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 - 최근 신규 & 기존 주택 판매 량을 보며

2009-10-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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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캘리포니아의 무더위가 마지막 시위라도 하듯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연일 100도를 오르내리는 살인적인 날씨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연이은 산불과 지속된 불경기로 지친 일반 사람들이 심적으로 더욱 지친 나날을 보내는데 날씨마저 동조하는 듯하다. 하지만 이러한 여름의 불볕더위가 있기에 가을, 겨울의 바람과 비가 배가 되어 우리에게 고마움을 전해주듯 이번 불경기가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지난 어려운 날들을 회상하며 웃는 날이 멀지 않아 올 것으로 믿는다.

최근에 나온 경제지표들을 종합해 보면 경기침체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다시 반전하고 있다는 반가운 지표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부동산에 국한한다면 지난주에 발표된 두 가지 데이터를 관심 있게 살펴보면 어느 정도 시장의 흐름을 읽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첫 번째는 8월 신규주택 판매량이다. 신규주택 판매량은 5개월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두 번째는 8월 기존 주택 판매량이다. 기존 주택 판매량은 4개월 연속 상승 뒤 8월에는 감소했다. 이 두 가지의 데이터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크다. 하지만 단순하게 판매량의 증가나 감소를 액면 그대로 해석하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곳 남가주에만 국한에서 볼 때 많은 전문가들과 현장에서 활동하는 에이전트들은 이러한 의견을 신중하게 내놓고 있다.

첫째 신규주택 판매량은 증가했지만 감소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으며 기존의 주택 판매량 역시 감소세를 이어갈 것 같은 분위기다. 이건 또 무슨 말일까? 그러면 다시 부동산 경기가 하락이라도 한다는 것인가? 대답은 아니다 라는 것이다. 오히려 현 시장이 이렇게 움직인다면 내년 초에는 부동산 값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수도 있다는 의견에 많이들 동조한다. 그 이유는 신규주택의 경우를 보면 판매량 감소는 매물이 없어서 감소한다는 것이지 바이어가 없어서 판매량이 감소한다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한인타운과 다운타운 인근의 이미 지어진 콘도 등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활발하게 분양을 하고 있지만 이 지역을 벗어난 대부분의 신규지역을 가보면 대형 건설사들이 분양을 미루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신규주택을 구입하려는 바이어들이 몰려 재고량도 눈에 확연하게 보일 정도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건설사들은 더 이상 손해 보지 않게 재고를 없애면서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 예로 예전에는 한 달에 한번 있던 분양이 3~4달에 한번 씩 해서 오히려 바이어들이 집의 분양을 기다리는 모양새까지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존 매물은 어떠한가? 현재 기존매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차압 매물과 승인된 숏세일 매물들 역시 올해 내내 이어온 매물부족 현상을 심화 시키고 있다. 은행들 역시 대형 건설사들과 마찬가지로 마치 담합한 것같이 매물을 거의 시장에 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9월말이면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은행 집이 나오면 여지없이 복수 오퍼는 기본이며 50만달러 대 아래의 주택들은 20~30개의 오퍼를 받는 매물도 상당수에 이른다. 당장 살 수 있는 매물이 한정되다 보니 판매량의 감소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감정가가 나오지 않는 일반 매물을 무작정 살수도 없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이며 재 하락 위험이 있다고 한다. 현재의 상승은 연방정부의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첫 주택 구입자에게 주는 8천불의 세금 혜택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부양책이 끝나면 주택 경기가 시들해 질 것이며 모기지 연체율 또한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어 기존의 은행들이 시장에 내놓지 않는 매물들과 새로이 차압 될 매물들이 시장에 한 번에 쏟아져 나온다면 당연히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지나온 최근 1년을 놓고 볼 때 그리고 향후 5~6개월을 놓고 볼 때 이러한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사람들의 의견이 현실화 될지 미지수다. 첫째는 누구보다도 은행이 이 같은 사실을 모를 리도 없거니와 연방 정부에서 첫 주택 구입자에게 주는 8천불의 세금 혜택도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투자가들과 오래 전에 집을 팔고 다시 부동산 구입에 참여하는 바이어들의 움직임이 이전에 비해 상당히 활발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에릭 민 <뉴스타 부동산>
(818)357-7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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