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 - 비수기- 또 하나의 기회

2009-08-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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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는 8월 중순, 늦어도 9월초가 되면 모든 학교가 긴 방학을 끝내고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게 된다. 부동산 시장 역시 이와 때를 같이해 주택을 처분하려는 셀러와 구입하려는 바이어의 숫자가 모두 줄어드는 비수기로 접어든다.

비수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아직 자녀가 없거나 다 성장했다면 모를까, 바이어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개학을 하게 되면 집을 옮기는 것을 자제하기 때문에 거래량이 여름에 비해 많이 줄어든다. 일부 여름에 심한 경쟁 때문에 주택을 구입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은 이 비수기를 노려 볼만 한데, 비수기에는 비교적 경쟁은 적지만 거의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기 때문에 매물을 좋은 가격에 구입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올해는 이번 비수기에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바이어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이곳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올해 비수기의 시장이 바로 지난 몇 년간 이어졌던 부동산과 금융 위기, 그리고 경기침체의 회생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비수기의 시장의 방향성을 놓고 서로 다른 의견들을 내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 가지로 여름 내내 상승했던 가격이 주춤해 지고 가격이 다시 가파르게 내려갈 것이라는 의견과,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에는 가격은 유지하며 거래량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서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가격이 다시 내려가리라는 의견의 중심에는 숏세일과 은행차압 매물에 달려있다. 지난 몇 개월간은 숏세일과 은행 매물이 나와도 시장에서 소화가 가능했지만 바이어의 숫자가 줄어드는 시기에는 아무래도 많은 매물이 한 번에 풀리거나 꾸준하게 나온다면 시장이 소화하기 어려워 결국 다시 내려가리라는 의견이다.

이에 반해 반대의견을 내놓는 전문가들도 이번 비수기의 향방은 숏세일과 은행차압 매물에 달려있다는 데에는 견해가 일치하지만, 이를 놓고 보는 시각은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2009년 내내 매물 부족현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불황 속 호황을 누렸지만 이 현상은 비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 중에 몇 가지는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는 많은 경제지표와 부동산의 움직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미 많은 바이어들은 현 시장이 저 점을 찍고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에 있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아직도 많은 바이어들이 집을 구입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어 가격하락은 없거나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와 달리 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바이어 이외에도 투자가들 역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주목 할 만한 면이다.

또한 지난해와 비교해 가격이 충분히 매력적이고 이자율 또한 바이어의 구매력을 자극하고 있으며, 은행들 역시 가격하락을 막고 손해를 최소화 하려 매물을 한 순간에 시장에 내놓지 않을 거란 분석을 종합해 볼 때, 이번 비수기가 투자하기에 가장 적기라는 생각을 필자 이외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내놓고 있다.

물론 이러한 다양한 의견들은 많은 바이어들에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나침반 역할도 하지만 반대로 너무나 많은 지식과 주변사람들의 주관적인 견해로 인해 오히려 더 판단을 하는데 있어 장애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주변에 보면 주관이 확실한 사람조차 주변 사람들의 말에 의해 흔들리는 경우도 많이 있다.

에이전트로서 하고자 하는 말은 모든 객관적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고 생각하되 최종 결정은 주관적인 판단으로 움직이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당연한 말이고 그렇게 한다고들 하지만 실제로는 주관적 판단을 내리고 그것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이러한 비수기가 되면 더욱 더 주변 사람들로 인해 결단을 못 내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비수기야 말로 향후 중, 장기적인 시장을 볼 때 바이어에게는 또 하나의 더없이 좋은 기회가 아닌가싶다.

에릭 민 <뉴스타 부동산>
(818)357-7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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