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찬양 부흥사로 부름 받아”

2009-07-1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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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오페라 캘리포니아 선교 오페라단’ 노형건 단장

“찬양은 예배에서 너무나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교회에서 찬양에 문제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음악의 대상은 사람이고, 찬양의 대상은 하나님인데 한국교회의 찬양문화는 이것이 ‘짬뽕’ 됐기 때문이죠. 이제는 바른 찬양문화를 세워야 할 때입니다” 오페라 캘리포니아 선교 오페라단 노형건 단장(사진)이 ‘찬양부흥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바리톤 성악가, 음대 교수, 오페라 단장, 합창단 지휘자, 방송인, 월드비전 음악홍보대사 등 지난 20여년 수많은 직함을 달고 엄청나게 많은 일을 해온 그가 이번에는 찬양부흥사가 되어 “한국교회에 새로운 찬양운동을 일으키겠다”고 외치는 것이다.


클래식 음악가로 불타던 열정
바른 찬양문화 세우기에 쏟아
25일 대흥장로교회서 첫 집회


노 단장은 그 첫번째 찬양부흥회를 25일 오후 7시 대흥장로교회(권영국 목사)에서 갖는다. ‘한번 더 타오르게 하소서’란 제목의 이 부흥회는 그 자신을 포함하여 모두가 한번 더 타오르자는 결단의 마음을 담은 집회로, 회중과 함께 9곡의 노래를 찬양하면서 신앙을 새롭고 바르게 세우는 시간을 갖는다.


“그동안 찬양콘서트는 셀 수 없이 많이 했습니다. 찬양콘서트가 연주자로서 공연하는 음악회 개념이라면, 찬양부흥회는 부흥사가 간증과 영상, 찬양을 통해 교인들과 함께 뜨겁게 거듭나는 집회의 개념이지요. 지금 한국교회는 콘서트가 아니라 찬양부흥회가 필요합니다”

노 단장에 따르면 한국교회 특히 큰교회 지휘자들은 대부분 신앙의 체험이 없는 전문음악인들이라 찬양보다는 음악적 완성을 위한 ‘연주’에 치중하고 있다. 따라서 “실력은 있어도 영성이 없어 오히려 성가대가 교회부흥에 저해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노 단장은 이 때문에 성가대를 폐지하고 찬양팀만 있는 교회들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찬양부흥사 노형건’은 하루아침에 되어진 일이 아니다. 몇차례 개인적인, 또한 음악적인 전환이 있었고 그때마다 그의 방향은 음악과 선교, 아니 선교와 음악으로 가닥이 잡혀갔다.

1989년 한미오페라단을 창설했을 당시만 해도 그는 오페라의 열정으로 불타던 클래식 음악가였다. 오페라 불모지였던 남가주에서 굵직굵직한 공연을 열었던 한미오페라단은 주류사회로 진출하면서 ‘오페라 캘리포니아’로 바뀌었고 5개의 대형작품(‘에스더’‘아말과 크리스마스의 밤’ ‘라보엠’‘라트라비아타’‘피가로의 결혼’)을 무대에 올렸다. 그러던 그가 별안간 오페라 캘리포니아를 선교 오페라단으로 전환한다는 선언을 해버린다.

“97년 피가로의 결혼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내가 직접 지휘했고, 5회 공연 모두 입추의 여지없이 매진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 끝내고 나니 세속적인 오페라가 싫어지는 것이었어요. 또 마침 그 공연을 한국에 가져가기로 계약이 끝난 상태였는데 IMF가 터지면서 무산되고 나니까 오페라 그렇게 좋아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마음이 떠나버리더군요”

98년 선교 오페라단으로 정체성을 확립하고 난 이후에는 ‘아말과 크리스마스의 밤’을 한 번 공연한 후 오페라를 접었다. 오페라란 게 모두 세속적인 내용이라 그가 추구하는 선교 비전과 맞지 않았던 것. 그 이후 오페라 캘리포니아는 소년소녀합창단을 중심으로 선교 뮤지컬과 공연에 올인했고 2002년부터는 아프리카, 페루 등 해외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3년 전 월드비전 음악홍보대사로 위촉된 것은 그가 선교사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

“한 생명 살리기 운동을 하느라 엄청나게 많은 교회를 다녔는데 찬양에 문제 있는 교회가 너무 많은 겁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찬양집회를 다녀온 교회들로부터 교회가 뜨거워졌다는 소식과 함께 집회나 성가대 세미나 초청이 자꾸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이것이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주사역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이번 첫 찬양부흥회는 오페라 캘리포니아 소년소녀합창단의 창작 뮤지컬 ‘선물’ 공연과 시기가 겹쳐 주저했으나 대흥장로교회 권영국 목사의 강력한 권유가 그를 잡아끌었고, 마치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중국과 한국에서도 집회 일정이 잡히는 바람에 ‘데뷔’가 화려해졌다. 8월8일 북경한인교회(성진호 선교사), 16일 안산동산교회(김인중 목사), 19일 지구촌교회(이동원 목사)에서 2회 공연을 갖고, 이곳에 돌아와서는 9월 중 은혜한인교회와 덴버교역자협의회에서 부흥회가 예정돼 있다.

미주에서 최장수 방송기록(5,150회)을 가진 라디오서울 ‘홈스윗홈’의 인기 방송인이기도 한 노 단장은 일단 7월말부터 두 달간 방송을 쉬고 새 찬양운동에 매진한다. 그러나 “방송 역시 나의 중요한 사역”이라고 말하는 그는 “아침마다 한인사회를 위해 좋은 음악으로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계속해온 음악 테라피 미션을 곧 다시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흥장로교회 주소와 문의 15411 S. Figueroa St. Gardena, CA 90248, (310)719-2244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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