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고 깨달으면 매일이 좋은 날”

2009-05-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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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 그리는 정현 스님
31일 한인타운 반야사서
‘달마 그림 퍼포먼스’


“정성껏 채색을 합니다. 그래야 나도 수양이 되고 받는 이도 기분이 좋아지게 됩니다. 남을 위하는 마음이 간절해야 그것이 이심전심 전달돼 결국은 사회도 밝아집니다.”


오는 31일(일) 오후 2시 타운 내 반야사(주지스님 현철·939 S. Irolo St., LA)에서 열리는 ‘달마 그림 퍼포먼스’를 위해 미국에 온 정현 스님(사진)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라는 글씨가 적힌 선화를 건네주며 불심을 전한다.

“좋은 날이란 올바른 수행을 통해 내면의 자기를 깨달아 부모에게 효도하며 남을 도울 때 만날 수 있는 날입니다. 사람들이 생각으로 지은 것이지 실은 고통스러운 날도, 불행한 날도 없습니다. 진정으로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각성하면 일년 열두달 매일 매일이 부처님의 날, 신의 날이 될 수 있습니다.”

11년째 충남 공주 태화산 중턱의 토굴 ‘화림원’에서 수행하고 있는 그는 지난 20년간 무려 9만7,000장에 달하는 선화를 그려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며 ‘날마다 좋은 날 운동’을 펼쳐 왔다.

한번도 회화를 배운 적이 없는 그는 첫 11년간은 저마다 다른 그림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그려 나누어 주었으나 수작업의 한계상 수량이 1만장에 불과하자, 그후로는 한 가지 그림을 택해 테두리선을 판화로 찍은 후 채색하는 방법을 고안해 더 많은 대중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었다. 채색은 주로 그가 하지만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이같은 일을 시작한 동기를 묻자 그는 “많은 사람들은 물질로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을 하지만, 나는 특수한 방법으로 하고 싶다는 한 생각을 일으켰다”고 답한다.

일종의 행위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퍼포먼스를 갖는 이유와 관련, 그는 “사람들은 대부분 달마도는 많이 보았지만 그리는 모습은 본 적이 없어 궁금증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는 주로 신록축제나 단풍축제 등의 특별행사 때 보여준다. 이 퍼포먼스는 보는 사람들의 불심을 고취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0년부터 약 10년간 미국에 머물면서 오렌지카운티 정혜사 주지, 포트랜드 보광사 주지, 덴버 용화사 주지, 가주 금강선원 원장 등을 지내 미주 한인사회와 인연이 깊다. 2006년에는 앤드류사이어 갤러리에서 작품 전시회를 가진 적도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1시간여에 걸쳐 달마의 백태 중 대여섯 점을 그릴 예정이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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