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 - 무엇을 하고 어떻게 견딜 것인가?

2009-08-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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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잘 팔리고 있다. 계절적인 봄, 여름 경기 탓인지 아니면 부동산 경기가 이미 바닥을 치고 살아나는 것인지 사람들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좋은 소식들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6월에 비해 7월에는 7.2% 정도 세일이 늘어났고 1999년 이후 한 달 간격으로는 제일 큰 수치다(전국 부동산협회). 2008년 7월에 비하면 5% 상승률이고 이는 2005년 이래 처음이다. 은행 소유의 차압매물이나 숏세일이 50% 이상이었던 것에 비하여 그 비율도 약 30% 정도로 낮아졌다. 이제는 드디어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하는가 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나쁜 소식도 끊이지 않는다. 개인 및 사업체 파산율은 1년 전보다 49% 이상 늘어나고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잃고 있다. 실업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캘리포니아 7가구 중 한 집은 집 페이먼트가 두 달 이상 밀리고 있다(TransUnion Credit Reporting Agency). 올해 1분기에는 미 전국 연체율은 6.93%, 캘리포니아는 14.16%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네바다주의 16.65%, 플로리다의 16.04%에 이어 세 번째 주이다. 보통은 해마다 1.6% 내지는 2%정도가 일반적이었다.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상인들은 아우성이다. 사무실을 찾는 손님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돈이 씨가 말랐어요.”

사람들은 희망을 찾는다. “곧 나아질 거야. 아니 나아지고 있어. 정부에서도 저렇게 많이 돈을 푸는데.” 그래서 사람들이 다시 돈을 쓰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함께 경기가 일어나는 그림은 아주 고무적이다. 그러나 나와 내 이웃은 지금 당장 고통스럽다. 뿐만 아니라 더욱 고통이 심해지리라는 비관론도 적지 않다.

직업을 잃거나 장사가 되지 않는다. 지출을 줄이기 위해 아파도 참고 버티는 사람들 때문에 의사도 약사도 수입이 줄고 사람들은 외식을 피한다. 집값은 떨어져서 팔아 보았자 남는 돈이 없고 은행은 대출을 꺼린다. 수입이 현격히 떨어지며 사람들은 차를 사지 않고 있는 차도 정리한다. 다음으로는 모기지를 내지 못하기 시작한다. 한 두 달만 늦어도 경고장을 보내고 은행 차압절차를 시작하던 은행들이 이제는 서너 달, 대 여섯 달 심지어 어떤 집은 1년도 모기지를 내지 않고 살았다는 소리도 듣는다(은행과 개인 상황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구체책이 이 주택 소유주들을 언제까지 또 얼마만큼 돕고 구할 수 있는지 정부도 은행도 사람들도 아직 모른 채 연체들이 쌓이고 또 쌓이고 있다.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며 돈이 돌기 시작하기 전에 이런 차압 직전의 주택 소유주들의 경제적인 상황이 해결된다면 비관론자들의 걱정은 다만 걱정으로 끝난다.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는 엄청난 물량의 은행 소유 차압 매물을 맞이하고 이는 부동산 가격을 더욱 떨어뜨리며 사람들은 더 움츠러들 것이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동안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 파동의 뒤치다꺼리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프라임 모기지 차례이다. 트랜스 유니언에 따르면 내년 초에 연체율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발 빠른 판단이 필요한 때이다. 무조건 아끼고 줄이고 쓰지 않는 것도 한계에 이르렀고 직업을 잃거나 수입이 현격히 떨어졌다면 그래서 모기지를 내지 못하지 못하고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 두 달, 세 달 지나 대책을 구하는 한인 집 주인들이 꽤 많다. 너무 늦기 전에 미리 계획을 세워서 은행과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 줄어든 수입에 맞추어 페이먼트를 깎든지, 집을 팔든지, 혹은 집값이 빚을 모두 갚기에 모자란다면 숏 세일을 고려해야 한다. 그동안 정들고 고마운 집 그리고 가족에게 꼭 필요한 보금자리인지라 그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하고 시간만 끌다가는 결국 은행에 넘기는 차압으로 가는 경우가 발생한다. 참고 견디다 보면 좋은 날이 오겠지만 크레딧 기록을 최대한 보호하는 것이 다음을 위하여 바람직하다.


서니 김 <리맥스 부동산>
(818)317-8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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