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 - 손을 잡아 줄 때

2009-08-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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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 몇 번이나 사람의 손을 잡아 줄까? 그 것은 아무도 헤아려 보지 않았을 테니 정확한 숫자를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30여 년 전에 아프리카에 있는 카메룬이라는 나라에서 사절단원으로 일한 적이 있다. 그 때만 해도 그 나라가 지구상에 있는지 조차도 몰랐으나 그 나라와 손을 잡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 우리 정부가 판단하였던 터라 공무원인 나로서는 자의 반 타의 반 그 곳에 가서 일 년 남짓 근무해야 했다. 그 나라 정부기관에 사무실을 마련해 주어 아침 일찍 출근을 하노라면 내 사무실 문 앞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줄을 서 있는 진귀한 현상이 일어나곤 하였다. 그 이유인 즉 저 멀리 동양에서 온 나의 손을 한번 잡아 보겠다는 마음으로 줄을 서 있는 행렬 이였다.

그 때 그 들의 손에 비해 나의 손이 백옥 같이 희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감탄 한 적이 있었다. 이것은 내가 유명해서가 아니라 호기심에서 손을 한번 잡아 보겠다는 심산이었을 것이다. 이 세상 사람들은 나 보다 힘이 강한 사람과 약 한 사람으로 구별되기 마련이다.


강한 사람에게는 손을 잡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기 마련이며 약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손을 잡아주기를 꺼려하는 경향도 있을 수 있다. 손을 잡아 주었다가 혹시나 나에게 손해가 오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배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악하고 소외된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의 손을 잡아 주는 일에 관심을 가지자는 취지에서 이런 생각을 해 보는 것이다.

지금 우리 모두가 당면하고 있는 불경기는 필자에게는 크게 나누어 세 번째인 셈이다. 여기서 말하는 불경기는 부동산 경기에 대한 의미로 해석해도 좋다.
1980년대 초는 모기지 이자가 17~18%정도로 높아서 야기 된 불경기이고, 다음은1992년 LA폭동 후에 다가 온 불경기, 그리고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로부터 야기 된 불경기인데 지금 우리는 그 중에서도 제일 심한 부동산 불경기를 경험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런 불경기, 특히 부동산 불경기를 맞이할 때마다 어려움을 당하게 되는 고객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심사 숙고하여 결정한 투자였을지라도 예상 하지 못한 일이 발생해 귀하게 여기던 재산을 잃게 되는 사태가 우리를 괴롭게 하고 있다.

투자에 대한 이익과 손실은 동전의 양면처럼 같이 따라 다니기 마련이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잡아 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쉽다.

성경에서는 사도들이 활동한 행적 중 베드로가 앉은뱅이에게 손을 내 밀어 그를 잡아 일으킨 사건을 전하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앉은뱅인 그는 고침을 받을 수 있다는 소망은 잃어버린 지 오래 되었고 구걸이나 하여 연명하려 하였다. 앉은뱅이의 이같은 불쌍한 처지를 생각한 베드로의 마음이 그가 내밀어 잡아 주는 손길에서 앉은뱅이에게 전달되었기 때문에 예상하지 않게도 앉은뱅이의 다리에 힘이 생겨서 일으킴을 받은 기적이 발생하였다는 사도들의 행적 이야기다.

이것이 의학적으로 옳다 아니다라는 이론은 배제하고라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은 그 앉은뱅이의 처지를 관심 없이 지나치지 않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과, 그에게 손을 내밀어 잡아 준 손길을 귀하게 여기고 쉽다.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가져다 주신다는 산타크로스 할아버지가 우리의 의식이 발달하여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미 알게 된 이후에도 산타크로스 할아버지라는 말이 여전히 우리에게 기쁨을 느끼게 하는 이유, 또한 산타크로스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데 동조하기는커녕 우리 생활에 산타그로스 할아버지가 은근히 기다려지는 마음은 어떤 이유에서 일까?

우리가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사람에게 우리의 손길을 내밀어 손을 잡아 주는 일은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이 세상에 필요한 것이다.


조셉 김 <뉴스타부동산 부회장>
(213)272-6726
www.newstarcommerci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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