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성시대의 패션- 미국의 전통의상

2008-09-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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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캘리포니아도 서서히 가을 날씨로 접어드는 것 같습니다.

아직 한낮의 태양은 뜨거운 감이 있지만 아침·저녁의 기온은 가을이라는 정서를 느끼기에 충분하게 상큼하고 차가운 공기를 맛볼 수 있습니다. 가을은 대체적으로 한 해의 결실을 맞는 계절이라 각 민족이나 국가마다 나름대로 명절을 갖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한국의 추석이나 미국의 추수감사절이 그런 수확에 대해 휴식을 취하며 감사를 기리는 전통적 명절로 이어오는 것은 인류가 자연과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다음해의 수확을 기원한다는 의미일 것 입니다.


이런 전통적 명절에는 당연히 전통의상이 따르게 됩니다.

한국과 같이 국가는 바뀌어도 한 민족으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은 아름답기 그지없는 한복이라는 전통 복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복은 디자인 면에서 어느 나라의 전통의상과 비교하더라도 그 아름다움이 단연 최고입니다. 그것은 복잡하고 화려한 디자인이 아닌 선을 강조한 단순한 형태와 화려한 색감의 조화 때문입니다.

추석이나 설이 되면 이런 아름다운 한복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그런 모습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미국은 추수감사절이라 해서 특별한 전통복장을 착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과는 달이 미국은 그런 전통복장이 전해져 내려올 만한 역사나 환경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전통의상은 초기 전부 유럽에서 건너온 것입니다.

스페인과 영국, 프랑스 등 북아메리카 대륙에 초기 식민지를 건설한 국가들의 전통의상들로 시작해 광활한 미국 대륙의 개척을 위해 군더더기 없는 실용적 복장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굳이 미국의 전통복장을 얘기하자면 탐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이 주연한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한 ‘Far and Away’라는 영화를 보면 감지할 수 있습니다.

여자들은 대부분 두건을 두르고 긴 소매의 블라우스 형태로 된 투박한 윗도리와 활동하기 편한 폭이 넓은 치마를 입고 남자들은 두꺼운 모직 소재의 바지와 역시 남방 형태의 상의가 주를 이룹니다. 즉, 의상이란 멋을 내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는데 좀 더 편리하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논리로 변천되어 온 것이 미국의 의상입니다.

그것은 추후 골드 러시시대에 다듬어져 미국의 전통의상이라 할 수 있게 자리 잡게 됩니다.


1930년대 샌프란시스코에서 금광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통해 너도나도 일확천금의 꿈을 꾸며 서부로 몰려들었고 광산에는 천막촌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심한 육체적 노동을 하는 광부들의 옷이 너무 빨리 헤어진다는 것에 착안해 천막지를 이용하여 리바이 스트라우스가 바지를 만들었고 그것은 현재 전 세계 최고의 청바지 상표로 자리 잡은 리바이스의 원조가 됩니다.

미국에 살다보면 어느 곳을 가던, 어떤 드라마나 영화를 보던 청바지를 입고 체크무늬 남방을 걸친 남성이나 청바지에 면 셔츠를 입은 여성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미국을 대표하는 가장 적절한 전통의상일 수도 있습니다. 즉 개척을 위주로 살아온 역사에 맞춰 필요에 의해 탄생한 의상이 미국인의 합리적 사고를 통해 실용적으로 발전한 단순하고 내구성 강한 의상이 결국 미국인의 전통의상이라 본다 해도 무리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소니아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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