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커버스토리 - 사과따러갈까 호박따러 갈까

2008-09-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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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사과따러갈까 호박따러 갈까

무어팍의 ‘언더우드 패밀리 농원’에서는 마차나 트랙터를 타고 과수원, 야채밭, 가축 농장 등을 견학할 수 있다.

커버스토리 - 사과따러갈까 호박따러 갈까

수확의 계절 가을이 왔다. 남가주 유명 과수원 관광지들로 가을 여행을 떠나기 좋은 시즌이 시작된 것이다.

남가주 유명 과수원을 찾아

달콤한 사과주스와 농장 체험

수확의 계절 가을이 왔다. 여름내 계속되던 남가주의 더위도 요즘은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면서 시즌의 변화를 몸소 느낄 수 있다. 도시를 벗어나 삶의 모든 부분이 아주 미세한 차이로 조금씩 천천히 움직이는 세계를 만나고 싶은 계절이다. 바로 남가주 곳곳에 있는 과수원을 방문하기 좋은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그 곳에서는 왠지 같은 햇살도 좀 더 나른하게 느껴지고, 과일과 채소가 익기를 기다리는 마음처럼 바람마저 느긋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남가주 유명 과수원 관광지들로 가을 여행을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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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농장들은 방문객이 직접 사과를 따는 유-픽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 샌디에고 줄리안

남가주에서 가장 유명한 사과 마을 줄리안은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편안히 즐길 수 있는 멋진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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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면서도 아담한 시골마을 줄리안 타운.

줄리안은 LA에서 샌디에고 초입을 지나 동남쪽으로 차로 2시간3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자리하고 있는데 남가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추경이 쿠야마카 산자락 사이로 길게 이어진다. 해발 4,200피트 높이의 산중턱에 자리했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10월 초에도 단풍을 볼 수 있다.

1870년대 골드러시 때 마을이 형성된 금광도시 줄리안은 캘리포니아주 역사 지구로 공식 지정된 곳으로, 아직까지 전형적인 골드러시 마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한적한 관광지다.

해마다 이맘때면 작은 도시 줄리안 인근 과수원에서는 사과 따기, 펌킨이나 배따기가 한창이다. 특히 9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추수철로 제정되어 주말마다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사과를 따러 가서 미국 농장생활을 체험해 보기도 하고, 단맛이 풍성한 사과주스도 맛보고, 사과 파이도 먹어보기도 한다.
과수원마다 특이하게 커피나 농장주가 직접 만든 공예품을 판매하는 곳도 있다.

이곳에서 사과 따기를 체험하기에 좋은 대표적인 과수원으로는 캘리코 랜치(Calico Ranch)를 들 수 있었는데 올해는 수확량이 적어 사과 따기를 실시하지 않고 10월4일과 11일 주말 두 차례만 과수원을 오픈해 사과만 판매한다. 이곳에서는 자체적인 사이더 공장을 갖추어서 사이더 만들기도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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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 각 지역의 과수원을 방문하면 애플 사이더 만들기에 관한 정보도 알려준다.

하지만 애플 스타 과수원 등 줄리안의 여러 과수원들은 사과 따기 이벤트를 주말마다 실시하고 있다.<줄리안 과수원 참조>

또한, 추수철 기간인 10월4~5일 양일간 ‘줄리안 사과의 날’ 행사가 열린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전통 댄서들과 음악인들이 등장하여 신나는 축제 분위기를 만들며, 돼지고기 소시지인 브랫워스트, 맥주 등 옥토버 페스트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크래프트 센터, 동물 쇼, 인형 쇼, 마차 타기, 트랙터 타기, 각종 게임 및 페이스페인팅 등이 마련되었으며, 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광대와 저글러들이 주말 내내 농원의 넓은 잔디밭을 오가며 구경거리를 선사한다.

줄리안 다운타운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리기 때문에 점심 식사나 오후 간식을 이곳에서 해결하고 로컬 베이커리에 들러 애플파이를 사는 것도 아이디어다.
10월제 행사 및 기타 줄리안에 관한 문의는 상공회의소(Julian Chamber of Commerce) 웹사이트 www.julianca.com이나 전화 (760) 765-1857로 하면 된다.

가는 길LA에서 줄리안까지는 149마일. 한인타운을 기준으로 10번 East, 5번 South를 타고 가다가 칼스배드 전 나오는 78번 East(51B/Escondido/San Marcos)를 타고 가면 된다. 78번 프리웨이가 끝나면 로컬로 연결되는데, 이때부터는 줄리안까지 약 58마일 정도를 쭉 78번 표지만 따라가면 된다. 프리웨이 끝나서 만나는 브로드웨이(Broadway)에서 우회전, 워싱턴 애비뉴에서 좌회전, 애시(Ash)에서 우회전해서 계속 78번을 달리면 줄리안 타운을 만나게 된다.

한편 줄리안 타운 전 만나는 78번을 타고 가다가 와이놀라(Wynola)에서 좌회전해서 산길을 따라가면 피스필드 과수원 등이 나온다.


■무어팍 추수 페스티벌 (Moorpark Fall Harvest Festival)

LA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인 무어팍에 있는 티에라 레하다 가족 농장(Tierra Rejada Family Farm)은 평소에는 무공해 야채와 과일들을 방문객이 직접 수확해 구입하는 농장이지만 수확의 계절 9월과 10월에는 농장 전체가 호박, 허수아비, 볏짚들로 치장되면서 즐거운 테마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수천개의 크고 작은 오렌지색 호박으로 농장은 뒤덮이고 말, 염소, 양, 소, 오리, 닭, 토끼 등 수십종의 동물들이 동물원을 방불케 한다. 무엇보다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이 좋아해 가족들의 하루 나들이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핼로윈을 앞두고 호박이 넝쿨째 굴러다니고 있는 농장에서는 내일(27일)부터 10월말까지 제10회 ‘가을 추수 페스티벌’(Fall Harvest Festival)을 마련하고 있다. 독특한 수공예품 장이 서 핼로윈과 크리스마스 장식품들을 구입할 수 있고 페이스페인팅, 그 밖의 다양한 게임도 마련돼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게 된다. 옥수수 구이를 비롯한 먹거리도 풍부하고 호박과 옥수수, 호박 조각과 장식에 필요한 도구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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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동물 농장.

이번 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인 호박 투어에 참가하면 교육적이고 재미있는 농장 경험을 해 볼 수 있다. 먼저 호박 따기 투어(Pumpkin Pickin’ Tour)는 어린이들은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호박 재배에 관한 설명을 들은 후, 말이 끄는 왜건을 타고 펌킨 패치로 가 호박이 자라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집에 가져갈 호박을 따게 된다.

펌킨 패치와 헤이 라이드(Pumpkin Patch & Hay ride)는 농장 뒤쪽의 호박밭에서는 사람 좋은 농부, 릭(Rick)이 볏짚을 채운 왜건에 어린이들을 태우고 함께 호박을 따러 간다. 가는 길에 호두, 살구 등 과일나무가 자라는 것을 둘러보고 호두나무 아래서 피크닉도 즐긴다. 이외에도 사과, 블루베리, 래스베리 등 각종 과일과 상추, 토마토, 고추, 오이 등 샐러드에 쓸 수 있는 모든 야채를 직접 딸 수 있음은 물론, 가축 농장 견학과 기타 농장에 관련된 여러 체험을 시도할 수 있다.

페스티벌의 또 다른 주요 행사로 카우보이 주말도 준비되었다. 10월 4-5일 주말, 컨트리 및 웨스턴 음악의 라이브 무대, 버라이어티쇼, 총싸움이 벌어지는 스턴트 쇼, 로프 묘기 쇼 등 여러 스테이지 쇼와 웨스턴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서부시대를 경험하게 된다.

벤추라 카운티를 대표하는 언더우드 농원은 매년 옥토버 페스트 행사 주말동안만 1만명 이상 방문객이 찾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명소로, 평소에도 가족 위주의 농원 체험을 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LA에서 약 55마일 거리에 있는 티에라 레하다 가족 농장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가는 길5번 N.→118번 W.→23번 S.→Tierra Rejada Rd.에서 내려 우회전→Moorpark Rd.에서 좌회전하면 된다.

주소: 3370 Moorpark Rd. Moorpark,
CA 93021.
문의: (805)529-3690
www.underwoodfamilyfarms.com
입장료: 페스티벌 기간 주말 입장은
10달러, 주중에는 3달러.


■오크 글렌 과수원 투어
(Riley’s Farm Harvest Tour & Feast)
남가주에서 줄리안만큼 사과가 유명한 곳. LA에서 팜스프링스 가는 길로 1시간 남짓 가다가 산으로 반시간 정도 더 올라가면 사과, 배, 래스배리가 많이 나는 과수원만 무려 아홉 군데가 모여 있는 지역이다.
산장을 방문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사계절 모두 매력 있지만, 특히 가을철 찬 공기와 함께 과수원에서 하루를 보내면 더없이 신선한 기분전환이 된다.
올 가을에는 라일리스 농원(Riley’s Farm)에서 추수철을 겨냥한 과수원 투어를 준비했다.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문가가 이끄는 과수원 도보 투어가 열리는데, 사과 따기에 이어 사이더 만들기와 파이 굽기까지 체험할 수 있다. 오크글렌에 관한 문의 및 과수원 정보는 www. oakglen.net에서 볼 수 있다.

주소: 12261 S. Oak Glen Rd.,
Oak Glen, CA 92399,
문의: (909)797-7534 www.rileysfarm.com

줄리안 인근 과수원들

줄리안 인근에는 10여개의 과수원이 있는데, 이중 6곳이 올해는 유-픽(U-Pick) 방문객을 맞고 있다. 또 줄리안 마을 가기 전 위치한 와이놀라(Wynola) 인근 과수원에서도 사과를 구입할 수 있다. 대개 과수원은 줄리안 타운에서 약 북쪽으로 2마일 정도 가면 있다.

▲애플스 앤 아트 과수원(Apples and Art Orchards, 1052 Julian Orchards Drive, P.O. Box 2412, Julian, CA 92036)
살충제를 뿌리지 않은 사과를 유-픽 방문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무료로 애플 사이더 만들기에 관한 정보도 알려준다. 현재는 단체 방문객만 맞고 있으며 오는 28일부터 일반에게 오픈한다.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 오픈. 이곳은 예약이 필수다.
문의: (760)310-6368
applesandart@sbcglobal.net

▲애플 스타 과수원(Apple Starr Orchards, 1020 Julian Orchards Drive, Julian, CA)
캘리포니아 유기농 협회에서 인정한 과일만 취급한다. 사과와 배나무 1,000그루가 심어져 있다. 매주말 오전 10시~오후 5시 오픈.
문의: (949) 494-8738, astarr@uci.edu

▲마운틴 농장 카스틸 과수원(Mountain Farms Gastil Orchards, 1055 Julian Orchards Dr.)
제한적으로 유-픽 방문객을 받는다. 역시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갈라, 애케인, 푸지, 파이핀, 레이디 등 품종을 판매한다. 11월 중순까지 개방하나 예약은 필수.
문의: (760)765-0111

▲레이븐 힐 과수원(Raven Hill Orchard, 1284 Julian Orchards Dr., Julian, CA 92036)
주 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오픈하며 사과가 없어질 때까지 개방한다. 8,000그루의 사과나무에서 7가지 품종이 다른 사과를 맛볼 수 있다. 농장주인 패트릭 브래디는 조각가로도 활동해 자신의 작품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문의: (760)765-2431, www.myartinfo.com

▲피스필드 과수원(Peacefield Orchard, 3803 Wynola Road, Julian, CA 92036)
줄리안 타운 가기 전 와이놀라 길 초입에 자리한 역시 유-픽 사과 과수원이다. 7품종의 사과를 만날 수 있으며 11월까지 토요일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개방한다. 주중, 주말 모두 예약해야 한다. 입장료와 함께 사과 반봉지가 10달러 선. 그라벤슈타인 종 사과나무들이 많은데 무려 105년 나이를 먹은 사과나무도 있다. 명상을 위한 명상 가든도 있으며 커피와 초컬릿 제품도 판매한다.

문의: (760)765-0530 www.peacefieldorchar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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