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클래스’(The Class)

2009-01-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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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서민 동네 중학교 교실 이야기

‘클래스’(The Class)

에스메랄다(왼쪽)와 쿰바가 프랑솨의 질문에 답하려 손을 들었다.


★★★½

프랑스 파리의 서민들이 사는 동네에 있는 다민족 학생들이 다니는 중학교 한 반의 학생들과 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과의 관계를 1년간 묘사한 매우 재미있고 사실적이며 또 중량감 있는 드라마다. 이 영화는 작년에 칸 영화제 대상을 탔고 올해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라 있다. 영화에서 교사로 스크린에 데뷔한 프랑솨 베고두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 원작인데 그는 주인공으로 연기 데뷔를 했다.

학생 지도와 수업 그리고 학생들 간의 충돌과 교사와 학생들 간의 갈등 등 도심학교의 제반문제와 함께 교사와 학생들 개개인의 성격탐구 그리고 사회적 문제를 다룬 생기발랄하고 거짓 없는 작품으로 학생들 역은 전부 비배우들이 맡았다. 카메라가 한 번도 학교 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또 거의 교실을 떠나지 않는데다가 말이 많은 영화이지만 영화는 교실을 다민족 학생들의 다양한 문화와 지식과 그들의 장래 희망 등을 부화시키는 하나의 소우주로서 잘 묘사하고 있다.


핸섬하고 카리스마가 있는 30대의 교사 프랑솨 마랭은 냉소가 섞인 유머와 진지한 질문 등을 섞어가며 장난기 있고 활기차게 아이들을 가르친다. 그러나 이민자들인 대부분의 아이들은 프랑솨의 지도에 무관심하고 또 버릇들이 없다. 물론 중국계 소년 웨이처럼 모범생도 있지만 흥미 있는 아이들은 역시 사고뭉치들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라티노 소녀 에스메랄다는 도전적이고 아프리칸 소녀 쿰바는 프랑솨가 자기를 못 마땅히 여긴다고 생각해 퉁퉁 부어 있다. 이중에서 가장 큰 골칫거리는 말리에서 온 키가 큰 소년 술레이만. 술레이만은 자신의 불량한 행동과 학습 방법을 개선해 주려는 프랑솨의 시도에 완전히 적대감을 표한다. 프랑솨와 술레이만의 충돌이 클라이맥스를 구성하면서 얘기가 확대돼 학부모들과 다른 교사진들이 소개된다.

학생들이 프랑솨의 지도방법에 도전하면서 스승과 제자들 간의 도전과 이에 응수하는 대사들로 교실 안이 시끌시끌한데 매우 사실적이다. 유머와 감정적 저류를 내포한 좋은 영화로 말끔한 맺음 없이 끝난다. 로랑 캉테 감독.

Sony Pictures Classics. 랜드마크(310-281-8233), 타운센터 5(818-981-9811), 웨스트 팍 8(800-FANDANGO #144)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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