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잭과 미리 포르노 만들다’ (Zack and Miri Make Porno)

2008-10-3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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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과 미리 포르노 만들다’ (Zack and Miri Make Porno)

미리(왼쪽)와 잭이 동창회서 포르노 배우(가운데)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잭과 미리 포르노 만들다’ (Zack and Miri Make Porno)

잭(왼쪽)과 미리가 포르노 영화에 나올 배우들을 선보고 있다.

★★★(5개 만점)

돈이 궁한 룸메이트의 선택
음담패설 뒤범벅의 준포르노

제목이 내용을 그대로 말해 주는 음탕하면서도 귀엽고 달콤한 내성을 지닌 로맨틱 섹스 코미디. 젊은이들 섹스 영화의 신경지를 개척한 저드 애파토(‘40세 숫총각’ ‘수퍼배드’)의 영화를 연상케 만드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남녀 성기에 관한 단어를 대사에 계속해 사용하고 있다.


이런 영화는 아예 처음부터 기피를 하든지 아니면 어리석기는 하지만 그냥 즐겁게 받아들이든지 양자택일하는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과도한 음담패설과 상소리와 변소 유머에 준포르노급 장면들이 너무하다는 느낌을 주면서도 영화가 활기차고 정력적이며 또 우습고 악의가 없어 인상 찌푸리면서 깔깔대고 웃게 된다.

특히 이 영화는 두 주인공인 세스 로건과 엘리자베스 뱅스(영화 ‘W.’의 로라 부시역)의 찰떡궁합과 그들의 어린 아이 같은 순진성이 지나친 ‘섹스’를 다소 희석시켜 준다.

상스럽고 직선적인 서민층 코미디를 만드는 케빈 스미스가 감독했는데 처음에 NC-17등급(17세 미만 관람불가)을 받았다가 손질한 뒤 R등급을 받아냈다.

추운 겨울의 피츠버그.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친구 사이인 토실토실 살이 찐 잭(로건)과 아담하고 예쁘게 생긴 미리(뱅스)는 한 아파트의 룸메이트. 그러나 둘은 친구끼리는 섹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며 행동이 아닌 말로 그것을 대신하다시피 한다.

처음부터 대뜸 섹스와 변소 유머를 쏟아내는데 이들이 포르노를 만들게 되는 동기는 추수감사절 전날 고교 동기회 파티에서 생긴다.

미리는 고교시절 짝사랑하던 바비(‘수퍼맨’의 브랜던 라우드)를 발견, 그에게 다가가 노골적으로 자기 몸을 주겠다는 제스처를 쓴다. 그러나 알고 보니 바비는 게이로 애인(저스틴 롱이 뻔뻔하게 잘 한다)과 함께 할리웃서 포르노에 출연하는 스타.


잭과 미리는 동네 커피샵 종업원인데 벌이가 신통치 않아 렌트비가 밀리고 물과 전기도 끊길 판이다. 그런데 우연히 미리의 ‘할머니 속팬츠’를 입은 엉덩이와 잭의 맨살 엉덩이가 가게에 들른 망나니들의 비디오폰에 찍혀 삽시간에 유투브에 의해 퍼지면서 둘은 뜻밖의 포르노 스타가 된다.

돈이 궁한 잭은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가게 안에서 포르노를 찍기로 한다. 제작자는 같은 종업원인 흑인 딜레이니(크레이그 로빈슨). 셋은 캐스팅에 들어가 고참 포르노 여배우 버블스(진짜 왕년의 포르노 스타 트레이시 로즈) 등 남녀 5~6명을 뽑아 촬영에 들어간다. 처음에 만든 것은 ‘스타워즈’를 풍자한 ‘스타 호어즈’(창녀)인데 음탕하고 우습다.

견본 같은 이 단편이 끝나고 본격적인 장편 촬영에 들어가면서 잭과 미리의 섹스 신을 찍을 차례가 온다. 포르노 영화여서 둘은 진짜 섹스를 해야 돼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이 섹스로 인해 둘의 그때까지의 관계가 방향을 새로 튼다.

MGM/Weinstein.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hs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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