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 도대체 집이 팔리지 않는 이유

2009-05-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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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지금은 시세보다 10~20% 싸게 바이어의 입맛대로 바이어가 골라 살 수 있는 바이어의 마켓일까? 지역에 따라 다르다. 한 바이어가 탄식하듯이 묻는다. “아니 이 동네는 왜 은행 물건도 없고 숏세일도 없어요?” 그렇다. 한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소위 학군 좋고 이웃이 좋아 집값도 비싼 동네는 외곽 지역과는 다르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중산층 이상이라서 은행에 넘기는 최악의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만하게 셀러의 마음대로 그 가격으로 집이 팔리지 않고 있다. 왜일까? 역시 사회 전반에 걸친 불경기,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그리고 위축된 소비심리 그 악순환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더욱이 실제로 셀러는 가격을 내리지 않고 바이어는 더 떨어진 가격을 기대하는 동상이몽의 격차는 비싼 지역일수록 더 심하다. 더불어 수퍼점보론의 경우 융자 얻기가 굉장히 힘든 것도 고급주택 마켓을 위축시키고 있다. 그러나 경기와는 무관하게 집을 사고팔아야 하는 사람들은 늘 있게 마련이다.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우선 집을 팔아야 하는 본인의 동기를 확실하게 판단한다. 시장이 바닥에 근접해 간다고 하나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경제 상황에 달려있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다시 2005년 최고점까지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 올라간다 해도 몇년이 더 걸릴지는 어느 누구도 모른다. 10년 이상 혹은 죽을 때까지 집을 소유하다 자식에게 물려줄 것인지 나의 현재 경제상황을 고려하여 지금 팔아 그 재산을 다른 형태로 전환할 것인지 먼저 결정한다. 팔리면 팔고 아니면 말고의 시장이 아니다.


둘째, 내 집의 진짜 가격을 찾아서 그 가격에 리스팅을 주어라. 그것은 지금 팔려서 에스크로 중이거나 한두달 전에 에스크로가 끝난 집의 가격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이제는 6개월 전의 가격도 받기 힘들다. 동네에서 일요일마다 오픈하우스하는 집들에서 내 집의 진짜 가격을 기대하지 말아라. 물론 예외는 있으나 대부분 그 집들은 모두 몇달째 팔리지 않고 있는 집들이다. 그것은 셀러가 팔릴수 있는 가격으로 내리도록 설득해야하는 리스팅 에이전트의 몸부림 정도로 이해하고 참고하는 수준에서 그친다.

셋째, 에이전트를 믿어라. 다만 리스팅부터 받고 보자는 의도의 “집값 비싸게 불러 주기” 에이전트는 반드시 피하라. 나중에 가격을 내리는 것보다 처음부터 진짜 가격으로 가야 집이 팔린다. 동네의 경험이 많고 실적이 좋은 에이전트의 의견이 가장 신뢰할만하다. 실적이 좋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넷째, 셀러의 가격은 잊어라. 내가 원하는 가격은 셀러로서의 가격이다. 진짜 내 집 가격은 아니다. 우리 집은 이러저러해서 어느 집보다 더 받아야 하고 높아야 하는 것은 내 생각이고 바이어들은 “됐거든요”돌아선다. “줘야 받지” 쿨하게 생각하자. 셀러인 내가 원하는 가격에 집착하면 리스팅을 받아야 하는 에이전트는 정직한 의견을 줄 수 없다. 이런 셀러일수록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에이전트에게 잘못을 돌리기는 쉽다. 그러나 결과는 팔리지 않는 내 집이다.

“처음부터 에이전트, 당신이 이 가격에 팔 수있다 하였다. 당신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당신은 바이어를 통 데려오지 않는군. 왜 오픈하우스는 하지 않는 거예요? 왜 우리집 내놓고 휴가는 가서 연락이 잘 안됩니까? 왜 전단지는 이리 후지게 만들었어요?…도대체 당신이 한 일이 뭐예요? 나만 보면 집값 내리자하고 그거 외에 한 일이 뭐예요?…도대체 왜 집이 팔리지 않는 거예요? 다른 에이전트를 쓰겠어요. 계약 없던 걸로 합시다.”

다음 에이전트 역시 같은 가격에는 팔지 못한다. 왜? 우리 집의 진짜 가격이 아님이 이미 증명되었으니까. 다음 에이전트는 그래서 팔리지 않는 매물을 이어 받을 때 가격을 내려서 받으려고 총력을 기울인다. 도대체 집이 팔리지 않는 비밀이 여기에 있다. 진짜 자기 집 값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니 김
<리맥스 부동산>

(818)952-4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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