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웰컴, 라티노”

2009-07-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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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영광교회 ‘스패니시 예배’ 신설
교계 “참신한 발상”… 60~70명 출석


대표적인 한인 대형교회 중 하나인 다운타운 소재 주님의영광교회(담임목사 신승훈·1801 Grand Ave., LA)가 LA 한인들이 가장 많이 만나는 이웃인 라티노들을 아웃리치하기 위해 ‘스패니시 주일 대예배’를 최근 개설했다.

라티노는 인구 급성장에 따라 머잖은 장래에 남가주뿐 아니라 캘리포니아의 머조리티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될 뿐 아니라 식당, 마켓, 봉제공장 등에 많이 고용돼 한인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유대 강화가 흑인사회보다 시급한 것으로 지적돼 왔다는 점에서 이들과 하나 되려는 이 교회의 노력은 교계 안팎으로부터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이 교회는 지난 3~4년간 라티노 사역을 맡아 일요일 밤 교육관에서 이들을 위한 예배를 주관하던 송 준 목사를 지난 봄 멕시코 선교사로 파송한 후 후임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발상을 전환, 라티노 예배를 아예 본당(비전센터)에서 열리는 ‘4부 대예배’(기존 대예배는 3차례였음)로 바꾸어 신승훈 담임목사가 통역을 통해 직접 설교를 하는 등 라티노 교인들을 교회의 ‘메인 스트림’(주류)에 편입시켰다.

신 목사는 지난 달 14일부터 1~3부 예배에 이어 오후 3시30분에 시작되는 이 예배에 참석하면서 매주 화요일 라티노 리더 15명에 대한 ‘목자훈련’도 직접 실시하고 있다.

“라티노들은 셋방살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교회의 일부이니 따뜻하게 대해 달라”고 한인 교인들에게 자주 부탁하는 신 목사는 “목회의 짐이 2배로 늘어난 느낌이지만 라티노 이웃들을 직접 섬길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후 3시30분에 시작되는 라티노 예배는 일반적인 히스패닉 교회에 비해서는 말씀이 더 강조되지만, 한인교회에 비해서는 격식을 덜 갖추고 찬양을 좀 더 많이 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한 마디로 양 커뮤니티 교회의 장점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이 예배의 평균 출석자 60~70명 중 40여명은 라티노들이고 나머지는 중남미에서 태어났거나 어린 시절 이들 국가로 이민 갔던 한인 2세들이 대부분이다.

라티노들은 송 목사가 맥아더공원 등에서 전도한 이들과 가족들이 주류를 이루고, 간혹 프리웨이 인근에 있는 이 교회에 호기심을 느껴 찾아온 사람도 있다. 가정에서 스패니시로 대화하는 한인 2세들은 한인 예배나 일반 히스패닉 예배에 이질감을 느껴 이 교회를 찾아온다고 한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스패니시 찬양이 좋아 나온다는 일반 한인도 있다.

주님의영광교회는 악기 연주, 노래, 안내, 픽업 등으로 봉사할 이들을 모집하면서, 스패니시 예배를 라티노 커뮤니티에 본격적으로 홍보하는 이벤트를 오는 10월 열기 위해 준비 중이다. 교회측은 자바 등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한인들이 히스패닉 종업원들을 이 예배에 보내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신 목사는 “많은 돈을 들여 아프리카로, 남미로 선교도 가는데 눈앞의 수많은 라티노들은 전도하지 않는다는 게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비아라이고사 LA시장이나 소니아 소토마요 연방 대법관 지명자처럼 앞으로 수많은 라티노 공직자가 배출될 텐데 이들을 복음화시켜 하나님을 알고 임무를 잘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곧 우리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양육할 라티노 중에서 미국에 돈을 벌러 왔지만 선교사가 되어 복음을 들고고향으로 돌아갈 이들도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의 (213)749-4500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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