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클럽 - 프로포지션(Proposition) 60 & 90 (1)

2009-09-1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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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살기 시작한 때부터 줄곧 느끼기는 것은, 참 미국이란 나라는 쉬울 것 같기도 한데 파고 들어가 보면, 참 어렵기 한이 없고, 무지스럽게 어려울 것 같았는데, 결국은 그렇게 쉽게 풀리기도 하는 나라라는 것이다. 미국 산 지 근 20년이 가까워 오는데도 여전히 그 느낌은 변함이 없다. 물론 상대적으로 비교할 나라라고는 한국 밖에 없지만, 정부 행정조직 체계부터, 허술할 것 같은 데도, 꼼꼼하기가 짝이 없고, 전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도 정상적인 절차만 밟으면, 시간에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풀리는 것이 처음에는 참 신기하기까지 하였다.

더구나 일선 업무의 처리방식이 한국에서처럼 말단 계장에서부터 대리, 과장을 거처 차장, 부장으로 올라가서 결재되어 내려와서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물론 업무의 경중에 따라 결재 단계가 단계별로 조정되어 있지만), 일선 고객담당 직원이 거의 모든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어서, 결재되어 올라가는 시간 낭비가 없이 거의 바로 바로 처리되는 것을 보고는 감탄도 많이 하곤 했다.

결국 이러한 신속한 업무처리 방식 같은 것들도 고객, 주민, 시민을 위한 행정처리 방식이고, 행정조직 자체의 규칙이나 법규에 얽매이지 않고 그 행정조직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인 일반 시민들의 편의를 중요시하는 가장 미국적인 사고방식의 장점 중의 하나인 것임을 곧 알게 되었다.


이러한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부동산 법규 중의 하나가 Proposition 60와 90이다.

이는 캘리포니아 주민투표를 거쳐 개정된 법규인데, 주요 내용은 55세 이상이 된 주택소유주를 위한 주택보유 세금, 즉 property tax에 관한 경감조치에 관한 법규로서, 현재 살고 있는 주택의 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을 새로 집을 사서 옮겨가는 주택의 세금부과 기준으로 대신하여 바꾸어 주는 내용을 가지고 있다(It allows the persons aged are 55 and over, under certain conditions, to transfer a property’s factored base year value from an existing residence to a replacement resident).

어귀만 보면 제가 봐도 알아듣기 어렵다. 다시 풀어 드리면, 55세 이상된 주택 소유주가 현재 살고 있는 집들은, 대부분 거주한 지가 5년 이상된 경우가 대부분이고, 현재의 집시세가 높게 감정되더라도 오래 전에 낮은 가격에 구입한 주택인 경우가 많아서, 주택의 세금은 현재의 주택 감정가격보다 무척이나 낮은 주택 세금부과 기준을 적용하여 상당히 적은 금액으로 세금을 내고 있다.

그런데, 이 집을 팔고 다른 주택을 살 경우에, 비록 같은 크기라 하더라도 새로 사는 주택은 가격이 높아서 집을 산후에는 그 높은 가격으로 주택 세금을 내어야 하니, 크기는 별 차이 없는데, 주택이 바뀌는 바람에 예전에 내던 저렴한 주택세금을 이제부터는 높은 주택세금으로 더 많이 내어야 하고, 이건 암만 생각해도 억울하다. 이 문제를 해결해 주는 법규가 바로 이 프로포지션 60인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현재 60세인 김모씨가 90년에 30만달러 주택을 구입하고, 9년이 지난 2009년에 주택시세는 60만달러가 되었다, 하지만 주택세금은 매년 2%를 넘지 못하니까 시세는 60만달러가 되지만, 주택세금 내는 기준은 40만달러밖에 안 된다. 그래서 현재의 집을 60만달러에 팔고 다른 주택을 60만달러에 샀을 경우(주택의 크기는 상관 없다), 매매가 끝이 나면 그 시점부터는 김모씨는 새집, 60만달러로 주택세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내었던 세금기준, 즉 40만달러로 현재의 60만달러의 집의 세금기준을 적용할 수 있게 허락해 주는 것이다.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지사장 제이슨성
(661)373-4575, jasonsung@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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