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건강칼럼/ 애완동물의 불임수술

2009-04-14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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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기 페토피아 동물병원 원장

강아지가 생후 6-8개월에 이르러 사춘기에 들어갈 즈음에 이상한 행동을 하여 개 주인들로부터 불임수술에 관하여 자주 질문을 받게 되는데 특히 아직도 우리 한인들에게 개의 불임수술이 낯설게 느껴져 인위적으로 생식기관을 제거하는 불임수술이 잔인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개의 불임수술의 목적, 적당한 시기와 불임수술의 전후 과정 등에 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불임수술이란
암컷의 불임수술은 자궁난소적출수술(spay)라고 하며 수컷의 거세수술은 중성화 수술(neuter)이라고 말한다. 암컷의 자궁난소적출수술은 말 그대로 복부를 절개하여 복강에 위치한 난소, 난관과 자궁을 떼어 내는 외과적 수술이다. 수컷의 거세수술은 음경 말단 부위의 피부를 절개하여 그 부위를 통하여 음낭으로부터 고환을 떼어내는 외과적 수술로서 암컷의 불임수술에 비해 보다 간단하다.


불임수술의 목적
암컷인 경우에는 발정 시기에 발정기 출혈로 집안을 지저분해지게 하며 암컷의 냄새를 맡고 찾아오는 수컷으로 인하여 이웃에 여러 가지 피해를 준다. 또한 수컷은 아무 곳에나 자기 영역을 표시(marking)하기 위해 오줌을 싼다. 고양이의 경우에는 밤새도록 아기 울음소리를 내어 이웃 주민의 수면을 방해한다. 애완동물들은 발정기에 짝 짓기를 위하여 생사를 걸고 집 밖으로 뛰쳐나가게 되는데 이런 동물의 본능을 모르는 주인들은 우리 개(고양이)가 도망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여러 연구보고에 따르면 불임수술을 하지 않은 암컷의 경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유방과 난소, 자궁을 포함한 생식기관에 종양 발생률이 증가하며 발정기간이 지난 후에 자궁축농증(pyometra)의 발병률이 높다.거세수술을 하지 않은 수컷의 경우에도 사춘기 전후에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에 의해 이상한 행동(자위행위, 사람의 팔 다리나 인형 등에 올라타는 행위)을 보이고 지나치게 활동적이거나 공격적인 성격을 나타내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고환과 전립선을 포함한 생식기관의 비대와 종양 발생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불임수술과 거세수술은 일차적으로 원치 않는 임신과 생식기 질환과 행동적 문제를 방지하고 더불어 무분별한 번식을 통해 태어난 새끼들이 길거리에 유기되어 질병에 의해 또는 굶어 죽거나 인위적 도태되는 것(Humane Society에 따르면 동물 주인이 원치 않거나 버려진 매년 300만-400만의 개나 고양이가 미국 전역의 동물보호소에서 안락사 되는 것으로 추정)을 감소시킨다.

불임수술의 적기
번식을 원하지 않으면 개의 건강관리를 위해 가능하면 첫 발정이나 성적 행동이 나타나기 전에 불임수술이 권장된다. 여러 연구보고에 따르면 암컷의 경우 불임수술을 첫 발정이 나타나기 전에 해 주면 두 번째나 세 번째 발정 전에 해 주는 것보다 유방암의 발생률이 8배 이상이나 적다고 한다.
따라서 보통 생후 7주부터 시작하여 3주 간격으로 실시하는 3차례의 예방접종이 끝난 후 약 2 주가 지난 시점인 생후 4개월 반에 이르면 그 때부터 성적 행동을 나타내는 사춘기(암컷은 첫 발정)가 오기 전에 불임수술을 해 주는 것이 좋다.

불임수술의 전후 과정
먼저 불임수술을 위한 전신 마취를 실시하기에 앞서 신체검사를 통해 체온이상, 감염 또는 염증, 아물지 않은 상처 등 최소한 외형적인 신체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더 나아가 마취 전 혈액검사를 통해 내부 장기, 특히 마취에 사용되는 약물이 대사 분해되는 간이나 신장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는 것이 혹시 생길 수 있는 마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바람직하다. 그리고 애견에게 스트레스를 적게 주며 신체 이상 반응을 신속하게 감지하여 수술 과정 중에 생길 수 있는 사고를 최대한으로 방지하고 수술 후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되기 위해 가능하면 수술실을 자체 병원 내에 가지고 있고 가스흡입마취기와 마취모니터를 사용하는 동물병원에서 애견을 위해 불임수술을 해 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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