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시장, 구제금융 효과 관망

2008-09-21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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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자스시티 AP=연합뉴스)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촉발된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미 연방당국이 사상 유례가 없는 규모의 구제금융을 발표했지만 위기를 촉발시킨 부동산 시장의 사정은 쉽사리 호전되지 않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조지 부시 행정부가 발표한 7천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의 대출기준이 쉽사리 완화되지 않을 것이며 아직까지는 모기지 금리에도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주택 매수 희망자가 있다 하더라도 주택구입을 위한 자금조달이 힘든 상태가 유지되고 있어 아직은 정부의 대대적인 구제금융이 주택 매수세로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가 이번 조치로 포어클로저(주택저당권 상실) 대량발생을 저지, 주택 가격 하락세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수단을 확보했지만 문제는 시간이라면서 이미 포어클로저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당국이 얼마나 빨리 대응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모기지은행가협회(MBA)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미국 내에서 1개월 이상 모기지 상환금을 연체한 주택소유주가 400만명을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40여만명이 이미 포어클로저 절차에 들어간 상태이다.

지난 19일 기준 고정금리형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6.11%로 전날의 6.07%에 비해 상승했다.

프루덴셜 소속 부동산 중개인인 발레리 모릴은 경제와 신용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연방정부의 노력이 도움은 되겠지만 상황이 즉각 호전되진 않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모릴은 18개월 전만 해도 500달러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었으나 지금은 집을 사려면 먼저 집값의 10%를 내야 하는 실정이라면서 이제는 주택을 사려면 어느 정도 돈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플로리다주에 있는 주택을 매물로 내놓은 마크 몬탈보도 이번 정부조치가 구매자 신뢰를 향상시킬 가능성이 있지만 금융기관의 대출기준이 완화되기 전에는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몬탈보는 집을 사려는 사람은 있지만 대출 얻기가 힘들어 거래가 잘 성사되지 않고 있다면서 집을 사려면 대출을 얻거나 기존 주택을 팔아야 하는데 이 두 가지 모두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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