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재융자,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2009-01-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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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이 5% 아래로 뚝 떨어졌다. 사상 최저수준의 좋은 조건에 모기지 브로커 사무실에는 재융자를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재융자를 받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는 많은 주택 소유주들에게 쉽지가 않다. 특히 현재 갖고 있는 모기지 론을 오랫동안 갚아와 그 사이 이자를 많이 갚고 이젠 원금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경우에는 판단이 더 어렵다.


5%선으로 뚝 떨어진 모기지 이자율 엄청 탐나지만
장기 보유 홈오너들 “그 새 이자만 냈는데…” 딜레마


모기지 론 상환 스케줄은 처음에는 모기지 페이먼트 중 거의 대부분이 이자를 내는데 쓰여지고 수년이 지난 다음에야 원금이 상환되는 식으로 짜여 있다. 모기지 렌더들은 전형적인 주택 소유주의 경우 5년 내지 6년 모기지를 보유하다 집을 팔고 이사 간다는 점에 맞춰 이 기간 중에 모기지 이자의 많은 부분을 받아낸다. 따라서 대부분의 모기지 론은 5년 또는 6년을 넘기면 그 때부터 융자 원금이 빠른 속도로 깎여 나가기 시작한다.


모기지 론 상환 스케줄이 이런 식으로 짜여져 있기 때문에 집을 장기 보유해 이젠 부채 원금이 팍팍 깎여 나가는 론을 갖고 있는 주택 소유주라면 새로 나온 30년 고정 모기지 론의 이자율이 비록 5% 아래라 해도 과연 이로울 것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 새로 론을 받으면 다시 5년 넘게 매달 페이먼트를 해도 원금은 아주 조금 깎이고 이자만 잔뜩 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자율이 매력적으로 변했다고 해도 일률적으로 재융자를 정할 문제는 아니다. 다른 모든 재정적 판단과 마찬가지로 개인이 처한 사정에 맞춰서 현명하게 결정해야 한다. 만약 은퇴나 자녀 학자금을 염두에 두고 집에 에퀴티를 쌓아두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주택 소유주라면 다시 새 융자를 받는 방법은 적절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외의 경우에는 낮은 이자율로 인한 재융자의 이익은 무시할 수 없다. 월 페이먼트가 상당히 줄어든다.

특히 요즘처럼 한 푼이 아쉬운 불경기에는 수백달러의 월 페이먼트 차이라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뉴욕 링컨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의 리처드 오스틴은 재융자 이익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5년 전에 22만달러를 30년 고정 5.5%로 빌린 경우 5년 동안 7만5,000달러의 페이먼트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론 원금은 20만3,500달러로 줄어 있을 뿐이다. 부채가 겨우 1만6,500달러 줄고 이자로만 거의 6만달러가 지불됐다. 이 시점부터 앞으로는 원금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게 된다.

여기서 만약 재융자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이자율이 5%인 경우 월 모기지 페이먼트는 157달러 줄어 1,092달러가 된다. 여기에 재융자 받는 데 약 3,000달러가 든다면 27개월이면 그 비용을 뽑아낸다(주택 소유주의 세율 28% 가정). 따라서 주택소유주가 새 론을 27개월 이상 보유한다면 현재의 론을 그냥 갖고 있는 것보다 재융자를 받는 편이 낫다.

재융자 비용은 지역과 렌더에 따라 차이가 나므로 샤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최근 연방 정부는 주택 시장 부양을 위해 4.5%의 모기지 융자 약속했는데 하지만 이 제안은 주택 매입에 적용되는 것이며 재융자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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