하는 외길을 걸어 왔다.

한인 불교 신자들이 적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한글로 나오는 불교 정기 간행물을 지금까지 꾸려오는 동안 김 발행인은 숱한 난관과 싸워야 했다.

“미국땅이 워낙 넓어 처음에는 각 지역의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차를 몰고 방방곡곡의 한인 사찰과 신행단체들을 직접 찾아가 구독을 부탁하기도 했지요. 신앙 수기 등 다양한 글의 필자를 구하는 작업 역시 쉽지는 않았지요. 광고나 스폰서 부족으로 인한 재정난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요즘은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워져 더욱 고통 받고 있지요.”

하지만 그는 각고의 노력 끝에 40~50대 여성을 중심으로 3,000여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이 잡지는 초창기부터 한국 불교는 물론 티벳,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권 사람들의 불교를 소개하는 일에 열심을 냈다. 백인도 많이 찾는 ‘샴발라 센터’를 찾아가 현장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타인종의 용맹정진하는 모습을 소개하는 것이 한인 불자들에게 심리적인 연대감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각 지역의 신행단체들을 네트워킹 시켜주는가 하면, ‘금강경 연구’ 서적을 발행하고 한국의 유명 스님, 교수들을 초청해 법회를 갖는 등 불교의 이론적 토대를 탄탄하게 하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6년째 워싱턴 DC에서 국립수생원과 공동으로 ‘연꽃과 아시아 축제’를 주최, 한국 불교의 유구한 전통을 주류사회에 소개하고 청소년 명상캠프를 통해 젊은이 포교를 강화하는 것도 주요 사업 중 일부다.

미주현대불교 LA 후원회는 창간 20주년 기념식을 10일(토) 오후 5시 JJ 그랜드 호텔(620 S. Harvard Bl., LA)에서 갖는다. 4년여간 잡지에 옮겨 싣던 내용을 얼마 전 전문가의 손길로 정식 번역, 출판한 릭 필즈 저 ‘이야기 미국 불교사’(How the Swans Came to the Lake)의 출판 기념회도 겸한 행사다.
김 발행인은 “이 책은 1893년 시카고 종교회의를 계기로 미국에 공식 소개된 불교가 이 나라의 정신 형성과 동서양 문화교류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깊이 있게 다뤘다”고 소개했다. 후원비는 식사 및 책 포함 100달러.

문의 (323)573-6666, (323)449-8466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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