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장사 이렇게 하라- 새 메뉴를 만드는 세가지 방법

2008-12-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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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장사를 하다 보면 가끔씩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서 변화를 주어야 할 때가 있다. 특히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는 손님들의 취향을 빨리 간파한 후에 그에 맞는 새 음식을 만들면 매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손님이 원하는 새로운 메뉴를 만들 수 있을까? 지금까지 나는 세 가지 방법을 통해서 새 메뉴를 개발해 왔다.

첫 번째 방법은 기존에 팔던 음식과 다른 성격의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삼겹살 전문점에서 전골을 새로 시작하든지 아니면 샤브샤브 전문집에서 구이음식을 파는 것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여러 가지 조건을 잘 감안하고 시작해야 한다. 우선 기존에 파는 음식과 너무 동떨어진 음식을 새로 시작하는 것은 좋지 않다. 너무 연관성이 없는 음식은 지금까지 쌓아온 가게의 좋은 이미지까지 떨어뜨릴 수 있고 손님들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다.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음식은 전문점과 비교해 손색이 없을 만큼의 수준은 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메뉴를 추가해도 매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두 번째는 기존에 있는 음식에서 조합만 바꾸는 방법이 있다. 내가 아주 선호하고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예전 한식을 할 때 우리 가게에서 제일 잘 나가는 음식 중의 하나가 두부조림이었다. 두부에 약간의 야채를 넣어 조린 음식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그 음식에 불고기를 넣기도 하고 여러 가지 버섯을 넣기도 했으며 또한 김치를 넣기도 해서 네다섯 가지의 새로운 메뉴를 만들었다. 이런 메뉴 개발의 또 다른 예에는 순두부도 있다. 순두부 가게의 메뉴 판에는 열 가지 이상의 순두부가 있지만 그것은 한 가지 순두부에 넣는 재료만 다를 뿐이다. 이 방법은 손님의 입장에서는 질리지 않고 여러 가지 음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메뉴를 만드는 방법에는 서로 다른 문화의 음식을 적당히 섞어서 새로운 제3의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음식을 퓨전 음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불고기피자, 김치피자를 들 수 있다. 몇 년 전 한국에 갔을 때 신 김치를 타핑으로 넣은 피자를 먹어보았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김치의 매콤한 맛과 치즈의 고소한 맛이 섞여서 나름대로 독특하고 신선한 맛을 내고 있었다. 이렇듯 이 마지막 방법은 음식을 만들기 전에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그 상상력을 토대로 직접 만들어보아야 한다. 내 경우에도 상상을 하고 만들어 봤지만 생각만큼 맛있는 음식이 되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가끔씩 기대 이상의 대박 메뉴를 만들기도 했고 그런 음식은 다른 업체는 없는 독특성 때문에 우리 가게의 주력 메뉴가 되었고 내가 식당을 성공적으로 발전시키는데 큰 원동력이 되었다.

변화하지 않으면 절대 발전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런 변화는 생각을 부지런히 하는 데서 나올 수 있다. 지금 있는 메뉴를 다시 한번 보고 위의 세 가지 새로운 메뉴를 만드는 법을 참고로 손님이 좋아할 만한 새 메뉴를 개발해 보라. 그리고 최선을 다해 마음을 실어 그 음식을 손님들에게 대접해 보라. 생각만큼 생산성 있는 것은 없다. 부지런히 새 메뉴 개발을 위해서 고민하기를 바란다.

이것이 핵심

1. 새 메뉴 개발은 언제나 고민해야 하는 문제이다.
2. 기존에 있는 음식에서 재료의 조합만 바꾸어 보아라. 전혀 새로운 음식이 나온다.
3. 여러 종류의 음식을 많이 먹어보고 머릿속에서 그 맛을 상상하라. 가끔씩 엄청난 아이디어가 나온다.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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