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활인의 신앙-사랑의 부메랑 운동

2008-12-12 (금)
크게 작게
동네 공터에 가면 아이들이 부메랑(boomerang) 놀이를 즐기는 것을 쉽사리 볼 수 있다. 활모양으로 휘어진 플래스틱 막대기를 힘껏 던지면, 원반이 대기 속을 힘껏 날아가면서 대기압력을 통한 부력에 의해 상승과 회전을 거듭하는 에어로다이내믹에 의해 다시 원위치로 되돌아오는 놀이다. 귀찮게 뛰어가서 줍지 않아도 되기에 인기를 끄는 이 부메랑 놀이는, 알고 보면 우리 인간 삶의 ‘기본 원리’이기도 하다.

비가 억수로 내리는 어느 날, 피츠버그의 한 가구점 앞에서 초라한 할머니 한 분이 서성거리고 있었다. 이때 가게 주인이 나와 할머니를 안으로 모셨다. 할머니는 “가구를 사려는 게 아니라 차를 기다리는 중입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주인은 미소를 띠면서 “물건은 안 사셔도 좋으니 편히 앉아서 차를 기다리세요”하며 창을 통해 차가 오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차가 올 때까지 미소를 잃지 않고 할머니에게 계속 친절을 베풀었다. 며칠 후 가구점 주인은 뜻밖에도 대재벌 카네기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며칠 전 비오는 날에 나의 어머니께 베풀어 주신 당신의 친절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우리 회사의 가구와 고향 스코틀랜드에 지을 별장에 필요한 가구를 모두 당신 손에 맡기겠습니다.”


이것은 언젠가 월간지 ‘광야’에 실렸던 실제 이야기인데, 이와 같은 것이 우리 삶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크고작은 ‘사랑의 부메랑’ 현상 아닐까.

우리가 믿는 인생사의 한 가지 분명한 원칙은 ‘준대로 받는다’는 법칙이다. 친절을 베풀면 미소가 되돌아오고, 미워하면 욕설이 뒤따라온다. 아인슈타인이 말한 ‘상대성 원리’조차 알고 보면 부메랑의 이야기다.

겨울날 벽난로 앞에서 책을 읽다가 문득 얻은 영감이 바로 ‘거리와 에너지 질량’에 관한 물리학 법칙이었다기에 말이다. 벽난로에서 가까운 곳에 앉을수록 따뜻해지나, 멀리 떨어질수록 추워진다는 간단한 삶의 원리가 결국 그를 위대한 물리학자로 만든 것이다.

길 가다 마주 오는 사람에게 미소를 지어 보라. 그 사람도 미소로 답한다. 조그맣게 웃으면 조그마한 미소가 오고, 크게 소리 내어 반기면 그도 큰 소리로 반갑게 웃으며 다가온다. 이것이 바로 부메랑 법칙이며, 삶의 상대성 원리라는 소리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서로 사랑하라”고 하신 것 아닐까. 남을 사랑하면 분명코 자기 자신이 그만큼 사랑받게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사랑의 부메랑’ 원리다. 이 때문에 선을 행하면 행복이 오고, 악하게 살면 스스로 고통을 당한다. 이는 콩을 심으면 콩을 거두고, 팥을 심으면 팥을 얻게 되는 자연법칙과도 동일하다.

요즘 같은 경제난을 극복할 수 있는 해답도 결국은 이 ‘부메랑’ 원리에 있다고 나는 믿는다. 절망할수록 어려움이 오나, 긍정적인 자세로 최선을 다하면 분명 경제도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다. 공부도, 사업도, 인간관계도, 부부문제와 신앙생활도 이 부메랑 원리에 달려 있는 것 아닐까. 최선을 다하면 최선의 결과가 찾아온다. 때문에 “서로 사랑하라” 하신 그분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사는 사람은 ‘말씀이 사람 되어 오신’ 주님이 삶 안에 함께 하시는 것을 경험하리라 믿는다.

기쁜 성탄절을 앞두고 나는 ‘사랑의 부메랑 운동’(L.B.M.)을 제창하면서 이 운동이 앞으로 온 세상에 꽃향기처럼 번져가기를 소망해 본다. 종파를 초월한 사회·시민운동이 될 L.B.M.운동에 비전을 갖고 동참할 이들은 이름, 주소, 연락처를 적은 팩스(909-982-8051)를 보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김 재 동
<가톨릭 종신부제>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