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장 지키기 vs 천지창조

2008-10-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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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아련한 추억. 바로 재래식 시장이다. 질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름의 질서정연한 흐름이 있었다. 아무리 시끄럽게 소리치면서 자기의 상품을 팔아도 속이지는 않았다. 싼 가격에 팔면서 손해를 본다고는 했지만 명품이라고 속이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난 가끔 소란하지만 역동적으로 돌아가는 시장의 생동감을 느끼기위해 가끔 파머스 마켓을 찾는다. 나름 생의 활기를 되찾고 돌아오곤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시장은 거래소다. 물물교환이 이뤄지는 공공장소다. 꼭 물리적인 자리뿐만은 아니다. 인터넷을 통한 시장, 상품거래소는 현대 경제에서 말하는 주시장이다. 선물시장, 주식시장, 금융시장, 상품시장....등. 이런 시장들이 비틀거리고 있다. 중병 아니 불치병인지도 모른다. 응급실에서 진단을 하고 있지만 뚜렷한 처방을 내리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는 듯 보인다. 배를 열고 빨리 수술을 하자는 사람, 희미한 숨줄만이라도 일단 연장시켜야하는 상황이라는데,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도 많아 보인다.

무엇이 문제인가. 바로 담보에 탈이 생겼다. 담보를 잡고 돈을 빌려주고 이 돈으로 물건을 팔았고, 또 이 상품을 담보로 또 다른 상품을 판매했는데...담보 가치가 꺼져버렸다. 물거품이 터져 버렸다. 이를 어쩔 것인가.

거간들간의 신뢰가 하루 아침에 무너져 버린 것이다. 아무도 믿지 못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고 시장은 상품을 거래하는 기능을 상실해 버렸다.
모두가 아우성이다. 돈과 물건을 돌고 돌게 만들었던 서로간의 관계가 뒤 엉켜버렸다.


시장경제 좀 더 정확하게는 미국식 시장경제가 붕괴 일보 직전이다. 자유롭게 소리치면서 물건을 팔던 시장에 더 이상 사람들이 몰려들지 않는 것이다. 새로운 주변환경과 거래관행, 서로간의 흥정이 필요한데 목이 쉬도록 외쳐도 손님들은 없다. 그동안 영원할 것처럼보였던 미국식 자유경제가 시장에서는 더 이상 찾아 볼 수가 없다. 돈이 없다. 돈은 많은데 아무도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어쩜 시장 그 자체까지도 기능을 멈출 지도 모르겠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자연스럽게 생겨나 건강하게 성장할 것으로 알았던 그 ‘시장’이 하루 아침에 숨만 헐떡이고 있는 형국. 바로 요즘이다.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s)들은 모두 어디에 갔는가. 미국 정부가 당황하고 있다. 어찌할 지를 몰라 쩔쩔 매고 있다.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나라가 망할 지도 모르겠다는 협박(?)을 해도 말을 듣지 않는다. 너희들이 잘못한 것을 왜 월가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가 희생되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기존의 시장은 죽었다. 시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순간이다. 그렇게 될 것이다. 순간은 영원으로 이어질 수가 없다. 순간은 과거에만 존재할 뿐이다. 죽은 사람을 잡고 아무리 울어봐도 살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새로운 시장은 새로운 눈이 필요하다. 전혀 다른 곳에서 다른 시각으로 시장을 봐야지만 보인다. 미국이라는 정부가 시장에서 직접 물건 가격을 결정해 주는 심판자로서의 역할을 당분간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법칙은 정부가 정할 지도 모른다. 시장의 중심엔 정부가 존재한다.

역사는 반복하는가? 역사에 반복은 없다. 단지 반복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같은 모습의 시장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세상엔 똑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항상 새로움의 탄생만이 있을 뿐이다. 이런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 남는 법은 변화하는, 변화된 사고로 나의 몸과 마음을 씻는 일이다.

부동산 시장도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90년대 초부동산 붕괴의 반복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도 많다. 미안하지만 절대 그런 반복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10년간 호황을 누려 왔던 사람들, 투자자, 융자은행, 에이전트, 에스크로. 타이틀 회사, 개발업자등 잘나갔던 만큼 더 어려운게 사실이다. 차압매물, 숏세일이 판치는 지금의 마켓에서 정신 못차렸던 것도 사실이다.

이게 현실이라면, 빨리 정신차리고 최선을 다해야 할것이다. 숏세일 한번들어가면 6개월은 기본이다. 그렇다고 안하고 포기할것인가? 올봄에 숏세일 시작했던 집들이 이제 클로즈 할려고한다. 인내심을 가지고 차근차근히 장기전으로 들어갈 준비를 해야한다. 부동산이 바닥권에 집인했다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지않은가? 싸고좋은 매물들은 지금도 복수 오퍼가 들어온다. 그래도 부동산뿐이다.

기회는 찾는 사람에게만 보인다. 성공은 준비된 사람만이 가질수있는 선물이다.

(213)910-4989
클라라 조 Re/Max Mega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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