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일기예보

2009-07-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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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오렌지 카운티 집의 에스크로가 끝났다.

혹시 불거질 수 있는 융자 때문에 45일 클로징을 잡았는데 외국계 은행의 밀린 업무로 인해 일주일 정도 늦어진 것 외엔 요즘 같은 마켓에 정말 잡음 없이 무사히 딜이 끝났다.

로컬 바이어가 아니라서 특히 융자부분에 모든 초점을 맞췄는데 큰 친분 없이도 믿고 맡겨 준 그 마음이 고마워 더 꼼꼼하게 일을 진행했다.


이자율 5%에 클로징 비용도 은행이 내줘 바이어는 큰 부담없이 집을 장만했다.

시시때때로 바뀌는 외국인 융자가 까다로워 한국에 있는 바이어들이 집을 사고 싶어도 막상 취급 은행에 대한 불충분한 정보로 모든 조건을 구비한 고객임에도 잘 도와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에이전트란 직업은 달랑 집을 사고파는 것만이 아니라 시시각각 변하는 융자, 세금 전반에 관한 정보까지 상세하게 알아둬야 하는 백과사전 버금가는 지식과 상식을 필요로 한다.

미국 내 바이어들은 주춤하지만 이미 부동산 투자엔 일가견이 있는 한국의 잠정 바이어들의 행렬이 요즘 분주하다.

거품이 빠져나가는 커머셜과 주택에 대한 호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율로 인해 가속이 붙는다.

이미 종자돈을 써버려 더 이상의 투자가 멈춘 가운데 막상 기다렸다는 듯 큰 자본을 갖고 미국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외국인 융자의 경우 매매가격의 35~40% 다운 페이먼트와 기타서류가 준비되면 의외로 융자승인이 어렵지 않다.


다운 페이먼트라는 돈을 은행에 넣어두고 정해진 이자만 받기보다 그 금액이 지렛대가 되어 향후 몇 년을 기다린다는 부동산 투자 철학이 있다면 지금 맘껏 도전해 볼 일이다.

부동산이 하향선을 그릴 때는 그 바닥을 보기 위해 많은 바이어들이 오랜 인내를 갖고 기다린다.

에이전트의 의견을 귀담아 듣지 않고 단돈 5천불에 좋은 집을 놓치곤 또 나오겠지요? 내 집은 따로 있어요.라며 스스로 위안 삼던 한 고객은 1년 넘도록 그만한 집을 못 찾아 아직도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오르고 나면 그 5천불은 그리 대단한 금액이 아닌데 시장에서 물건 고르듯 내 뜻대로 깎지 못해 기회를 놓치고 난 후엔 다른 매물도 덥석 고르지 못한다.
놓친 집이라서, 건물이라서 더 좋아 보이고 시장성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서서히 환율이 오르기 시작할 때 좀 더 오른 가격에 한국으로 보내지 못한 한 투자자는 망설이다 끝내 그 돈 그대로를 갖고 있다 후회하는 모습을 지금도 종종 본다.

부동산의 정확한 일기예보는 없다.

밑바닥과 가장 높은 가격은 아무도 가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다리는 지혜도 필요하지만 지금의 선택을 잘 도와 줄 에이전트를 선정해 막연한 가격선정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오늘은 궂은 날이지만 내일은 반드시 해가 뜬다는 신조를 갖고 적절한 타이밍을 잡는 것이 부동산 투자의 접경이다.

한동안 요란했던 숏세일, REO 매물이 빠른 속도로 정리되는 요즘 아직도 부동산 시장은 날씨만큼 뜨겁다.

다만 거품만 빠질 뿐이다.


카니 정 / 콜드웰뱅커 베스트 부동산
(562)304-3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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