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험자 “병원비 겁난다”
2009-04-23 (목) 12:00:00
맹장수술에 3만달러...골절상 치료 1만달러
일부 컬렉션회사 빚독촉 시달려
병원 자선 프로그램 이용하면 도움
플러싱에 거주하는 장 모(43)씨는 최근 집 근처 종합병원으로부터 날아온 수술 및 입원비 청구서를 받아보고 두 눈을 의심해야 했다. 급성 맹장염 치료를 받기위해 2박3일 동안 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고 퇴원했는데 치료비가 무려 3만 달러 가깝게 나온 것. 건강보험이 없고 특별한 직업도 없는 장 씨는 병원비를 갚아나갈 생각에 주름살만 늘고 있다.
또 다른 무보험자 이 모(45)씨는 공원에서 운동을 하다 팔을 다친 뒤 구급차를 불러 치료를 받고 1만 달러에 가까운 청구서를 받았다. 이씨 역시 과다한 병원비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이처럼 변변한 건강보험 하나 없는 한인들이 병원비 때문에 제대로 병원을 못가거나 치료를 받은 후에 마음고생을 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실제 뉴욕시 보건국의 2008회계연도 보험가입 현황에 따르면 한인 무보험자 비율은 약 37%로 아시안 커뮤니티 가운데 가장 높은 상태다. 이 수치는 뉴욕시내 전체 커뮤니티에서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병원비로 곤욕을 치르는 한인 무보험자들이 타 커뮤니티 보다 상대적으로 비일비재하다는 게 병원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가장 간단한 수술로 알려진 맹장염 치료만 해도 비용이 수만 달러에 달하며 골절상을 당해 치료를 받아도 비용이 1만달러가 넘는 등 병원비는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 무보험 한인들은 병원비를 제때 지불하지 못해 컬렉션 회사로부터 빚 독촉 전화를 받거나 크레딧까지 망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저소득층을 위해 정부당국이 진료비를 할인해주는 ‘자선 프로그램’(Charity Plan)을 잘 활용하면 진료비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뉴욕시내 병원들은 시정부의 지원들을 받아 무보험자들을 위해 ‘HHC Options’, ‘Financial Assistant Plan’ 등의 자선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할 경우 치료 부문에 따라 최대 3~5배까지 병원비 할인 혜택을 받게 된다.
KCS 박지연 공공보건부장은 “무보험자를 위해 다양한 자선 프로그램들이 시행되고 있는 만큼 치료받는 병원의 소셜워커와 상의하면 치료비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치료비가 많이 나왔다고 지레 겁먹지 말고 병원 측에 자신의 경제사정을 잘 설명하면 진료비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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